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10학년 슬럼프’(sophomore slump)는 고등학생들이 흔히 마주치는 장애물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10학년 때 성적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이를 만회할 시간이 있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현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한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 나가야 한다.
10학년 슬럼프는 왜 발생할까?
일반적으로 9학년은 흥이 나는 시기다. 고등학교 첫 학년이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새 교사와 친구들을 만나고, 새로운 일과를 세우느라 바쁘다. 고등학교는 중학교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 것과 같다.
학업의 난이도나, 학생에게 기대되는 독립성의 수준이 중학교 때와는 사뭇 다르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은 9학년에 대해서는 미리 주의 깊게 대비하고, 목표 설정이나 계획도 확실하게 준비해서 온다.
그러나 10학년이 되면 9학년 때 가졌던 마음가짐이 희석되기 쉽다.
동기 부여가 적어지고 고등학교가 더 이상 새롭게 느껴지지 않으면서, 새 환경에 적응하고자 긴장했던 마음과 노력이 사그러드는 것이다. 그러니 공부가 느슨해지거나 책임감이 예전만 못 해져서 성적도 자칫 떨어질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고등학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학에 가서도 신입생 시절을 거쳐 2학년이 되면, 고등학교 10학년 때와 비슷한 슬럼프가 올 수 있다. 2020년에는 코로나 팬데믹이 덮쳐서 수업을 하이브리드나 온라인으로 했기 때문에 이런 슬럼프가 더 심화된 경향도 있었다.
10학년은 매우 중요하다. 9학년 때 배운 학업과 스킬을 갈고 닦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고교 생활에서 가장 정점이라 할 수 있는 11학년 때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10학년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10학년에 공부가 너무 뒤쳐진다면 11학년 때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또 11학년 때 제일 많이 몰려 있는 각종 시험들, 즉 SAT나 ACT, AP 등 표준 시험을 치르는데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10학년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을까?
먼저 이 슬럼프는 뛰어넘을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이런 부진에서 탈피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0학년이 중요한 시기이기는 하지만, 11학년은 10학년보다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가 만약 10학년 슬럼프에 빠졌다면 거기서 포기해서는 안 된다. 11학년에 강력하게 회복해서 10학년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번아웃 신드롬을 겪고 있다면, 패닉 상태를 가라앉히기 위해 먼저 규칙적으로 운동을 할 것을 권한다. 생활을 정돈하고 몸과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다. 이렇게 해서 다시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먼저 10학년 생활과 성과를 돌아봐야 한다.
객관적으로 자신의 노력이 어떠했는지 평가하자.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처음엔 인정하기 어려울 수 있으나, 냉정한 자기 평가가 필요하다.
그 다음엔 적극적으로 성과를 높이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이 때 동기 부여의 동력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떤 학생들에게는 책임감이 큰 동력이 된다. 내가 믿는 가족들이 나를 지지하는 버팀목이라는 점을 상기하는 것이다.
내가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나를 일깨워주고 자극을 주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는가? 나를 둘러싼 환경이 어떤지 점검해 보라. 나를 지지하는 시스템의 구성원은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친구나 교사, 운동부 코치, 카운슬러가 될 수도 있다.
그런 다음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는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대학입시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인가? 그렇다면 10학년에 겪은 슬럼프가 학생으로서 나의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면, 이것을 이루기 위해 몇 가지 단기적 목표로 나누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영어 성적을 A로 올리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치자.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먼저 한달 내에 모든 숙제를 최고 수준으로 해내고, 모든 시험에 대비해서 최소 2주 전에 공부를 시작하겠다는 결심을 세우는 것이다.
단기적이고 구체적으로 목표를 설정하면, 행동으로 실천하기가 쉽다. 이렇게 해서 목표를 달성할 경우 자신에게 합당한 보상을 주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하루는 가장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한다든지, 유쾌한 영화를 보면서 망중한에 빠진 다든지 하는 것이다.
교사나 카운슬러를 찾아가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 어떻게 하면 수업에서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지, 방법을 논의하는 것이다. 교사나 카운슬러도 내가 의지하고 나를 지지해주는 시스템의 일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점’ 이다. 10학년 때 나를 괴롭혔던 것들은 내가 어떤 마음가짐을 갖느냐에 따라 거꾸로 가치 있는 것들이 될 수 있다.
4년 간의 고교 생활 중 10학년에 겪은 슬럼프는 길 위에 난 돌부리 정도로 여기면서, 오히려 인간적으로 나를 성장하게 한 계기로 볼 수 있다. 목표는 11학년 때 최고의 성과를 내고, 12학년 때 대학 합격증을 거머쥐는 것이다.
고등학교 4년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 이라는 점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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