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맥(不整脈·arrhythmia)은 심장 박동이 갑자기 빨라지거나(빈맥) 늦어지거나(서맥) 불규칙해지는 것이다. 부정맥은 돌연사(90%) 주범이자 뇌졸중(30%)도 적잖게 유발한다. 특히 심장이 무질서하게 아주 빠르게 뛰는 심방세동(心房細動)이 생길 때 빨리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뇌졸중ㆍ심부전이 생길 위험이 높다. 부정맥은 갑자기 불규칙하게 나타나므로 진단하기도 쉽지 않다.
보통 심전도 검사로 진단하는데 검사를 받을 때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확인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스마트 워치, 생활 심전도, 간이 심전도 및 삽입형 기기를 이용한 다양한 검사가 시행되고 있다. 진은선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부정맥의 다양한 진단법을 알아본다.
◇정확한 진단이 치료의 시작
부정맥 치료는 정확한 진단부터 시작된다. 부정맥은 갑자기 생겼다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한 가지 검사만으로 확진이 어려울 수 있다. 갑자기 심장이 쿵쾅쿵쾅 세차게 빨리 뛰거나, 너무 늦게 뛰거나 불규칙하게 뛰는 등 증상이 느껴지면 먼전 스스로 맥박을 확인해 본다.
손목 맥박을 짚어보고, 맥박이 규칙적으로 뛰는지 확인한다. 분당 60~100회는 정상 범주이며, 불규칙하거나 지나치게 빠르거나 느릴 때는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 시행하는 가장 보편적인 부정맥 검사는 심전도 검사다. 증상이 발생했을 때 바로 심전도를 찍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가까운 병원 중에서 심전도가 가능한 병원이 있는 미리 파악해 두고, 증상이 있을 때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다.
부정맥은 대개 증상이 오래 지속 되지 않아서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해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랜 시간의 심전도를 기록할 수 있는 다양한 검사법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24시간 부착형~인체삽입형 다양
증상이 자주 나타나는 환자는 생활심전도(홀터) 검사를 해볼 수 있다. 24시간에서 72시간 동안 심전도 장치를 부착해서 맥박을 기록한다. 긴 시간 맥박 변화를 확인해 부정맥을 정확히 진단하게 된다.
증상이 자주 발생하지 않는 환자는 평소 들고 다니다가 부정맥이 발생했을 때 심전도를 찍는 간이 심전도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더욱 장시간 기록이 필요하다면 몸속 피부 아래에 작은 칩 같은 장치를 넣어두고 심전도를 기록하는 삽입형 심전도기록장치도 있다. 최장 3년까지 기록할 수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 워치 등을 통한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기기를 착용하는 것만으로 누구나 쉽고 편하게 맥박은 물론 심전도까지 측정이 가능하다.
이중 맥박만 측정하는 장비는 부정맥이 유무 정도의 대략적인 판단이 가능하다. 심전도까지 확인 가능한 기기라면 바로 부정맥을 진단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의료장비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두근거림 등 부정맥 증상이 있는 사람이 기기로 심전도를 찍어보고 병원 진료를 보면 매우 유용하다.
◇종류에 따라 치료법 다양, 간단한 시술로 완치 가능
부정맥은 종류에 따라 치료법이 다양하다. 하지만 심장이 빠르게 뛰는 빈맥은 약물로 증상 발생을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질환에 따라 고주파도자절제술 같은 시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고주파도자절제술은 고주파가 발생되는 긴 도자를 심장에 삽입해 부정맥의 발생 부위를 지져서 없애는 시술이다. 전신마취는 하지 않고, 관을 삽입하는 다리 정맥 부위에 부분마취해 시술하며, 통증과 위험성은 적다.
심장이 느리게 뛰는 서맥은 약물 치료가 불가능하다. 느린 심장을 제대로 뛰게 하는 인공심장 박동기 시술이 필요하다. 이 또한 전신마취는 필요하지 않고, 약 1시간 30분~2시간 시술하며, 시술 다음날 저녁 또는 이틀 뒤 퇴원해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급사를 일으키는 무서운 부정맥인 심실세동은 삽입형 제세동기를 인체에 장착해 막을 수 있다. 심실세동이 생기면 자동으로 전기 충격을 내보내 부정맥을 멈추게 한다. 시술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이며 시술 이틀 뒤 퇴원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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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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