▶ 중국 무역수지 5~7월 석달 연속 적자 우려…1994년 8월후 약 28년만에 적자
▶ 사드·무역전쟁 이어 ‘IPEF·칩4’ 영향 가능성…중국, 한국에 연일 견제구
▶ 정부 “중국 견제 아냐”…내달 한중 수교 30주년 계기 對中 수출 강화 모색
한국 무역에서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갈수록 낮아지고 미국 비중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영향이 크지만, 중국의 제조업 기술력 향상과 미중 무역전쟁 영향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주도의 새 경제통상 플랫폼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와 반도체 공급망 동맹인 소위 '칩4'(한국·미국·일본·대만) 참여가 중국 수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정부는 내달 한중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대중(對中) 수출 회복을 위한 경제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 한국 수출 비중 중국↓·미국↑…중국 석달 연속 적자 우려
25일(이하 한국시간)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출액 3천505억달러 가운데 중국 수출액이 814억달러로 23.2%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25.1%)보다 1.9%포인트(p) 하락한 것이다.
반면 올해 상반기 미국에 대한 수출액은 549억달러로 15.7%에 달해 지난해 동기보다 0.4%p 올랐다.
상반기 중국 수출액이 6.9% 늘긴 했지만, 전체 평균 증가율(15.6%)을 크게 밑돌았으며 특히 미국(18.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중국이 코로나19 대유행을 막기 위해 지난 4~5월 상하이, 베이징, 선전 등 주요 대도시를 전면 혹은 부분 봉쇄한 영향이 크다.
대중 무역수지는 5월 11억달러, 6월 12억달러의 적자를 보였으며 7월에도 적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7월 1~20일 대중 무역적자 규모는 15억달러에 달했다.
월간 대중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4년 8월(-1천400만달러) 이후 약 28년 만이다.
중국 수출 비중이 작아지고 미국 비중이 커지는 것은 올해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해 전체 수출 가운데 중국 수출 비중은 25.3%로 전년(25.9%)보다 0.6%p 내렸고 같은 기간 미국은 14.5%에서 14.9%로 0.4%p 올랐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8년 대중 수출 비중은 26.8%에서 2019년 25.1%로 크게 하락했다가 2020년 25.9%로 다시 올랐지만 이후에는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 지난해 25.3%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23.2%까지 떨어졌다.
대미 수출 비중은 2018년 12.0%에서 2019년 13.5%, 2020년 14.5%에 이어 지난해 14.9%로 상승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15.7%로 더 올랐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중국의 제조업 기술력 향상에 따른 경쟁 격화도 중국 수출 비중이 낮아지는 한 요인으로 꼽힌다.
무협이 최근 발표한 '미중 하이테크 수입 시장에서의 한국 수출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미중이 하이테크(제조시 기술개발(R&D) 비중이 큰 제품) 산업에서 상호 의존도를 줄이고 수입선을 다변화하면서 한국 제품의 점유율에도 변화가 생겼다.
중국 내 하이테크 수입시장 1·2위인 대만과 한국의 시장 점유율이 2015년에는 19.0%로 비슷했지만, 지난해에는 한국이 15.9%로 대만(25.2%)보다 9.3%p 낮았다.
미중 무역전쟁 이후 중국이 대만과의 공급망 연계를 강화하면서 반도체를 비롯한 대만산 첨단 품목의 대중 수출이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 미국 주도 IPEF·칩4 참여로 대중 수출 영향 우려
최근에는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보이고 있어 중국 수출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는 분위기다.
미국 주도로 지난 5월 출범한 IPEF는 사실상 '반중연대'의 성격을 띠고 있어 국내 기업들은 중국의 경제 보복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 칩4에 대한 중국의 견제도 상당하다. 칩4는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기 위해 지난 3월 한국·일본·대만에 제안한 반도체 동맹으로. 미국은 한국에 내달 말까지 칩4 동맹 참여 여부를 확정해 알려달라고 마감 시한을 제시한 상태다.
하지만 정부는 IPEF·칩4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며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무역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내달 24일이 한중 수교 30주년인 것을 고려해 이를 계기로 대중 수출을 증가세로 돌려놓을 방안을 모색 중이다.
외교부는 박진 장관이 내달 중국을 방문하는 일정을 중국과 조율 중이며,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대중 수출입 상황을 점검하며 지원 방안을 준비 중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난 22일 서울디지털산업단지를 방문해 입주기업의 대중국 수출입 상황을 점검하며 "상반기 우리 수출이 반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으나 최대 수출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둔화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대중 수출 증가세를 회복하기 위해 한중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경제협력 사업 추진, 실질 협력 강화, 대중 수출마케팅 강화를 통해 우리 기업의 수출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내달 종합적인 수출 지원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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