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수십만 명이 사망하고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잃었다. 이로 인해 우울하고 답답한 긴 나날을 2년 가까이 보내왔다. 다가 올 새해에는 백신 덕분에 모두 잔뜩 기대를 품고 활력이 넘치는 새해를 희망한다.
아쉽게도 이런 기대와 희망과는 달리 미국의 분위기는 매우 암울하다. 10월 갤럽 조사에서 응답자의 68%가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답했다. 델타·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가 재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수많은 사람들을 매우 고통스럽게 만들 수 있는 인플레이션 폭등은 팬데믹으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에 이중고의 재정적 부담을 안겨주며 우려와 혼란을 가속화 시킬 조짐이다.
10월 미국 인플레이션은 6.2%로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준과 바이든 행정부가 현재의 접근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이러한 인플레이션 수준의 결과는 사회의 가장 불리한 빈곤층에게 가장 심각하게 타격을 줄 것 이다.
인플레이션이 공급측 요인이든 수요측 요인이든 상관없이 중산층 가계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고 금융 시장은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에 대해 맹비난을 펴붓고 있다.
COVID-19 위기가 많은 조기 퇴직을 일으켰고 경제의 공급 측면을 영구적으로 손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상당한 생산성 및 번영을 가로막았다. 지난 30년 동안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실질 활동과 실업률이 계속해서 오르락내리락 했음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인 2% 미만으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그러나 최근 인플레이션의 급상승은 수요측 요인보다 공급측 요인이 더 영향을 주고 있다. 경제는 전염병에 묶여 있고, 공급자들의 탐욕이 인플레이션을 촉발시키고 있다. 지난 12개월 동안 에너지 가격은 33.3%, 개솔린 가격은 58.1% 상승했으며 에너지 서비스 가격은 10.7% 이상 인상되었다.
주택 가격은 평균 20% 상승하고 임대료는 3% 이상 인상되었다. 육류는 올해 거의 13%, 우유는 17%, 계란은 42%나 올랐다.
미국 경제가 물가를 인상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거대 기업의 손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은 가격을 인상할 기업의 힘을 의미한다. St. Louis Fed 데이터에 따르면 통화 공급(M2)은 지난 10월로 끝나는 2년 동안 평균 20% 증가했다. 수요와 공급 사이의 격차를 알아버린 공급자들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악랄한 고의적인 공급 조절로 인플레이션을 야기시키고 있다. 30년전 1990년대 인플레이션은 이런 도덕적 해이는 없었다.
이러한 사실을 감안할 때 인플레이션은 단순히 수요 공급의 불균형 경제적 현상이 아니다. 그것은 공급자들의 약탈적 행위와 친기업정책을 편 공화당원들이 고의적인 기업 편에서 법률을 통과 시킨 결과이기도 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적했듯이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은 글로벌 공급망(global supply chains) 손상일 수 있다”는 것을 현실적인 측면에서 인정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인한 ’경쟁력 부족’ (lack of competition) 이다.
시장이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면 기업이 결코 가격을 인상하는 일은 벌어질 수 없다. 경쟁이 거의 없기 때문에 기록적인 수익을 내면서도 가격을 올리고 탐욕을 부리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 경제의 전체 인구 대비 고용 비율은 우리가 완전 고용 수준으로 간주했던 것보다 3% 포인트 낮다. 노동 시장은 생산성 저하로 여전히 실질 임금의 실질적인 인상을 요구할 수 없을 만큼 약하다. 노동계급은 물가 상승률을 따라갈 수 없는 임금과 급여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물가상승의 소용돌이를 피해 갈 수가 없다.
지난 3년 동안 기술 발전은 매년 보장되는 미국 실질 임금 인상률의 약 1% 포인트를 제공했다. 그러나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지난 1년 동안 5.4% 상승한 반면 실질임금 고용비용지수(ECI) 기준 실질 임금은 3.7% 증가 해 해당 기간 동안 실질 임금은 1.7% 하락했다. 연준이 적절한 속도와 기술로 행동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 특히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 해로운 결과를 초래하고 더 큰 피해를 줄 것이다.
오늘날 미국 정치의 분열은 우파와 좌파가 아니다. 근본적인 경쟁은 시스템에 대한 권력을 얻은 소수와 거의 또는 전혀 갖지 못한 대다수와의 경쟁이다. 진짜 분열은 민주주의와 과두정치 사이에 있다.
극도로 부유한 사람들은 공공정책에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권력은 제로섬 게임이다.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잃을 때만 그것을 얻는다. 권력이 소수의 손에 집중되면서 소수의 사람들이 거의 모든 경제적 이익을 손에 넣었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우리 모두가 함께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노동계층, 빈곤층 및 중산계층 미국인이 연합을 구성하는 것이다. 시장은 부자를 위해 조직화 되었다. 자본가 이익만을 위한 주주 자본주의, 거대 기업만을 위한 독점금지법 무력화 법안들, 기업 소유자 이익만을 위한 노조 무력화 정책들, 규제에서 통제되지 않는 금융시스템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시장의 약탈자들을 심판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사례에 동조한 정치세력을 몰아내야 한다. 그들은 탐욕을 억제 하려는 노력을 ‘사회주의’라고 비난한다. 이에 굴복하여 개혁을 포기한다면 가혹한 자본주의(Harsh Capitalism)에 영원히 종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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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국 / 정치 철학자, VA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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