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사는 동안 중력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중력이 없다면 사과나무의 사과는 땅으로 떨어지지 않고 하늘로 치솟을 것입니다. 땅에서 끌어당기는 중력에 의해 사과는 항상 땅으로 떨어집니다. 중력이 없다면 우리는 땅에 발을 딛지 못하고 공중에 둥둥 떠다닐 것입니다. 그게 만유인력의 법칙입니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는 단지 물리적인 중력만 있는 게 아닙니다. 정서적, 감정적인 중력이 더욱 인간에게 큰 영향을 줍니다.
누가 나에게 싫은 소리를 하면 기분이 나쁘고, 무시당하면 속이 상합니다. 억울한 일을 당하면 한을 품고 원수 갚고 싶은 생각이 본능적으로 듭니다. 그게 정서적 감정적인 중력입니다. 우리는 매일 매 순간의 삶에서 정서적, 감정적 중력의 영향을 받으며 삽니다. 인간으로 세상을 사는 이상 그 중력을 거부하며 살기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가 하나 등장합니다. 매일 매 순간 마주치는 그 정서적, 감정적 중력을 철저히 거부하고 거슬러 살아야 한다는 귀찮고 짜증 나는 임무가 신앙인에게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누가 뺨을 때리면 다른 쪽 뺨을 더 때리라고 돌려 대주고, 누가 겉옷을 갈취하려고 하면 속 옷까지 벗어주고, 억지로 오리를 가라고 하면 웃으면서 십리도 가야 합니다. 원수가 주리면 먹이고, 목마르면 마시게 해야 합니다. 원수를 갚아도 시원찮을 일인데 왜 그런 수고를 해야 합니까?
더욱 힘든 것은 나의 등 뒤에서 칼을 꽂은 그 꼴 보기 싫은 원수를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해야 합니다. 도대체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원수를 용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당키나 한 소리입니까?
그래서 우리는 예수의 제자라고 소리치지만 늘 감정과 정서적 중력에 지배를 받으며 삽니다. 화나면 소리치고, 억울한 일을 당하면 원수 갚을 기회를 노립니다. 가능하면 자신을 드러내어서 남들을 무시합니다. 겸손은 쓸데없는 인생의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편하면 이웃이 피해를 입든 말든 신경쓰지 않고 철저히 이기적으로 삽니다. 기도를 열심히 하지만 그 기도의 내용도 언제나 잘 먹고 잘살기를 바라는 욕심을 채우는 도구일 뿐입니다. 희생하고 헌신할 때도 자신을 드러낼 기회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신앙은 상상 속의 허구가 되고, 하나님의 말씀이란 저 먼 나라의 전설이나 우화 같은 것이 되고 맙니다.
우리는 늘 그런 부조리하고 모순된 인생을 운명처럼 살다가 가야 합니까? 그건 결코 아닙니다. 우리는 분명히 이 땅의 감정적, 정서적 중력을 벗어나 천국의 중력에 따라 살 수가 있습니다. 그를 위해 예수님께서 자신을 부정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지 않으면 누구도 나의 제자가 될 수 없다고 하신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매 순간 마주치는 감정적, 정서적 중력을 벗어나서 천국의 질서와 중력으로 살아갈 수 있는 비결입니다.
1. 세상의 중력이 아닌 천국의 중력으로 사는 자들이 마주치는 첫 번째 관문은 억울함을 당할 때 거슬러야 하는 감정적 중력이 있습니다. 부조리한 세상에서 억울한 상황에 내몰린다고 해도 하나님의 정의를 믿으며 이 세상의 중력을 거스르고 끝까지 천국의 중력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2.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당할 때 거슬러야 할 감정적 중력도 있습니다. 세상의 성공과 쾌락의 개념으로는 결코 따를 수 없는 것이 예수의 제자의 길입니다. 바로 중력을 거스르는 신앙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십니까? 우리가 가야 할 신앙의 길은 희생과 자기 비움과 낮아지는 겸손의 길이라는 것을. 생명 있는 신앙은 현실의 모순과 사람들의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자기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
3. 누구나 자기 정당성을 주장하고 세상에 보복하기 위해 어떤 거짓도 기꺼이 저지르는 인간 본성의 중력을 거슬러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인간의 본성은 억울한 일을 당하면 비겁하게 절반의 진실을 가지고 군중을 선동하여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것이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중력의 법칙입니다. 누구든지 나의 불평과 원망에 동조하는 사람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러나 신앙의 생명은 중력을 거스르는 능력에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진실을 말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사람의 큰 능력이고 은혜입니다. 중력을 거스르는 신앙으로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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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근 목사 (새크라멘토 한인장로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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