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동맥류(腦動脈瘤ㆍcerebral aneurysm)는 뇌혈관이 약해지면서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기에‘뇌 속 시한폭탄’이라고 불린다. 뇌동맥류가 갑자기 터지면 뇌와 척수 사이의 거미줄처럼 생긴 공간(지주막 아래)에 혈액이 스며든다(지주막하 출혈). 지주막하 출혈이 되면 30~50%가 목숨을 잃는다. 환자의 50%가 40~60대 여성이다. 고혈압ㆍ가족력이 있거나, 40대 이상 여성이라면 정기검진으로 뇌동맥류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최석근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뇌동맥류에 대한 강한 압박감을 갖고 병원에 오는 분들이 많은데 겁먹지 말라”고 했다. 최 교수는“치료법이 없을 때 괴로운 것이고 뇌동맥류는 조기에 발견하면 혈관 내 시술과 수술을 함께하면 치료 성적이 좋다”고 강조했다.
◇직립 보행의 고등동물만 앓는 질환
뇌동맥류는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고 그 정체를 완전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더 어렵다. 뇌동맥류는 인간처럼 직립 보행을 하는 고등동물만이 갖고 있는 병이다. 뇌 속에 있는 동맥 벽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면서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른다. 혈관 벽에 새로운 비정상 공간이 만들어지면서 추가적인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사람이 비교적 젊은 나이에 갑자기 급사하는 비운을 맞았다면 크게 두 가지의 경우를 추측할 수 있다. 하나는 심근경색이고 다른 하나가 뇌동맥류 파열이다.
심근경색은 비교적 유병률이 높고, 그 원인으로 과로ㆍ술ㆍ담배ㆍ스트레스ㆍ고혈압 등 위험 요소가 심장에 무리를 주면서 발병하게 된다. 다만 뇌동맥류 파열은 심근경색만큼 유병률이 높진 않지만 정말 건강한 사람에게도 예고 없이 닥치기 때문에 위험하다.
어느 순간 부푼 혈관이 터지면 심각한 뇌 손상이 생겨 목숨을 잃게 된다. 뇌동맥류 환자의 20% 정도는 파열 후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기도 한다. 따라서 뇌동맥류는 혈관이 터지기 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동맥류는 파열 전까지 특별한 이상이나 증상이 없어 알아채기 어렵다. 다만 최근에는 뇌 자기공명영상(MRA) 촬영까지 포함하는 정기검진을 할 때가 많아져 수많은 비파열성 뇌동맥류를 발견해 조기 치료가 늘고 있다.
뇌동맥류가 파열될 가능성은 1년에 5% 미만에 불과하다. 하지만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지주막하 출혈의 대부분(75~80%)의 원인이 된다. 게다가 다양한 합병증으로 30~50% 정도가 사망하고 예후도 좋지 않다. 뇌동맥류 파열은 남성보다 여성이 1.5배 정도 더 많다.
◇클립결찰술ㆍ코일색전술 등 치료
뇌동맥류 치료는 클립결찰술(개두술)과 코일색전술로 나뉜다. 클립결찰술(수술)은 문제가 되는 부분을 확실히 제거하므로 재발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다. 코일색전술(시술)은 다리 혈관을 통해 관을 넣어 치료하는 방법으로 일차적으로 고려하지만 동맥류 모양에 따라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진 않는다.
클립결찰술은 정상적인 뇌를 직접 파헤치면서 수술하는 것이 아니라 뇌 속에 안전한 공간을 마련해 뇌동맥류에 접근하기에 뇌가 거의 손상되지 않고 수술 후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낮다.
이형중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최근에는 두피를 최소한으로 절개하는 수술을 시행하므로 수술 상처도 작고 회복 기간도 크게 줄었다”고 했다. 클립결찰술은 뇌동맥류의 목 부위가 넓거나, 재발ㆍ합병증 위험이 높거나, 환자가 젊거나, 뇌내출혈ㆍ뇌실내출혈ㆍ수두증이 동반되면 뇌 심부보다 표재(表在) 부위에 생겼을 때 주로 시행한다.
코일색전술은 대퇴동맥으로 관을 삽입한 뒤 미세 도관(카테터)을 넣어 뇌혈관까지 도달해 뇌동맥류 안에 백금 등으로 만들어진 특수 코일을 채워 넣어 혈류를 차단하는 시술이다.
특수 코일을 뇌동맥류에 넣어 채우면 피가 유입되지 않아 터지지 않게 된다.
최근에는 그물망(스텐트)이나 풍선을 이용해 코일색전술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추세다. 코일색전술은 뇌동맥류의 목 부위가 좁거나, 머리 뒷부분(후순환계)에 생겼거나, 고령이거나, 다른 질환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주로 시행한다. 특히 다발성 동맥류가 있거나, 척추동맥-기저동맥에 동맥류가 발생했거나, 혈관 연축 등으로 동맥류 부근 혈관이 좁아졌을 때 클립결찰술보다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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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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