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의 열대 우림 산호초 보호는 결국 지구 및 인간 보호
하와이 주립대(UH) 해양생물연구소가 지구온난화 적응에 특화된 수퍼 산호초를 연구하고 있다.
실험실에서 온난화의 영향을 잘 견디는 개체를 만들고 이를 실제 바다에 자생시키는 내용이다. 바꿔 말하면, 산호의 진화를 인간이 돕는다는 것.
해양생물연구소는 수퍼 산호 개발이 지난 5년 동안 이론적인 효과가 있다고 설명하며, 실험실에서 자란 산호가 실제 환경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확인할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해양생물연구소가 수퍼 산호를 만드는데 사용한 검사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필요한 형질을 이어 받은 개체만 골라 선택적으로 번식
-실험 개체를 온도 상승에 노출시켜 열을 견디도록 순응 훈련
-산호에 필수영양소를 제공하는 조류를 수정하여 관찰
수퍼 산호 개발은 일부 과학자들로부터 자연에 간섭하는 행위라고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지만, 해양생물연구소 키라 휴즈 소장은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선택지는 없다고 설명하며 산호가 살아 남을 수 있도록 인간이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호는 수온이 올라가면 몸에 붙은 색조류가 떨어져 나가며 표백 현상이 일어난다. 색조류는 산호 몸에 공생하며 영양분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색조류가 사라진 산호는 몸이 하얗게 변하며 말라 죽는다.
산호 진화를 보조한다는 기획은 지난 2015년 하와이 산호회복연구소(CRL)가 발표한 논문에서 비롯되었다.
논문은 산호 백화 현상이 일어난 지역에서 살아 남은 산호초를 선택하여 집중적으로 번식시켜서 온난화에 대응해 가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즉, 수온 상승에 내성을 지닌 개체가 늘어나도록 인간이 진화를 보조한다는 개념이다.
수퍼 산호 개발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설립자 폴 알렌의 가족 재단이 후원하고 있다.
산호회복연구소 설립자인 루스 게이츠 전 회장은 2018년 뇌암으로 사망하기 전, 산호의 건강은 인간의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아 주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바다의 열대 우림이라고 불리는 산호초는 해양 생물을 위한 음식과 안식처를 제공하여 생태계를 풍부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인간을 위해서는 암이나 관절염, 알츠하이머의 치료제 원료를 제공하거나 관광 자원이 되는 등 인간의 경제 및 사회, 문화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최근 보고서에서 산호의 안위를 위협하는 가장 큰 불안 요소로 백화 현상을 꼽았다.
과학자들에 의하면 2009년에서 2018년까지 10년 동안 전 세계 산호초 중 약 14%가 손실된 것으로 전해진다.
산호회복연구소 공동 설립자 매들린 반 오펜 박사는 다양성 감소 나 신의 영역에 개입한다는 비판을 인지한다고 하면서도, 현재 인류가 할 수 있는 일은 피해를 복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수퍼 산호 개발은 유전자 조작 등의 부자연스러운 변화가 아닌 자연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진화를 보조하는 작업이라고 선을 그었다.
스탠포드 대학 해양생물학과 스티브 팔룸비 교수는 온수 내구성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그러한 특징이 영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산호가 말라 죽는 위기가 닥쳐온 상황에서 진화를 촉진하는 연구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산호 복원 작업은 전 세계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미국은 물론 영국이나 사우디 아라비아, 독일 등 세계 각국에서 산호 복원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수퍼 산호 개발의 가장 큰 암초는 확장성이다.
일단 실험실에서 키운 개체를 바다에 심는 작업은 결코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생태계 교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퍼 산호는 모체를 채취한 지역에 돌려 놓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광범위한 산호 심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자들은 산호 확산을 위해 선박을 이용한 유생 살포나 수중 로봇을 이용한 전파 등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개발된 수퍼 산호 개체는 카네오헤 만으로 되돌아가 향후 몇 년 간 자생 여부를 가늠할 선발대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주립대 해양생물연구소 크라우포드 드루리 박사는 산호를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해야 한다고 전하면서도, 수퍼 산호 개발은 어디까지나 시간을 벌기 위한 수단일 뿐, 진정으로 산호 지대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후 변화에 대한 전 지구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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