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4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로부터 어느 덧 한 달이 넘어가고있다. 침공 첫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와 북부, 남부 등에서 동시다발 공격을 펼치며 진격했고, 현재까지도 이들의 폭격은 계속되고 있다. UN은 전쟁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가 1,1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고, 우크라이나 국민 350만명 이상이 나라를 떠나며, 남은 국민 약 650만명도 살던 곳에서 대피해 피난길에 올라야했다. 전쟁이 시작되고 전 세계에서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맹비난이 이어지고 있고, 우크라이나를 돕기위해 인도적 지원 및 옹호를 위한 자금 지원 등 세계 각국의 지원과 전쟁 규탄 시위, 기도 집회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세계 군사력 순위 2위로 꼽히는 러시아가 군사력 22위인 우크라이나를 공격했지만, 전 세계인들의 예상과는 사뭇 다른 장면이 연출됐다. 전쟁 발발 후 우크라이나에서는 남성들의 자원입대가 이어졌고, 여성들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투복을 입고 총을 들었다. 미스 우크라이나 출신 아나스타시아 레나는 전투복을 입고 총을 든 자신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20대 초반의 풋풋한 신혼부부는 전쟁에 참가하기 위해 오는 6월 예정됐던 결혼식을 서둘러 올리고 곧바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소총을 집어들고 자원자들로 구성된 우크라이나 국토방위군에 입대했다.
노르웨이 싱크탱크 오슬로국제평화연구소가 우크라이나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성 70%, 여성 30%가 “무기를 들고 전투에 참여하겠다”고 답해 러시아의 공격이 심해질수록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전투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측됐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군과 국민들은 애국심으로 강인한 전투력을 보이며 러시아군에 맞서 싸우고 있다.
압도적인 군사력 차이로 러시아군이 국경을 넘어 빠르게 진격할때만해도 우크라이나 수도가 곧 함락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우크라이나 군인 뿐 아니라 온 국민이 함께 결사항전에 나서면서 러시아가 다소 고전하는 의외의 모습도 보여졌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전략과 물자 계획이 어긋났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저항이 예상보다 거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코미디언 꼬리표를 달고 전쟁 전 저조한 지지율을 보이던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존에 미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날이라고 밝혔던 지난 달 16일에도 가장 위험한 전쟁 최전선 마리우폴에 방문해 군부대를 격려하며 나라를 지키기위해 자리를 지켰다. 그는 현재까지도 한 나라의 리더로서 자리를 지키며 협상을 이어가고 있고, 이런 그의 모습에 대통령 지지율은 90%까지 치솟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처참한 상황 속에서도 단결된 모습을 잃지않고 있다.
EU 화상연설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여러분들이 우리와 함께임을 증명해 주십시오. 우리를 놓지 않을 것임을 증명해 주십시오”라며 “그리하면 생명은 죽음을 이길 것입니다. 그리고 빛이 어둠을 이길것입니다”라는 마음을 울리는 진심을 전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통역사는 울먹이며 통역을 이어갔고, 연설을 들은 각국의 대사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공포스러운 두려움은 단연코 죽음의 위협이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 국민들을 위해, 나라를 위해 연설을 전하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눈빛은 죽음도 이길만한 믿음으로 가득차 있었다. 빛과 생명을 좇는 한 사람의 믿음이 죽음을 압도한 것이다.
켈리 클락슨의 노래 ‘스트롱거’에는 “이 고통을 견뎌내면 더 강해질거야, 더 단단해질거야”(What doesn’t kill you makes you stronger)라는 가사가 있다. 삶에 어떠한 큰 고난과 고통이 닥쳐도 그것이 우리를 죽이지 못한다면 결국은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는 의미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이번 위기를 통해 국민성을 다시 확립했다. 수많은 이들의 희생은 역사속에 길이남아 전쟁의 결과와는 무관하게 마음을 울리는 승리로 각인되고, 그들은 믿음과 불굴의 의지로 죽음을 이긴자로 기억될 것이다. 하루 빨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평화협상이 이뤄져 전쟁이 끝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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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빈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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