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불과 1달여 남짓 사이에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매일 부동산과 관련해 온갖 부정적인 뉴스가 신문과 방송을 뒤덮고 있다. 그러면 이렇게 대대적으로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앞으로 부동산 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향해 가고 있을까?
팬데믹 이후 지난 2년간 가파르게 오는 주택가격은 현재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이다. 현장에서도 올해 초와 비교해 볼 때 매매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된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리스팅 가격도 주택이 빨리 팔리지 않자 인기 없는 주택을 중심으로 리스팅 가격을 내리는 속도도, 내리는 폭도 점차로 커져가고 있다.
주택시장의 향방을 가름해 보는 지표 중에는 내구재 소비의 증가와 감소세를 가지고 앞으로의 1년 안에 주택시장의 호황, 불황 여부를 예측해 보는 방법이 있다. 내구재(Durable Goods)란 한번 구입하면 오랜 기간 사용이 가능한 냉장고, 세탁기, 컴퓨터와 같은 전기, 전자제품, 차, 트럭, 보석, 가구 등의 제품을 일컫는다. 내구재 소비가 매달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면 앞으로 1년 안에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띌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내구재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면 부동산 경기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유는 사람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아지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외식, 여행 등에 돈을 쓰다가 그 다음 단계인 더 큰 돈이 소요되는 내구재 소비로 옮겨가게 된다. 그리고 더 큰 목돈이 소요되는 주택 구입에 나서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소비패턴 흐름이다.
미국 내구재소비량은 지난 1월 2,770억달러로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내구재 소비량을 보인 뒤, 조금씩 감소하여 지난 5월에는 2,670억달러로 약 4% 가량이 감소한 상태다.
주택시장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시장을 움직이는 것이어서 이 내구재 소비량 하나로 전체적인 주택시장을 진단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내구재 소비량과 주택시장의 활성화 정도가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점이다.
팬데믹 기간 중에도 꾸준히 거의 매달 내구재 소비량이 늘어났는데 올해 들어 보이고 있는 내구재 소비 감소는 비록 소폭 감소라고 하지만 앞으로 관심있게 지켜보아야 할 지표임이 분명해 보인다. 내구재 소비량의 감소 추세가 앞으로 몇 달간 더 지속된다면 주택시장은 내년 봄이나 여름에는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팬데믹 기간 중에 일방적으로 쏠렸던 셀러 중심의 시장이 바이어 쪽으로 많이 옮겨 갈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또 다른 부동산 시장을 향방을 가름해 볼 수 있는 지표는 바로 렌트비다. 올 들어서도 꾸준히 오르던 렌트비가 최근 주춤해 고 있다. 렌트비가 더 이상 오르지 못하는 것은 주택 가격 상승이 멈추거나 하락할 때 생기는 대표적인 현상 중의 하나다. 투자자들이 적지 않게 들어와 있는 임대주택 시장에서 렌트비가 정체를 보이거나 하락을 보인다면 렌트 수익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투자자들에게 주택 투자는 매력을 잃게 되어 주택 구입을 멈추게 되면서 주택시장의 정체에 일조를 하게 된다. 현재 이자율이 약 5.5% 전후의 추세를 보이고 빠른 이자율 상승으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구입을 포기한 바이어의 수가 급속도로 늘어나자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주택시장에 매물이 쌓여가면서 주택시장에 서서히 먹구름이 드리우는 형국이다. 이렇게 시장 분위기가 급변할 때는 바이어와 셀러 모두가 매매에 대해 신중을 기하기 때문에 꼭 사고, 팔아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매매에 적극적이지 않아 대체로 매매량은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아직도 집을 구입을 하려고 하는 바이어들은 좀 더 시간을 갖고 구입을 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집을 팔고 다른 집으로 옮겨야 가야하는 셀러들도 전체적인 분위기가 셀러에게 부정적일 때 집을 팔지 말고 주택시장이 좀 더 안정적 국면으로 접어들 내년 초에 집을 옮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특히 팬데믹 기간 중 옮겨갈 집을 구하지 못해 팔지 못했다면 현재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인벤토리를 감안해 내년 초가 매매에 적기로 보인다.
문의 (714) 726-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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