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가뭄으로 캘리포니아 주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올해는 워낙 규모가 커 딕시 산불의 경우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되는 등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얼마 뒤면 남가주의 우기시즌이 시작된다. 물론 몇 년째 이어지는 가뭄이 올 겨울에 많은 비가 내려 끝날 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지만, 갑자기 폭우가 내릴 경우 홍수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올해 처럼 산불이 곳곳에서 발생한 뒤 폭우가 이어질 경우 산사태 위험도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생각하게 되는 게 홍수보험이다. 홍수보험은 말 그대로 물로 인한 피해를 입었을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큰 비가 내리거나 눈이 녹았을 경우, 댐 붕괴, 해안가에서 폭풍우 바닷물이 넘쳐 흘러 들어왔을 경우에 이 보험을 사용할 수 있다. 보다 쉽게 정의하면 홍수에 의해 발생한 재산피해를 보상받는 것이다.

이 보험은 연방정부의 전국홍수보험프로그램(NFIP)과 연결된 보험사들에 의해 판매되는데, 홍수의 정의는 2채 이상 또는 보통 건조하게 말라 있던 2에이커 이상의 땅이 부분 또는 완전 침수됐을 경우를 말한다.

간혹 주택보험(home insurance)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들이 있는데, 홍수로 인한 피해는 반드시 홍수보험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렇다면 “내 집도 홍수보험이 필요할까?”란 궁금증이 생긴다. 비가 내릴 때마다 물난리가 나거나 홍수가 발생하는 지역이라면 당연히 가입해 두는 게 안전하다. 그리고 자신의 주택이 홍수 위험지역인지를 정확히 알고 싶다면 연방재난청(FEMA) 사이트의 홍수 위험지역 안내(https://msc.fema.gov/portal/search) 에 들어가 집주소를 넣어 보면 알 수 있다.

이 보험을 통해 보상을 받는 것은 크게 건물재산(Building property)과 개인재산(Personal property)로 나뉜다. 건물재산은 주거용 및 비주거 구조물의 피해 보상을 포함해 전기, 플러밍, 냉장고, 히터 및 에어컨 시스템, 창문 블라인드 등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개인재산은 집안의 물건들로 의류, 가구, 마이크로웨이브, TV 등을 포함한다. 하지만 이들 물건들에 대한 보상은 원가가 아닌 현재 가격으로 보상된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다른 보험과 마찬가지로 홍수보험 역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집의 피해가 심해 다른 곳에서 생활해야 할 경우 들어가는 생계비용, 현금, 주식증서를 비롯한 각종 중요 서류, 귀금속 등은 보상 대상이 아니다. 또 주택 바깥쪽의 나무, 펜스, 수영장도 보상에서 제외되며 건물주가 피할 수 있었던 습기, 곰팡이 등으로 인한 손상 역시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와 함께 중요한 것이 있다. 지진처럼 지반이 흔들리거나 이동으로 인한 손실은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심지어 홍수로 인해 지반 움직임이 발생했어도 마찬가지다. 이밖에 산사태, 지반침하, 싱크홀, 점진적인 침식 등도 보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바로 진흙사태(mudslide)이다.

이 경우 지반의 움직임으로 간주돼 홍수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많은 비가 내리면서 빗물에 진흙이 휩쓸려 내려오는 상황(mudflow)인 경우는 보상 대상이 된다. 그리고 홍수로 자동차가 피해를 입었다면 홍수보험으로 보상을 받을 수 없으며 자동차 보험으로 해결해야 한다. 단 자동차 보험 커버리지에 ‘comprehensive coverage’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남가주에는 흔하지 않지만 지하실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에 대한 보상은 매우 제한적이다. 온수기나, 세탁기 및 건조기 등과 같은 거주에 필요한 특정 물건들은 보상되지만, 카펫이나 벽 마감재, 그리고 다른 개인 재산들은 포함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홍수보험의 기본적인 내용을 살펴봤다. 그러면 “언제 홍수보험에 가입해야 하나?”란 질문을 갖게 된다.

우기 시즌이 다가오는 만큼 홍수 위험이 있는 지역이라면 서둘러 가입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홍수보험은 가입 후 30일이 지나야 효력을 발휘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오늘 막 폭우가 쏟아진다고 당장 가입해 효력이 발휘되는 게 아니란 뜻이다. 물론 예외가 있는데, 새로 주택을 장만했을 경우와 주택 융자 변경 때 은행이나 융자회사의 요구가 있을 경우에는 구입 후 바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문의 (800)943-4555, www.chunha.com

<박기홍 천하보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