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 한 지인과 이야기 하다가 솔직히 고백을 할 것이 있다하면서 하는 말이 자신이 일 주일 내내 너무 시달렸다는 것이었다. 무엇 때문이었는가라고 물어보았더니 바로 직장에 있는 한 동료랑 자신을 비교해 볼때 오는 열등감으로 인하여 그랬다는 것이다. 자신은 너무나 모든 것이 부족하고 없어 보이고 초라해 보이는데 그 동료는 모든 것이 있어 보이고 잘나 보이고 능력도 많아 보이고 해서 너무 속상해서 침울함에 빠져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이렇듯 비교의식에 시달리는 분을 만나면서 나 자신도 목회 초기에 한참 비교의식에 빠져서 헤매고 시달렸던 때가 떠올랐다 (물론 그렇다고 지금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늘 내 자신을 나 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목회하는 분들과 비교를 했다. 내가 섬기는 교회는 자체 건물도 없는데, 내가 섬기는 교회는 오후 예배인데, 내가 섬기는 지역은 한인들이 밀집한 지역도 아닌데…. 그런데 어떤 목사님은 자체 건물도 있고, 예배 시간도 오전이고, 한인들이 밀집해 있는 곳에 위치에 있어서 성도들도 훨씬 많은 것이 솔직히 너무 억울하고 배가 아팠다. 내가 만약 그 사람이 가진 것을 가지고 있으면 훨씬 더 목회를 잘 할수 있다는 착각(?) 가운데 빠져서 괴로워 했던 것이었다. 그러다가 어느 한 여름에 캄보디아로 단기 선교를 가게 되었다. 수도인 프놈펜에서 내려서 버스로 제대로 길이 나있지도 않은 돌짝밭 같은 길을 덜컹 덜컹 거리며 수십 시간을 간 끝에 드디어 목적지인 어느 시골 동네에 도착을 했다.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열악함 그 자체였다. 그 곳에 도착해서 같이 간 교회 성도님들과 함께 짐을 풀고 먼저 예배를 드리려고 그 동네 교회에 갔는데 말이 교회 건물이지 그저 조그마한 터에 경계선을 나타내는 기둥이 네 개가 박혀 있을 뿐 지붕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예배를 인도하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순간적으로 그 곳에 모여있는 약 100여명의 현지 교회 성도님들이 비를 피해 다 집으로 갈 줄 알았는데 한 명도 움직이지 않고 열정적으로 끝까지 예배를 드리는 것이었다. 그러한 장면을 보는 내 눈에는 빗물과 눈물이 뒤범벅이 되어서 주체할 수 없을 만큼 흘러내렸다. 그리고 예배가 끝나자마자 그 교회 성도님들이 점심을 대접하겠다고 하면서 우리 일행을 가운데로 모으고 앉으라고 했다. 조금 기다렸더니 밥과 함께 닭 볶음 요리가 나왔다. 우리 일행은 마침 배가 고팠기에 앉아서 열심히 먹기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그 교회 성도님들은 우리를 처다만 보고 있지 자신들은 먹지 않는 것이었다. 조금 낌새가 이상해서 우리 일행은 밥을 먹다가 멈추었다. 가만히보니 그 분들은 따로 먹을 것이 없었다. 우리 일행을 먹이려고 자신들의 것을 대신 준 것이며 또한 그것도 가장 귀한 손님 대접을 한다 하며 닭을 잡은 것이다. 상황파악이 되자 우리는 잽싸게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이제 배부르다고 했다. 그 말이 떨어지자 마자 우리를 둘러싸고 있던 그 교회 성도들이 일제히 다가와서 우리가 먹다 남은 음식을 서로 나누어 먹으며 식사를 하는데 그 모습은 정말 내가 이제까지 본 어떤 사람들의 모습보다 가장 행복한 모습이었다. 그렇다! 행복한 이유는 그 곳은 니것 내것 따지는 비교의식이 없고 우리의 것이라는 공동체 의식이 전부다. 공산주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서로를 챙겨주고 섬겨주는 사랑의 공동체이다. 이 선교 여행이 나의 비교의식의 문제를 해결해 주게 된 것이다!
비교의식은 분명히 내 중심적 사고 방식이 가져오는 병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더 잘나야 하고, 내가 더 가져야 하고, 내가 더 유명해 져야 하고… 모든 것이 나, 나, 나 이다. 그런 나의 욕망 가운데 나보다 더 잘나고 더 가지고 더 능력있는 사람을 보면 시기심이 발동하는 것이다. 그래서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하나님은 이러한 비교의식에서 시달리지 않도록 공동체를 허락하셔서 “내”가 아닌 “우리”로 만들어 주시고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로 살아가게 배려해 주신 것이다. 성경에 심지어는 아내를 “돕는 베필” 로 주셨다고 한 것을 보면 공동체의 원조인 가정의 관계도 서로 돕고 섬기고 사랑가운데 살아가라는 창조원리 임이 분명하다. 부디 비교의식이 아닌 진정한 공동체 의식이 우리의 가정과 교회와 사회를 지배해서 모두가 행복한 가운데 살아가길 간절히 소망한다.
<김태훈 목사(새누리 선교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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