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국채금리가 또다시 급등한 여파로 큰 폭 하락했다.
25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59.85포인트(1.75%) 하락한 31,402.0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6.09포인트(2.45%) 급락한 3,829.3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78.54포인트(3.52%) 추락한 13,119.43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지난해 10월 말 이후 가장 큰 하루 하락률을 기록했다.
시장은 미 금리 상승세와 주요 경제 지표를 주시했다.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완화적인 발언을 내놨지만, 미 금리 상승세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파월 의장은 전일 하원 증언에서 물가 목표 달성에 3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상당 기간 완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를 재차 밝혔다.
파월 증언 이후 반락하는 듯했던 금리는 이날 다시 급등했다. 미 국채 10물 금리는 1.5%도 뚫고 올라섰다. CNBC는 10년 금리가 장중 순간적으로 1.6% 위로 치솟기도 했다고 전했다.
경제 회복 가속과 물가 상승 전망이 금리에 꾸준한 상승 압력을 가하는 중이다. 여기에 이날 실시된 미 재무부의 국채 입찰이 결과가 부진했던 점도 금리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경제 전망이 개선된 점을 고려하면 현 수준의 금리 상승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나왔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경제 전망을 고려하면 미 국채 10년 금리의 상승은 적절하다(appropriate)"고 말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채권 금리 상승에 대해 아직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역사적 기준으로 보면 금리는 여전히 낮다"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기저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당분간 잠잠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물가 우려를 다독였지만, 금리 상승세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금리가 과격하게 오르면서 고평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증시의 불안도 심화했다.
특히 미 국채 10년 금리가 S&P500 지수의 배당 수익률인 약 1.48%를 넘어선 점이 불안을 가중했다. 위험자산인 주식의 배당 수익률이 안전자산인 국채 금리보다 낮다는 것은 투자 매력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의미인 탓이다.
이날 발표된 주요 경제 지표는 양호했지만, 금리 상승의 근거로 인식되며 주가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11만1천 명 감소한 73만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84만5천 명을 대폭 밑돌았으며 지난해 11월 말 이후 가장 적었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 잠정치도 전기대비 연율 4.1%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시장 예상치 4.2% 성장에는 소폭 못 미쳤다.
또 상무부는 1월 내구재수주 실적이 전월 대비 3.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 1.0% 증가를 큰 폭 상회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전일 100% 이상 폭등한 게임스톱 주가가 18.6%가량 또 올랐다. 다만 장중 주당 약 180달러까지 올랐다가 100달러 부근까지 미끄러지는 등 변동성은 극심했다. 게임스탑 등 개인투자자들이 몰린 일부 종목의 변동성은 시장 전반의 불안감을 촉발했던 바 있다.
이날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기술주가 3.53% 급락했다. 금리 상승 수혜 분야로 꼽히는 금융주도 1.81% 내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미 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이 지속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 시장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국채금리 변동에 지속해서 긴밀하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나스닥은 지속해서 하락세를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투자자들은 리츠나 필수소비재, 금융 및 유틸리티 등으로의 전환을 선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5% 반영했다. 한 달 전에는 0% 반영됐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5.38% 폭등한 28.89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