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1년여 전, 팬데믹이 한참 기승을 부리고 있던 2020년 12월 17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FIFA(국제축구연맹)의 2020푸스카스상 시상식에서는 한국 손흥민 선수가 같은 달 8일 영국 프리미어리그 대 번리전에서 만든 ‘70M 폭풍 드리블’로 만든 골을 ‘올해의 가장 멋진 골’로 선정했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70여미터를 상대 수비수 7명을 제치고 골인시킨 장면은 보고 다시 또 봐도 경이로웠다.
그리고 1년여가 지난 현재 그는 소속팀 토트넘을 리그 4위로 끌어 올리며 개인득점 리그 2위(19골), 도움 공동 9위(6도움)에 올라와 있다. 축구 종주국이자 축구가 생활인 영국의 TV중계방송에서는 ‘Son’과 함께 ‘South Korean’이 계속 흘러 나온다.
축구는 가장 세계적인 스포츠이다. 축구에 약간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손흥민의 이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는 설명이 오히려 구차할 정도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서도 전무후무할 것이다. 또한 그는 올 11월에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에서 한국팀 주장을 맡아서 한국이 10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키는데 결정적 수훈을 세웠다.
‘잘하는 것’을 칭찬하는 것은 누구나 한다. 조금 못하더라도 칭찬을 해서 더 잘하게 만드는 것이 이 세상 선생님과 원로의 역할이다. 또한 이는 가정의 부모와 스포츠의 감독, 기업의 관리자, 국가지도자들의 덕목이자 사명이다.
다시 손흥민의 기록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아다시피 축구는 11명이 함께하는 단체경기이다. 결과물은 골(Goal)이다. 그래서 축구에서의 골은 축구의 꽃이자 축구의 전부다. 그 한골을 성공하기 위해서 선수 11명은 물론 감독, 코치, 스태프는 물론 축구팬들까지 모두가 ‘애뜻함과 간절함’으로 한몸 한뜻이 되어도 쉽지 않다.
인구 15억의 중국도 축구의 인기가 가장 높다. 그 중국인중에서 현재 손흥민이 활약하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에는 단 한명의 선수도 없다. 스페인리그에 뛰는 선수가 어쩌다 한골이라도 기록할 때면 온 중국이 들썩인다.
그런 세계적인 탑 클래스 선수들 사이에서 세우고 있는 손흥민의 기록중에서 필자가 오늘 특별히 주목하는 점은 도움(assist)기록이다.
‘어시스트’는 몇가지 규정이 있으나 대체로 ‘득점자에게 마지막으로 준 패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골을 넣도록 도와주는 패스인 것이다. 이는 골과 함께 ‘공격 포인트’로 인정되어 골과 동일한 인정을 받도록 되어있다. 한 골을 넣기 위한 과정은 천차만별이다. 또한 골을 많이 넣을 수 있는 포지션도 그렇게 많지 않다. 수비수보다는 공격수에게 더 많은 기회가 있다. 그러나 손흥민처럼 공격수 중에서는 도움 기록 상위선수는 아주 드물다.
손흥민은 축구의 변방에 속하는 아시안이다. 동료선수들과 언어와 문화 신체적 동질성이 매우 낮다. 사방 팔방에서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되는 조건이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에 있나? 도움을 보다 많이 줘야 나에게도 기회가 생긴다. 대개의 경우 최종 공격수들은 골을 넣는 역할이지만 손흥민의 경우에는 자기가 결정적으로 넣을 수 있는 기회마저 동료에게 양보하고 도와주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의 오늘에는 이런 ‘양보와 배려’가 그 바탕에 있는 것이다. 만약에 손흥민이 욕심 사납게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플레이를 했었다고 치자. 오늘의 그는 진작에 없다.
단체생활을 가만히 보면, ‘이것을 내가 했다.’ ‘나 아니면 안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애쓰는 경우들을 종종 보게된다. 물론 그런 적극성이 요구되는 게 리더의 본질이기는 하다.
서로 자기가 먼저 골 넣겠다고 하다가 상대방에게 빼앗겨서 순식간에 자기편을 위기에 빠뜨리는 경우도 실제 경기에서는 의외로 많다. 이걸 내가 했다 보다는 ‘우리가 했다.’하면 같은 결과라도 차원이 전혀 달라진다.
한발 더 나아가서 ‘당신이 최고다.’로 서로 높여준다면 희망없는 잿빛세상이라도 서광과 미래가 있는 것이다. 고착화 된 일상에서 바꾸기 어려운 일이겠지만 그런 게 조직의 희망이요 비전인 것이다.
그런데 서로 ‘내가 했다’를 가지고 싸울 정도로 했으면 하는 것이 딱 하나 생각나는 게 있긴 있다. 이것은 ‘내가 한다, 내가 하겠다, 내가 아니면 안된다’ 하면서 날이 밝고 해가 졌으면 하는 것은, 바로 ‘남과 북의 한민족이 싸우지 말고 평화롭게 지냈으면 하는 일이다.’
남북한과 전 한민족은 서로 양보할 것과 자신 스스로 마무리까지 하는 것을 ‘손흥민 선수’에게서 보자. 부산에서 신의주까지, 목포에서 나진까지 시원하게 한반도를 드리블로 가로질러 ‘한반도 통일’을 골인시킬 자, 그가 바로 이 시대 ‘민족의 영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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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구 / 사람사는 세상 워싱턴 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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