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가이드 Bare Mountain(6,388’)
대체로 ‘주말하이커’라고 할 수 있는 우리들이 자주 찾아가는 산들은, LA의 북동쪽에 병풍인양 둘러있는 샌게브리얼산맥 안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 중에 거개의 산들은, 이 산맥을 가로지르는 Angeles Crest Highway(SR-2)나 Angeles Forest Highway(N-3)에서 멀지 않아, 이 도로변의 주차공간에 차를 세우고 곧바로 등산에 나설 수 있는 것이 상례이다.
그러나 오늘 안내코자하는 Bare Mountain은 이 점에서 약간 예외이다. 즉 2번 도로에서 갈라져 들어가는 지선도로를 따라 5마일을 들어간 다음에 그 곳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하는 경우가 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산을 찾는 이는 별로 많지 않은 듯 한데, 다른 산에 비해 접근하기가 다소 불편한 점이 그 으뜸 이유가 아닌가 싶다.
그러나 그래도 다행스러운 점은, 갈라져 들어가는 지선도로가 보통의 소형차라도 주행키에 전혀 불편할 일이 없는 포장도로이기에 한번쯤 올라가 보는 것을 꺼릴 이유는 없겠다. 산 자체가 유난히 빼어난 경관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산의 정상에 올랐을 때의 전망은 대단히 뛰어나고, 또 간선도로에서 안으로 꽤 들어간 깊숙한 곳이기에 이 산에 오름으로써 아름다운 샌게브리얼산맥의 북쪽 산세를 더 잘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Bare Mountain 이란 이름은 우리네 표현으로는 ‘민둥산’ 정도의 말일 듯 한데, 이 산에는 덤불류나 관목류의 키작은 식물들 외에는 이렇다 할 큰 수목들이 전혀 서식하지 않고 있기에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주변 가까이에 있는 Mt. Pacifico(7124’), Mt. Granite(6600’), Winston Peak(7502’), Winston Ridge(7003’), Pleasant View Ridge(7983’), Mt. Hillyer(6200’)의 정상부에는 나름대로 모두 큼직한 소나무들이 자생하고 있는 것과는 크게 다른 모습인데, 아마도 이들 산보다 높이가 조금 낮으면서 조금 더 Mojave 사막에 가까이 위치하고 있어, 고온건조한 기후의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인가 보다고 이해해 본다.
왕복 5마일에 순등반고도는 1800‘ 가 되고, 3~4시간이 소요되는 어렵지 않은 산행인데, 만약 여름에 이 산을 오를 경우에는 그늘이 전혀 없는 점을 감안하여 2~3리터쯤의 물과 햇볕을 차단하는 모자나 썬크림을 준비하여야 한다.
가는 길210번 Freeway 에서 La Canada 의 Angeles Crest Highway(SR-2)가 교차하는 출구에서 나와 SR-2를 타고 북쪽으로 28.2마일(Mile-marker 52.8)지점에 이르면 왼쪽으로 ‘Sulphur Springs & Santa Clara Divide Road’라는 도로 표지판이 나온다. SR-2 상의 유일한 레스토랑인 Newcomb Ranch 를 지나 1마일쯤을 더 간 곳이며, 보통 Three Points 라고 부르는 곳이다.
자동차의 주행거리계를 “0” 으로 셋팅하고, 이 Santa Clara Divide Road(3N17)를 따라 주행한다. 길이 몇 번 갈라지는데 계속 중심도로를 따라가면 된다. 2.8마일 지점에 이르면 왼쪽으로 주차공간이 보인다. Mt. Hillyer를 0.75마일이라는 아주 짧은 거리로 오를 수 있는 북쪽의 등산로 입구이며, Rosenita Saddle 이라 호칭된다. 우리는 직진한다.
3.8마일지점에 이르면 좌우로 길이 갈라지는데, Alder Saddle 이라는 곳이다. 이 곳에서 왼쪽은 우리가 지금 지나온 ’Santa Clara Divide Road(3N17)’가 계속 이어져 나가는 길인데, Mt. Pacifico와 Mt. Gleason을 지나서, 5번 Freeway 와 14번 Freeway가 교차하는 Santa Clarita 지역쪽의 Sand Canyon 까지 30마일에 걸쳐 뻗어가는 산악도로이다. ‘Divide’ 라는 말은 분수령이란 의미를 담고 있으니, Divide 를 기준하여 그의 좌우에 떨어지는 빗물은 서로 흐르는 물길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리라.
이곳 Alder Saddle을 예로 들면, 이 Saddle의 서쪽으로 떨어지는 비나 눈은 Alder Creek 으로 시작되어 Big Tujunga Creek 이 되고, 다시 Los Angeles River가 되었다가, 결국엔 태평양으로 유입되어지는 물의 흐름이 되고, 동쪽으로 떨어지는 비나 눈은 Little Rock Creek으로 모여 흐르다가, 결국엔 Mojave 사막으로 잦아들어가는 흐름을 타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 Saddle에서 우측으로 나있는 5N04(Little Rock Truck Trail)도로를 따라간다. 4.8마일 지점에 이르면 길이 다시 갈라진다. 오른쪽은, 지금은 닫혀있는 Sulphur Springs Campground 로 내려가는 짧은 길이고, 5N04는 왼쪽인데, 차량통제 게이트가 있고 포장구간은 여기까지다. 게이트를 막지 않도록 주의하며 주변에 주차한다.
등산코스이곳에서 100m 정도를 뒤로 되돌아가면 북서쪽으로 올라가는 PCT를 따라 Mt. Pacifico를 올라가는 등산로의 입구가 있으나, Bare Mountain을 가려는 우리는 직진하여 차량통제 게이트를 지나 5N04도로를 따라간다.
이곳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꽤 넓은 범위에 걸쳐 소나무 숲이 울창하다. Pinyon Flats 이라고 호칭되는 녹지이다.
대략 20여분에 걸쳐 0.7마일쯤을 가면, 길이 약간 오른쪽으로 굽어지는데, 길 왼쪽으로 바윗돌들이 나란히 올려져 있는 1m 정도 높이의 작은 둔덕이 있고, 정면으로 붉은 흙이 드러나 있는, 사람들의 발자취가 분분한 완만한 오르막이 나온다. 여기서 부터는 넓은 길인 Truck Trail을 버리고 왼쪽의 Use Trail등산로를 따라 간다.
5분 내외의 짧은 시간안에 비교적 완만한 평지에 이르게 되는데, 붉게 녹이 슬고 총알구멍이 벌집처럼 숭숭 뚫린 폐보일러가 버려져 있다. 이곳이 예전에는 사격연습장으로 쓰였다고 하니 그를 증거하는 유물인지도 모르겠다.
대략 10여분 후엔 그리 높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엿한 첫 번째 봉우리 아래에 도착하게 된다. 높지 않고 가파르지도 않은데다 Firebreak로 넓은 길이 조성되어 있어, 오르기에 힘들지는 않다.
이 처음의 봉우리에 올라서면 다시 북쪽 정면으로 꽤 높아 보이는 2개의 봉우리가 나타나는데, 약간 오른쪽 뒤로 낮아 보이는 산이 오늘의 목적지인 Bare Mountain이고 정면 바로 앞에 우뚝 솟아있는 봉우리가 고도 6168‘가 된다는 Bare Mountain의 남쪽에 있는 문지기 산이다. 두 번째의 이 6168’ 봉은 경사면이 길고 경사각도 꽤 커서 오늘 산행의 핵심이라고 할 만하다.
다소 힘든 걸음끝에 두 번째의 봉우리에 올라보면, 밑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던 약간 더 높은 봉우리 하나가 바짝 뒤에 붙어있는데, 이것이 진짜 6168‘ 봉이겠다.
이곳 정상은 가파른 비탈길을 오르느라 가빠진 숨을 돌리며 잠시 사방의 전망도 즐길만한 부드럽고 편안한 분위기의 공간이기도 하다. 계절에 따라서는 Apricot Mallow라는 이름을 가진 대단히 아름다운 연분홍 빛깔의 꽃들이 무더기로 피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기도 하다.
북쪽으로 약간 높은 곳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Bare Mountain 의 모습 또한 부드럽고 소박하다. 정상에 이르는 등산로가 한 눈에 다 들어오는데 이 역시 부드럽고 편안해 보인다.
다시 힘을 내어 세번째이며 마지막인 봉우리를 향한다. 오래지 않아 그리 크지 않은 바윗돌들이 여기저기 깔려있는, 그리 넓지 않은 정상에 올라선다.
이 Bare Mountain의 용모는 그다지 수려하거나 아기자기한 맛은 없으나, 그래도 주변의 아름다운 산악지역을 잘 구경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서 좋은 전망대 역할을 기꺼이 감당해주니, 이 산이 지닌 덕성이야말로 대단히 아름답다고 하겠다.
사방의 전망이 두루 양호하다. 동쪽으로는 Mt. Pallett, Will Thrall Peak 을 비롯한 Pleasant View Ridge의 산들이 멀지않고, 서쪽으로는 Mt. Pacifico 가 지척이다.
남쪽은 가까이로는 Mt. Hillyer, Round Top이, 멀리로는 San Gabriel Peak, Mt. Disappointment, Mt. Deception, Mt. Lawlor, Strawberry Peak 이 모습을 보여준다.
동남쪽으로도 역시 수많은 산들이 눈에 들어온다. Winston Ridge, Winston Peak. Mt. Waterman, Twin Peaks, Throop Peak, Mt. Hawkins, Mt. Islip 등이 식별된다.
이 자리에 오르기 위해 잠시 애쓴 내 노력에 비하면, 이 산을 비롯한 이 모든 자연이 나를 위해, 개벽 이래 아득한 옛날부터 쉬지않고 꾸준히 준비해왔을 정상에서의 이 멋진 경개를 대하고 보니, 욕변이망언, ‘가슴이 벅차올라 말을 하려 해도 할 수가 없다’는 경지를 체험케 된다. 하긴 이런 류의 벅찬 감격이 어찌 비단 이 Bare Mountain에서만 일까 보냐만!
정진옥 310-259-6022
http://blog.daum.net/yosanyoso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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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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