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누군가 의도적 불화 일으키려해”…安엔 “그런거 평생 즐기시라”
▶ 포항행 두고 일각선 김정재 겨냥 ‘무력시위’ 관측도…李는 부인
중진들 수도권 당협모임 참석에 몸풀기 관측도… “한심한 사람들” 쓴소리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재형 의원실 주최로 열린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 세미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당내 주도권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홍이 지속되고 있다.
이준석 대표와 친윤(친윤석열)계 간 공개 충돌 양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잠재적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중진들이 당협위원장단 회합에 대거 모습을 드러내면서 차기 당권을 노린 몸풀기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대표의 거취와 맞물린 윤리위 징계 심의가 8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내 혼란상이 더욱 극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29일(이하 한국시간) 당내는 종일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 대표와 친윤계 사이 신경전은 나날이 거칠어지는 모습이다.
오후로 예정된 이 대표의 포항 영일만 대교(동해안대교) 현장부지 방문 일정을 두고 당내 일각에서는 포항이 지역구인 김정재 의원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등의 뒷말이 나왔다. 김 의원은 최근 "이 대표가 혁신위원 5명을 지명했다. '이 대표의 혁신위'라고 보면 된다"고 말해 이 대표와 충돌을 빚은 바 있다.
이 대표가 지난 대선 기간 '대표 패싱' 논란을 둘러싼 갈등 속에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의 부산 사상구 지역구 사무실을 '기습 방문'했던 장면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와 관련 오전 제2연평해전 승전 기념식 참석 후 취재진과 만나 "원자력 관련 방문 일정"이라고 강조한 뒤 "당내 상황과 비춰봤을 때 여러 해석을 덧붙이는 게 과연 당에 도움이 될까 생각이 든다"며 일각의 '무력 시위' 해석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김정재 의원이 솔직히 말하면 저에 대해 굉장히 부적절한 발언을 이어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허위사실에 기반한 당 대표에 대한 공격은 어차피 포항시민들에게도 지지받지 못할 행동이라고 본다"라며 견제구를 날렸다.
이 대표는 이어 전날 익명의 '여권 관계자' 발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면담을 거절당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을 두고 "누군가 의도적으로 대통령실과 당 간의 불화를 일으키기 위해 이런 익명 인터뷰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날을 세웠다.
정치권에서는 해당 보도가 윤리위 징계를 앞두고 '윤심'과 가까워지려는 이 대표와 윤 대통령 사이 거리두기를 원하는 친윤계의 의중이 실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친윤계와 스킨십이 활발한 안철수 의원과도 불편한 관계를 숨기지 않고 있다. 전날 안철수 의원이 '이 대표의 공격이 이해가 안 된다. 2016년 총선 때 승리가 상처가 됐을 것'이라는 취지로 언급한 데 대해선 "안 대표가 2016년에 사시나보다. 그런 거 평생 즐기십시오"라고 비꼬았다
이런 와중에 '수도권 당협 회합'에 간 중진들의 소식은 당 안팎에서 예민한 반응을 불렀다.
전날 저녁 서울 성동구 한 호텔에서 정례 회동을 가진 '이오회'는 국민의힘 서울·수도권 지역 전체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참여하는 모임이다.
여기에 김기현·안철수·윤상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 잠재적 당권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중진 인사들이 다수 참석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차기 당권을 향해 당협장들과의 물밑 스킨십을 통해 당심을 다지려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는 이 대표의 윤리위 징계 심의에 임박해 벌써 조기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몸풀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낳았다. 사실상 이 대표에 대한 징계와 그에 따른 대표직 상실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오전 한때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이 자리에서 당권 도전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출처 불명의 추측성 '지라시'가 돌았다.
대선후보였던 민주당 이재명 의원을 거론하며 대선주자인 자신이 당대표로 적합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내용인데, 안 의원은 '사실무근'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안 의원은 오전 행사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누군가 시선을 자기들이 아니라 다른 쪽으로 모으기 위해 악의적인 거짓말을 퍼뜨린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 갈등과 반목을 조장하는 세력이 있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이처럼 극한 대립이 계속되면서 당 안팎의 반응도 거칠어지는 분위기다.
이재오 상임고문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굉장히 한심한 사람들" "당이 완전히 엉망"이라며 장기화하는 내홍에 질타를 쏟아냈다.
이 고문은 "서로 입 다물고 조심하고 참고 지내면 그만인데 정치를 하면서 비판·반대 발언을 소화할 능력이 없으면 정치를 하지 말아야"라며 "본인들의 자질 문제니까 정치적으로 비화할 것은 아닌데, 국민이 볼 때는 당이 전체적으로 리더십이 없는 것처럼 되니까 답답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조해진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자신이 부위원장을 맡은 당 혁신위원회를 두고 당내 일부 친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준석 사조직'이라는 문제를 제기하는 데 대해 "정말 쓸데없는 논란"이라고 일축하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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