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쟁취한 메달은 총 339개이다. 손바닥 안에 들어가는 작은 물건이지만 그 메달이 갖는 의미는 심대하다. 선수들에게는 젊은 그들 생애 자체에 대한 결산일 수 있다. 수년에 걸친 땀과 눈물, 실패와 좌절을 딛고 일어서며 매진한 피나는 노력의 결실이다. 그러니 메달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는 없을 것이다.
메달리스트들은 대부분 메달을 평생 고이 간직하며 수시로 꺼내보고 목에 걸어보며 ‘그날의 감격’을 되새기곤 한다고 전한다. 인생의 귀중한 상장이자 다시 없이 귀중한 추억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보관에도 정성을 들일 수밖에 없다.
이번 도쿄 올림픽의 금메달리스트인 영국 다이빙선수 탐 데일리는 도쿄에 있는 동안 메달을 보관할 주머니를 직접 짰다. 잘못 간수하다가 메달이 긁힐까봐 팬데믹 중 집안에 갇혀 익힌 뜨개질 솜씨를 발휘한 것이다.
혹시라도 도둑이 메달에 눈독을 들이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없지 않다. 수영 왕 마이클 펠프스는 2008 베이징 대회에서 8개의 금메달을 딴 후 메달들을 여행용 화장케이스에 담은 후 회색 티셔츠로 둘둘 말아 가지고 다녔다고 한 인터뷰에서 공개했다. 메달들을 집에 가져온 후 부엌의 냄비며 프라이팬 속에 넣어 보관한다는 선수도 있다. 그곳에 메달이 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메달의 상징적 가치는 대단하지만 물건 자체를 놓고 보면 사실 웬만한 액세서리 가격 수준이다. 도쿄 올림픽 메달들은 지름 8,5cm에 두께 7.7~12.1mm. 금메달은 556g으로 순은550g에 6g의 금을 도금한 것이다. 이를 녹여서 팔면 800달러 정도. 은메달은 순은 550g으로 450달러, 동메달은 450g(구리 95%, 아연 5%)으로 시가 5달러짜리이다.
하지만 이들 메달이 경매장에 나오면 몸값은 달라진다. 단순한 금은 조각이 아니라 올림픽메달의 가치가 부여되는 것이다. 지난달 경매에 나온 1896년 아테네 올림픽 우승 메달은 18만 달러에 팔렸다. 1896년은 고대 그리스 이후 올림픽이 처음 시작된 해. 근대 올림픽의 효시라는 의미가 메달의 가치를 올렸다. 당시는 우승이 은메달, 2위가 동메달이었다.
이제까지 가장 고가에 거래된 메달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육상 4관왕이었던 제시 오웬스의 금메달. 히틀러가 아리안족의 우월성을 한껏 과시하고 싶어 했던 나치 치하 올림픽에서 오웬스는 검은 피부로 당당하게 4관왕이 되면서 히틀러의 코를 납작하게 해준 역사적 의미가 있다. 그의 금메달은 지난 2013년 경매에서 146만 달러에 팔렸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메달을 파는 일은 흔치 않다. 이들이 메달을 팔 때는 대개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자선, 둘째는 생활고. 2000 시드니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인 앤소니 어빈은 4년 후 메달을 경매에 내놓았다. 인도 쓰나미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자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자선기금을 보내기 위해서였다. 메달은 1만 7,101 달러에 팔렸다.
한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고 평생 안락한 생활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선수 생활 접고 나면 정해진 수입이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키 미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1980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마트 웰스는 선수 경력을 잘 펼치지 못했다. 1982년 은퇴한 후 식당 매니저로 일하다 건강이상이 발견돼 수술이 불가피했다. 수술비 마련하느라 그는 눈물을 머금고 한 개인 콜렉터에게 4만 달러를 받고 금메달을 넘겨주었다. 이 콜렉터는 그 메달을 경매에 내놓아 30만 달러 이상을 받았다니, 올림픽메달의 가치는 천차만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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