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집 반찬이자, 캠핑같이 여행갈때 빠질 수 없는 그것. 참치 통조림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사실 한국의 참치 통조림 산업은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일본보다 많은 참치 어획량을 잡은적도 있을 정도로 한국의 참치 통조림 산업은 생각보다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 참치는 일본에서 고양이도 안먹는 생선이라고 할 정도로 잡어 취급을 받던 때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취급받던 이유가 몇가지 있습니다. 참치는 다른 물고기들과는 달리 물보다 체온이 높아서, 국한된 구역에서 잡히는 것이 아니라 넓은 활동 영역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포획하기 힘들었습니다.
또한 다른 물고기들은 잡은 후 수조에 넣으면 살아있는 상태로 운반을 할 수 있지만 참치는 헤엄을 쳐서 아가미에 산소를 공급받기 때문에 잡으면 바로 죽습니다. 더군다나 기름진 참치는 잡은 후 부패가 빨리 진행되기 때문에 냉동시설이 필수이거나 염장을 해야하는데 크기도 크기 때문에 여러모로 비용면에서 효율성이 많이 떨어지는 생선이었습니다.
19세기 초반 통조림 음식 중 미국과 유럽에서 인기 있던것이 정어리 통조림이었습니다. 이에 정어리 포획량이 늘어났고 나중에는 정어리가 모자라는 현상까지 발생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국의 통조림 업자 앨버트 하프힐은 대체할 만한 생선을 찾다가, 정어리를 먹이로 먹는 참치가 양식장에서 잡히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는 것을 보고 참치를 통조림으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최초의 참치 통조림, 바다의 닭, Chicken of the Sea 브랜드가 시장에 나오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며 참치 또한 정어리가 그러했듯이 포획량이 줄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일본은 커가는 미국의 참치 통조림 산업을 보고 참치잡이을 통해 외화벌이에 나서게 됩니다. 한국 또한 수출사업에 눈을 뜨고, 미국에서 배를 공수받고 원양어업에 나서게 됩니다. 이 배에 무급 실승항해사로 탔던 사람중 한 명이 바로 현 동원 그룹의 창업자였습니다.
이 때부터 한국의 본격적인 원양어업이 시작됩니다. 때마침 일본은 높아지는 인건비로 인해 원양어업은 사양산업이 되어가고 있었기에 한국의 참치 수출액은 점점 늘어났고 한국의 전체 해외 수출액의 3%를 차지할 정도까지 커지게 됩니다. 원양어선 타면 큰 돈 번다는 이야기가 이 때부터 나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급속 냉동기술의 발달과 미국, 일본의 참치 소비량 증가도 한국의 원양어선 산업에 일조하게 됩니다. 70년대 한국의 원양 수출 산업은 대만이라는 경쟁자의 등장, 미국 소련의 경제수역 분쟁 등의 이유로 비용이 상승하게 됩니다.
또한 일본의 어민 보호 정책으로 인해 수출 규모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동원은 참치 어획량 세계 1위를 차지 했으나 판매처가 막히는 곤란한 상황에 처해집니다. 이 때 한국 정부는 참치의 활용 방안을 수립하기 시작했고, 1977년 수산청에서 통조림을 개발하기 시작합니다. 1982년 드디어 동원의 참치 통조림이 시장에 나옵니다. 당시 물가 치고 꽤 비싼 가격의 참치였지만 80년대 국민소득 증가로 인해 폭발적인 국내 성장을 하게 됩니다. 반찬용, 도시락용, 심지어 선물용으로도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커지는 시장에는 항상 경쟁자가 등장합니다.
88년 사조산업이 참치 시장에 뛰어듭니다. 원래는 시사잡지 출판사였던 사조산업은 참치 원양어업 붐을 타서 부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후 창업 2세는 출판업을 하지 않고 원양어업에만 몰두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조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판매에도 불구하고 동원은 80%의 시장점유율을 지켜냅니다. 이 후 눈을 돌려 미국에 참치 통조림을 수출하기로 합니다. 식당 등에 도매용 참치캔 공급으로 미국 시장의 물꼬를 튼 동원 참치는, 의도치 않게 영화 고질라에서 등장하면서 인지도를 높여갔습니다.
2008년 동원은 세계 1위 참치 통조림 업체인 스타키스트를 인수하게 되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참치 통조림 산업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게 되었습니다. 고달팠던 원양어선의 애환이 담긴 참치. 오늘은 점심 반찬으로 참치 어떨까 합니다.
<이주용 / H-mart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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