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공석이 된 미셸 스틸 의원의 OC 제2지구 수퍼바이저 자리를 놓고 지난 9일 보궐 선거가 치러져 캐틀리나 폴리 후보(코스타 메사 전 시장, 민주당)가 비교적 큰 표 차이로 승리했다.
이번은 보궐 선거이기는 하지만 이 자리를 민주당이 차지하기는 1894년 이후 10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새 역사를 썼다. 그동안, 이 지역구에서는 거의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현실이 된 것이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우세한 이 선거구는 존 무어락 전 수퍼바이저(공화당)와 접전을 예상했지만, 개표 첫날부터 캐틀리나 폴리 후보가 월등하게 앞서면서 싱겁게 끝나버렸다. 결과는 폴리 후보 43.77%, 무어락 31.46%로 12%포인트 가량 차이 났다.
OC 선거 관리국에 의하면 이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들은 전체 투표의 48.2%(캐트리나 폴리 당선자 43.77%, 자넷 라파포트 4.25%), 공화당 후보는 51.98%(존 무어락 31.46%, 캐빈 멀둔 11.57%, 마이클 보 8.95%)를 각각 얻었다.
이 결과를 토대로 보면 공화당 단일 후보가 나왔다면 이번에도 당선 가능성이 있었다고 예측할 수 있다. 이 구역은 공화 유권자가 38%, 민주 33%에 비해서 5%포인트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공화에 유리한 형국이었다.
실질적으로 패배한 존 무어락 후보 측은 3명의 공화당 후보가 출마해 표를 갈라놓은 것이 낙선의 주 요인으로 분석했다. 바꾸어 말하면 공화당끼리 싸워서 민주당이 어부지리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선거에서 민주당(2명)과 공화당 후보(3명)의 합산 득표는 단지 3.78% 포인트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히스패닉 등 소수 민족 유권자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예전에 비해서 OC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했다고 볼 수도 있다.
어쩌면 ‘공화 철옹성’으로 통해온 헌팅튼 비치, 뉴포트 비치, 실비치, 로스 알라미토스, 코스타 메사, 사이프레스. 파운틴 밸리, 스탠튼 등의 도시들이 포함되어 있는 이 선거구에도 민주당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신예 정치인’ 캐틀리나 폴 리가 100여 년의 장벽을 깨트리면서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도 5명 중에서 2명이 민주당이 되었다. 덕 채피 수퍼바이저(제 4지구)가 풀러튼 지역에서 당선되면서 민주당 인사가 처음 진출한 후 이번이 2번째이다. 오랜 세월 완전히 공화당이 장악해온 수퍼바이저 위원회에 민주당 파워가 강해진 셈이다.
만일에 임기가 내년까지인 리사 바틀렛 현 수퍼바이저(제 5지구, 공화당) 자리 마저 민주당이 차지할 경우 민주 3, 공화 2명으로 완전히 뒤집히게 된다. 이 지역구는 알리소 비에호, 대나 포인트, 라구나 비치, 라구나 힐스, 라구나 니겔, 라구나 우즈 미션 비에호, 샌클리멘트 OC 남부 해안가 도시들이 포함되어 있는 또 다른 공화당 우세지역이다.
이런 상황인 만큼 민주당은 내년 선거에서 이 선거구에서도 승리를 간절히 원할 것인 반면 공화당 입장에서는 벼랑 끝에 놓인 수퍼바이저 위원회의 파워를 놓지 않기 위해서 사활을 걸 것이 분명하다.
작년 선거에서 미셸 박 스틸(공화당)과 영 김 의원(공화당)이 연방하원에 당선되어 한때 맥을 추지 못했던 OC 공화당에 힘을 불어넣기는 했지만, ‘지역 사령관’이라고 할 수 있는 수퍼바이저 위원회 파워를 민주당에 빼앗기면 공화당의 미래가 점점 불투명해 진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오렌지카운티에 민주당 유권자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형국에서 ‘큰 흐름’을 공화당이 되돌려 놓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비교적 인구수가 많은 대도시에 해당하는 샌타애나 와 어바인 시의회는 민주당이 벌써 장악하고 있다.
그나마 마지막 보루하고 할 수 있는 OC 수퍼바이저 위원회도 공화당이 어느 기간 동안 파워를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머지 않아 민주당에 역전당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수퍼바이저 보궐 선거는 그 전초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0여 년을 장악해온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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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기 OC지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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