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후 인간과 인간의 전쟁은 개인과 개인의 다툼에서 끊임없이 일어났고, 국가 간 이익의 충돌로 대규모의 전쟁으로 발전하게 된다. 중세기 이후로 접어들면서 전쟁을 소재로 한 명작 소설들이 태어났다. 1812년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을 주 무대로 한 톨스토이의 명작 소설 ‘전쟁과 평화’에서 전쟁의 와중에 장교 안드레이와 나타샤가 사랑과 이별, 재회를 반복하는 파란만장한 사랑이 전개된다.
톨스토이는 전쟁과 평화에서 전쟁의 원인에 대한 그의 철학을 강조한다.
“전쟁의 역사적 사건의 원인은 무엇인가? 그것은 권력 때문이다. 권력은 어느 인물에게 옮겨진 대중 의지의 총화다. 전쟁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면 전쟁도 평화도 우리의 일상이 된다. 권력은 유한하며 사랑은 영원하다.” 톨스토이는 청년 시절 탕아였었다. 여성 편력도 심했다. 자유분방의 끝에 선 그는 참된 삶에 대한 고민을 한다. 그리고 군 장교로 복무하게 된다. 톨스토이는 전쟁에서 헤어진 이산가족들의 이별의 고통을 보고서 신에 귀의하고 아픈 사랑이 담긴 ‘전쟁과 평화’를 창작했다.
사랑이란 아름다운 단어다. 사람이 서로 배려하며 나누는 사랑이 보편적인 사랑이다. 그러나 지독하게 아픈 사랑도 있다. 그 아픈 사랑을 통해 사람들은 슬퍼하고 감동한다. 나는 아픈 사랑을 더 좋아한다. 고교 2 학년 때 극장에서 아픈 사랑을 그린 잊지못할 영국의 명화 ‘비련’을 감상했다.
세계 제 2차 대전이 발발하고 나치의 독일군 전투기의 폭격으로 런던은 수많은 건물들이 파괴되어 초토화 되었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발레리나 비비안과 로버트가 워털루 브리지에서 운명적으로 만나 깊은 사랑에 빠진다. 두사람은 연인이 되어 전쟁이 끝나면 결혼하기로 약속하고 로버트가 목에 걸고 있던 은제 십자가 목걸이를 비비안의 손에 쥐어주고 전쟁터로 떠난다.
1945년 8월 15일 독일이 항복하자 로버트는 대령으로 승진하고 런던으로 금의환향한다. 그는 곧바로 비비안을 찾아 나섰다, 그녀의 셋방, 발레단의 사무실, 그들이 자주 갔던 카페를 갔지만 그녀를 찾을 수가 없었다. 로버트는 크게 실망을 하고 마지막 헤어졌던 워털루 브리지 역으로 갔다. 전쟁에서 돌아오는 군인들로 역을 가득 메웠다. 바로 그때, 참혹한 전쟁터에서 언제나 그녀를 만날 수 있기를 하나님께 기도하며 다시 만날 날을 꿈꾸며 살아 온 로버트 앞에 비비안이 서 있었다. 로버트는 비비안을 향해 달려가 그녀를 뜨겁게 포옹한다. 두 사람은 한동안 포옹을 한 채 감격에 겨워 흐느꼈다. 비비안이 눈물젖은 눈으로 로버트를 올려다 본다. 그의 손을 이끌고 그들의 사랑의 쉼터인 카페로 들어간다. 두 사람은 커피를 마신다. 침묵이 흐른다. 로버트가 행복에 겨워 비비안에게 말한다.
“우리 내일 가까운 교회에 가서 결혼해요.” 비비안이 화답 대신 눈물만 흘렸다.
“비비안,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사선을 넘는 전쟁터에서도 나는 오직 당신과 결혼해서 영원히 행복하게 사는 꿈만 꾸었어요. 비참한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당신의 어려운 처지를 나는 이해해요. 이제 우리 앞에는 힘든 시간이 과거로 모두 흘러갔어요. 우리들의 행복한 미래만이 있을 뿐이요. 비비안, 당신을 사랑해요.”
비비안은 계속 흐느낀다. 그리고 호주머니에서 한 장의 편지를 꺼내 로버트에게 준다. 그리고 카페 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 나갔다. 로버트는 편지를 읽는다.
“사랑하는 로버트, 나의 가족은 전쟁 중에 모두 죽었고, 나는 홀로 하루를 살아갈 힘이 없었어요. 살기 위해 친구 발레리나와 함께 거리의 여자가 되었어요. 이제는 이 더렵혀진 몸으로 당신을 실망시킬 수가 없어요. 먼 훗날 하늘나라에서 우리 다시 만나서 서로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아요. 안녕”
로버트는 편지를 읽은 후 바로 카페를 뛰쳐나와 비비안을 뒤쫓아 간다. 비비안이 도로를 건널 때 군용차 한 대가 미처 그녀를 발견하지 못하고 비비안과 충돌한다. 그녀는 쓰러졌고 죽었다. 그녀의 손에는 그녀를 지켜준 은제 십자가가 쥐어져 있었다.
로버트는 비비안을 안고 비통하게 오열한다.
내가 고교 때 본 ‘비련’은 가슴을 미어지게 할 정도로 감동을 준 아름다운 영화였었다. 그러나 지금 이 영화를 돌이켜보면, 거리의 여자였다는 과거도 모두 용서한 남자를 버리고 비비안을 자살케 한 영화를 만든 사람이 원망스러웠다. 사랑은 깊고, 온유하며 상대를 용서하고 영원해야 아름다운 것인데.
전쟁과 사랑 이란 글을 쓰면서 영원한 사랑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빌리 할리데이의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OST 노래 ‘그날이 오리라’(a time for us)를 듣는다.
너와 나의 소중한 삶을/ 눈물과 고통을 이긴 사랑으로/ 폭풍우와 같은 모든 역경을/ 참고 이기리라/ 우릴 위한 세상 / 그 날엔 새 세상이 열리고/ 희망이 아름답게 빛나리라/ 우릴 위한 그 날엔 보리라/ 너와 나의 소중한 삶을….
<
대니얼 김 / 그린벨트, MD>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