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한 주간 아리조나에 위치한 나바호 지역에서 선교하시는 선교사님 부부의 초청으로 신학교 특강을 하고 왔다. 선교사 부부는 지난 10년을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나바호 원주민을 위해 열심히 선교를 감당해 오고 있는 분들이다. 나는 이제까지 물과 전기가 들어 오지 않는 지역에서 살아가는 나바호 원주민들이라고 말만 들었는데 실제 가보니까 정말 그러하다. 거의 충격적이다. 아프리카 어느 촌구석도 아니고… 아마존 정글에 있는 한 부락도 아니고… 바로 미국 한 복판에서 아직도 물과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이 있다니… 정말 믿겨지지 않지만 현실이다. 바로 그러한 곳에서 선교하시는 분들의 초청이라서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다녀오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솔직히 나바호로 가는 나의 발걸음이 무척 무거웠다. 일단 목회하느라 바쁜데 1주일 이란 시간을 내야 하는 것이 부담이 되었고 또한 가는 길도 거의 하루종일 걸렸다. 비행기를 갈아타야 했고, 중간에 기다리는 시간도 꽤 길었고, 마지막 비행기는 경비행기 수준이었고… 우여곡절 끝에 도착을 해서 선교사 부부가 운영하는 신학교에 가보았더니 말이 신학교이지 아무 것도 갖추어지지 않았고 단지 허수룩한 한 교회 2층을 빌려서 사용하고 있었다. 그래도 내심 기대를 하고 학생들을 기다렸는데 모두 온 인디언 원주민은 7명이었다. 겨우 7명… 이렇게 적은 숫자를 위해서 내가 그 먼길을 왔단 말인가라는 불평이 나오려던 참이었는데 눈치를 챘던지 선교사 부부가 급히 하는 말이, “목사님! 여기는요… 한 사람이 너무 너무 귀해요!” 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말하기를 나바호 지역에서 사람을 모으는 것이 하늘에서 별따기만큼 힘든 일이기에 7 명이 모인 것은 정말 엄청난 일이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말하는 선교사 부부의 말이 내 마음에 별로 와닿지 않았는데 이유는 일단 보여지는 나바호 원주민들의 모습이 너무 초라해 보였기에…
7명 중에 한 사람은 강의가 너무 듣고는 싶은데 올 차비가 없어서 무작정 5시간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2 시간 정도 걷고 있는데 감사하게도 hitch hiking 되어서 나머지 3시간 가량은 차를 얻어 타고 왔다고 한다… 한 자매는 1 살짜리와 3살짜리 어린 자녀들과 함께 왔는데 현재 갈 곳이 없어서 shelter 에 머물고 있는데 강의를 너무 듣고 싶어서 아이들과 함께 왔다고 한다… 또 다른 한 자매는 남편의 폭력을 견디기 힘들어 집을 나와서 shelter 에 있다가 강의를 듣고 싶어서 참석했다고 한다… 한 나바호 원주민 목사 부부는 4 시간 거리에 떨어져 진 곳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데 강의가 듣고 싶어서 모든 것을 제쳐두고 와서 5일간을 근처에 머물면서 강의에 참석을 한다고 한다… 또 다른 한 사람은 나이가 70세가 넘었고 지팡이를 짚고 다닐 정도로 거동이 불편한데 강의를 듣고 싶어서2시간 거리를 매일 운전하고 오고 간다고 한다… 나머지 사람들도 그저 측은한 마음이 들 정도로 나약해 보였다…
정말 한마디로 오합지졸처럼 보이는 그룹이라 생각이 들었고 과연 이 사람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 하면서 강의를 시작 했지만 곧 내 생각의 미숙함을 깨닫게 되었다. 강의를 처음 시작할때는 나바호 원주민들에게 있는 깊은 상처로 인하여 분위기가 무척 냉랭하고 삭막하기까지 했는데 점차 말씀이 그 사람들의 마음을 터치 하면서 감동이 되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 말씀이 들어가면서 어두웠던 그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가 띄어지고 기뻐하는 모습… 매 시간 강의를 열심히 듣고 배워서 자신들의 교회로 돌아가서 다른 성도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다고 고백을 하는 모습... 마치 어미 새가 멀리 날아와서 둥지에 두고 온 새끼들을 먹이기 위해 입에 음식을 잔뜩 물고 다시 돌아가려는 모습… 감동 그 자체였다!
나바호 선교사 부부의 말, “목사님! 여기는요… 한 사람이 너무 너무 귀해요!”라는 말의 의미가 나의 마음 가운데 깊게 깨달아 지면서 그러한 사람들을 겉으로만 판단해서 얕잡아 보았던 내 자신이 무척 부끄러웠다. 그렇다! 바로 이러한 한 사람이 자신들의 마을로 돌아가서 온 마을을 복음으로 뒤집어 놓는 것이다! 이번 나바호 특강을 통하여 한 영혼을 소중히 여기는 예수님의 마음을 깨닫게 되었고 앞으로 누구를 만나든지 그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리라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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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목사(새누리 선교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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