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격적 긴축 예고, 왜
▶ “경기 좋고 연준 보유자산 많아” 12월 CPI 7.1% 급등 전망 이어…ADP고용도 예상치 2배 웃돌아, `매 발톱’ 꺼내 물가잡기 총력전
5일 공개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의 핵심은 두 가지다.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보다 더 빨리 할 수 있다는 부분과 양적긴축(QT·Quantitative Tightening), 즉 대차대조표 축소를 금리 인상 이후 이른 시일 내에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금리 인상과 관련해 회의록은 “지금은 경기가 더 좋고 인플레이션은 높으며 연준의 보유 자산이 많다”며 “이는 잠재적으로 더 빠른 속도의 정책 금리 정상화를 정당화해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길고 더 높다”고 덧붙였다. 일부 참석자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전달해야 한다고도 했다. 사실상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이다.
회의록이 나온 뒤 전문가들은 오는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63% 정도로 봐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월 회의록을 통해 연준이 이르면 3월에 금리 인상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며 “(빠른 정책 전환은) 공급망 부족이 완화되더라도 수요가 강하기 때문에 물가가 계속 오를 수도 있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지난해 12월 민간 고용이 예상치(37만5,000명)를 크게 웃돈 80만7,000명이라고 발표해 빠른 금리 인상의 근거가 되고 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 역시 연 1.70%를 돌파했다. 연준이 물가 대응에 실기한 데다 올해도 5~6%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연준이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을 높여준다. 12일 나올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CPI)도 관건이다. 시장에서는 전년 대비 7.1%(블룸버그 기준) 증가를 점치고 있다.
현 시점에서 더 주목해야 하는 것은 대차대조표다. 월가의 관심도 온통 QT에 쏠려 있다. 조기 금리 인상 얘기는 이미 나왔지만 대차대조표 축소는 상황에 따라 메가톤급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20년 1월 4조1,000억달러 수준이었던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현재 8조7,600억달러까지 불어난 상태다.
연준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유 채권 규모를 줄여나가기 시작하면 금리가 오르고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날 나스닥이 3% 넘게 빠지면서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연준이 금리 인상에 QT라는 원투 펀치를 함께 쓸 수 있음을 우려한 측면이 크다. 제이 해트필드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대차대조표 축소는 올해의 핵심 리스크다. 만약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줄이기 시작하면 재앙이 될 수 있다”며 “연준이 유동성을 줄일 때 주식시장에 있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전제로 연준이 이르면 여름 전에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회의록은 대차대조표 축소 시점은 과거보다는 최초 금리 인상 시점에 더 가까울 것이라고 해 금리 인상 이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르면 3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 이는 여름 전에 대차대조표 축소가 시작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크리스 자카렐리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것이 경제 둔화를 막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예상보다 빨리 금리를 인상하고 대차대조표를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일각에서는 연준이 적절한 수준에서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나치게 QT를 하다 보면 시장이 무너질 수 있는 탓이다.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축소한다고 해서 이번 코로나19 위기 때 늘어난 것을 급격하게 줄인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며 “2017년 축소 때도 줄이다가 경기가 안 좋아지고 위기가 오니 중단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연준은 6,000억달러 정도를 줄이는 데 그쳤다.
판테온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금리 인상만으로도 시장에 뚜렷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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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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