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과 현실 혼합 메타버스서 예배드리는 교회 등장
▶ 출석률 회복 부진한 일부 대형 교회 메타 처치로 전환
요즘 ‘메타버스’(Metaverse)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메타버스는 3차원 가상 세계이면서도 현실 세계와 같이 경제, 사회, 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공간이다. 이미 대형 기술 기업들은 메타버스를 미래 인터넷 기술로 보고 집중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가상과 현실이 공존하는 메타버스 상에서 예배를 진행하는 교회가 최근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메타버스 상에서만 100% 예배를 드리겠다며 교회 건물 매각에 나선 교회까지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과연 메타버스가 최근 저조한 출석률에 빠진 대면 예배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기독교 매체 크리스천 포스트가 메타버스로 예배 중심의 ‘메타 처치’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 팬데믹 이후 온라인 교회 빠른 진화
코로나 팬데믹 발생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온라인 예배에 참석한다는 교인은 드물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를 세계적 대 유행병으로 선포한 2020년 3월 온라인 예배 능력을 갖춘 교회도 많지 않았다. 당시 실시된 조사에서 교회 예배 실황을 100% 온라인 중계한다는 교회는 22%였고 설교 부분만 실시간 중계하는 교회는 10%에 불과했다. 온라인 예배를 전혀 진행하지 않는 교회가 41%, 설교 부분만 녹화에 나중에 인터넷에 올린다는 교회는 52%로 더 많았다.
하지만 팬데믹이 지속된 지난 2년 동안 많은 교회들이 설마 했던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소프트웨어 업체 ‘푸시페이’(Pushpay)가 작년 교회 지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거의 모든 교회가 인터넷 교회 운영에 필요한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지도자 대부분은 또 “디지털 교회 생존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졌다”라며 “장기적으로 디지털 교회 운영에 필요한 기술력 습득이 필요하다”라고 인터넷 교회 필요성에 동의했다
◇ 교회와 인터넷 공통분모 ‘연결’
작년 여름 몇몇 종교 단체를 중심으로 열린 원격 회담에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강사로 참석했다. 셰릴 최고 책임자는 팬데믹과 같은 위기로 대면 예배가 불가능할 때 페이스북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그녀는 “종교 기관과 소셜 미디어는 ‘연결’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라며 “교회가 가상 현실 또는 증강 현실 세계에서 예배를 진행할 날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메타 처치의 도래를 예고했다. 페이스북은 최근 회사명을 ‘메타’로 변경할 정도로 메타버스를 미래 인터넷 기반으로 확신하고 있다.
올해 초 콜로라도 주의 대형 교회 덴버 포터하우스 교회는 교회를 전격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발생한 교인 및 헌금 감소로 운영난에 빠진 교회는 13만 7,000평방피트에 달하는 교회 건물을 매각하고 온라인 예배로 전면 전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교회는 또 온라인 예배가 성공적인 대안으로 입증됐고 건물 매각 수익으로 음식 제공 사역 등 지역 사회봉사 활동이 가능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예배당을 가상 현실 세계로 옮긴 메타 처치도 등장했다. 성경 앱 ‘유버전’을 운영하는 라이프 교회는 지난해 말 가상 현실 플랫폼을 사용한 예배를 소개했다. 교회 측에 따르면 첫 가상 현실 예배에 약 100명이 참석했고 두 번째 예배에는 200여 명이 출석했다고 한다. 라이프 교회는 미국 전역에 36개의 캠퍼스를 둔 대형 교회로 2007년에도 아바타를 통한 교인 교류 사역인 ‘세컨드 라이프’ 사역을 도입한 바 있다.
◇ ‘사탄의 계략’ 대 ‘대면 예배 보완’ 찬반 팽팽
모든 교회가 인터넷 교회로의 전환을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교회 지도자는 인터넷 교회가 사탄의 계략이라며 경계해야 한다고 강력한 경고를 내보냈다. EX 미니스트리 설립자로 텍사스 주 애드먼트 빌리버스 카운슬 교회 담임을 맡고 있는 G. 크레이그 루이스 목사는 “악마가 모든 교회를 인터넷이라 공간 속에 강제로 집어넣고 있다”라며 “지금은 좋은 생각인 것처럼 보이지만 악마 계략의 시작에 불과하다”라고 경고했다. 루이스 목사는 “모든 교회가 인터넷 공간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악마의 통제가 시작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터넷상에서 ‘예수 그리스도’라는 단어를 언급조차 하지 못하도록 하는 중국의 기독교 탄압을 예로 들었다.
이에 대해 라이프 교회의 바비 그룬월드 목사는 “디지털 공간 상의 교회에는 물리적 교회에 출석할 수 없는 교인들과 연결할 수 있는 독특한 장점이 있다”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룬월드 목사는 “일부 교인은 건강상의 이유로 대면 예배에 출석할 수 없고 일부 교인은 심리적 부담감으로 예배당에 발길을 들여놓기가 어려운데 이들에게 인터넷 교회가 대안”이라며 “대면 예배와 인터넷 예배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어느 한 방식의 예배가 다른 예배 방식을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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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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