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安 “제가 전문성 있는 분야 조언하는 과정 없었다” 불편 심기 표출 해석
▶ 합당 마무리도 지연…2차 내각 인선에 安측 인사 포함 여부 주목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12일(이하 한국시간)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의 전날 인수위원직 사퇴로 수면위로 떠오른 공동정부 이상 기류론을 진화하는데 부심했다.
양측 모두 이 의원의 사퇴가 초대 내각 인선을 둘러싼 갈등으로 빚어진 것 아니냐는 일각의 시각을 일축하는 한편 사태 파장이 커지지 않도록 신경 쓰는 모습이다.
그러나 1차 초대 내각 인선에서 안 위원장이 '패싱' 당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상황이어서 이르면 13일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2차 내각 인선 내용에 따라 양측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외부로 분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태규 의원에 대해 "신뢰에 전혀 변함이 없고, 계속 함께했으면 좋겠다"며 사의를 만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장 실장은 '공동정부' 구상이 파열음을 빚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파열음은 무슨 파열음인가. 안 위원장이 계신데"라고 웃어보인 뒤 "파열음은 없다. 잘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코로나19에 확진돼 격리 중인 이 의원과 아직 연락하지 못했고 안 위원장 측과 이 의원 거취 문제에 대해 소통하고 있다며 "안 위원장께서 잘 결정하실 거라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안 위원장은 서울지방경찰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이 저한테 사퇴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이 의원이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인수위를 하면서 여러 가지 힘든 점에 대해 본인이 감당하기 힘들다는 뜻을 제게 전해왔다"고 했다.
이어 안 위원장은 이 의원의 인수위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본인의 마음에 달린 것 아니겠나"라면서 "저 나름대로 설득했지만 본인이 워낙 의지가 굳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이 돌연 인수위원직을 사퇴한 이유가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안 위원장 측은 "인수위원 사퇴는 이 의원의 결정으로 안 위원장과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안 위원장은 이 의원이 사퇴하겠다고 하자 사퇴 결정을 만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전날 자가 격리에 들어간 이 의원은 이틀째 휴대전화를 꺼놓은 채 외부 접촉을 일절 삼갔다. 이 의원은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위원장은 이날 '공동정부론 이상 기류'에 선을 그으면서도 내각 인선 1차 발표에 대해 '뼈 있는 말'을 남겼다.
그는 사흘 전 윤 당선인의 내각 인선 1차 발표에 안 위원장 추천 인사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제가 전문성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조언을 드리고 싶었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 "새 정부의 청사진을 제대로 그려가는 게 아주 중요한 일이기에 그 청사진을 제대로 실행에 옮길 만한 능력 있는 분들은 추천도 해드렸다"면서도 "그렇지만 인사는 당선인의 몫 아니겠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안 위원장이 불편한 감정을 표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인수위 주변에서는 안 위원장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장관에 적합한 과학·의료계 인사를 중심으로 1기 내각에 들어갈 만한 사람을 6명가량 추천했으나 1차 발표에 그가 추천한 인사들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국민의당 한 인사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난 1차 인선에 안 위원장 추천 인사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단순히 우리 쪽 사람이 몇 명 안 들어갔다는 것보다 과기부, 복지부 등에 '안철수의 비전'이 담기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그런 점이 반영되지 않은 게 문제라는 지적이 내부에 존재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시사저널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공동정부라는 용어가 선행됐기 때문에 '그걸 할 것이다'라고 믿고 있겠지만, 그러려면 그에 걸맞은 역량을 안철수 위원장 측에서 보여줘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너무 (공동정부 구상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라고 언급, 회의적 전망을 내놨다.
실무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선언이 계속 미뤄지며 차질을 빚고 있는 점도 '공동정부 이상 기류'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인수위 안팎에서는 조만간 있을 내각 인선 2차 발표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윤 당선인 측이 내각 인선 2차 발표에 앞서 안 위원장의 추천안을 일부 반영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아직 장관 후보자가 발표되지 않은 부처들 가운데서는 안 위원장의 대선 후보 시절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입각이 유력시되다가 돌연 인수위원직을 사퇴한 이 의원의 거취 문제가 어떻게 정리될지도 관심거리다.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내각 인선 등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있는 것 같다"며 "갈등 상황이 조기 수습되지 않으면 새 정부 출범 후 '공동정부'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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