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샌 점심시간이 다시 즐겁고 기다려진다. 직장인들에게 점심은 단순히 한 끼를 해결하고 오후 업무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전하는 신체적인 필요성 그 이상의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동료나 외부사람과의 교제를 통해 서로 정보와 아이디어를 교환할 수 있다. 수다를 떤다고 해도 좋다. 특히 기자에게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기사 아이디어도 얻고 제보도 받을 수 있는 등 업무의 중요한 연장선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같은 즐거움이 없었다. 지겨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비드19) 사태로 인해 오랜 기간 투고만 가능할 때는 사무실이나 차, 길가에서 허겁지겁 한 끼를 해결해야 했고 기자도, 외부사람도 만남 자체를 서로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투고 음식은 하도 먹어 이제 질렸다. 외식은 역시 식당에서 직원의 서비스를 받고 제대로 먹어야 제격이다.
백신 접종이 빠르게 확산되는 만큼 코로나 확산은 수그러들면서 캘리포니아도 빠르게 경제 재개 확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경제 재개 등급이 ‘오렌지’로 완화되면서 오렌지카운티는 지난 1일부터, LA 카운티는 오는 5일부터 소매업체들과 샤핑몰 수용인원 제한이 해제되고 식당들의 실내영업은 50%까지 가능해지는 등 비즈니스들이 사실상 정상영업 수준에 근접하게 됐다.
그렇다고 방심은 금물이다. 실제로 타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지금은 ‘뉴 노멀’(New Normal), 언택트(Untact·비대면) 시대다. 어쩌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박멸되지 않고 우리 인류와 함께 오랜 기간 공존할지도 모른다. 변종이 매년 발생하면서 매년 독감 백신을 새로 맞아야 하는 것처럼 앞으로 코로나 백신도 매년 맞아야할지도 모른다.
지난 1년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 모두 새로운 경험을 했다. 미국은 근대 20세기 들어 1929년~1939년 대공황(Great Depression), 1973년과 1974년의 석유파동, 2008년~2012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비롯, 크고 작은 경기침체와 위기를 겪었지만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은 그 본질부터 다르다. 경제를 넘어 사회와 문화, 스포츠, 종교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쓰나미같이 우리 모두를 덮쳤다.
경제학자들은 경제측면에서도 코로나 팬데믹이 미국 건국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미 역사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분류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를 뉴노멀로 정의하고 있다.
사태가 심각했던 만큼이나 전 도널드 트럼프와 현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처 또한 전무후무하다.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고 있다’는 표현처럼 개인을 위한 1,2,3차 경기부양금과 렌트·모기지 유예조치 및 보조, 연방 실업수당 추가 지급, 실업수당 비과세 등 다양한 정부지원금이 시행되고 있다. 기업들도 연방 중소기업청(SBA)의 급여보호프로그램(PPP)을 비롯해 여러 재난대출과 그랜트가 지급되고 있고 대다수 기업들은 이같은 대출에 대해 75%에서 거의 100%까지 탕감혜택이 주어지고 있다. 여기에 각 주와 카운티, LA 시정부도 세입자 퇴거 유예, 소상공인 지원책, 저소득층 렌트비 보조 등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기자가 아는 한 식당 지인의 말이 기억이 난다. 처음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커서 막막했지만 언론과 한인단체의 도움, 유튜브 등을 통해 공부하고 정보를 얻으면서 정부가 주는 모든 지원 프로그램을 수령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좋은 크레딧과 체계적인 기록 확보, 정직한 세금보고의 중요성을 실감했다며 이제는 매출을 100% 꼬박꼬박 보고한다고 강조했다. 지원금도 증명할 수 있는 매출과 세금보고 등 제대로 된 서류와 기록이 있어야 제대로 받을 수 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통해 사업가로서 한층 더 성숙해지고 미국의 세무, 회계, 법률 시스템에 대해 공부하고 배우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이 제약을 주는 점도 분명 많지만 반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새로운 네트웍과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시련과 고통이 우리 모두를 단련시켰고 더 강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이를 알고 인지하거나 인정하고를 떠나 분명한 사실이다.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없고 실패는 성공의 아버지라는 말을 다 시 한번 새기자. 우리가 겪었던 고통과 경험은 앞으로 우리를 절대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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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부국장·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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