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금리의 가파른 상승세가 다소 진정된 데다 대규모 재정 부양책에 대한 기대는 유지되면서 상승했다.
12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0.00포인트(0.19%) 상승한 31,068.6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58포인트(0.04%) 오른 3,801.1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6.00포인트(0.28%) 상승한 13,072.43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 국채 금리 동향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 차기 정부의 부양책 등을 주시했다.
최근 미 국채 금리가 큰 폭 오르면서 증시의 긴장을 키우고 있다.
그동안은 금리 상승이 경제 및 물가 전망의 개선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증시에 이렇다 할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금리 상승이 가팔라지면서, 저금리의 혜택을 누린 것으로 평가되는 고성장 기술주들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 금리가 상승하면 주가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한층 커진다.
특히 연준 내에서 올해 말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이 가능하다는 발언이 꾸준히 나오는 등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서도 추가 통화보다는 긴축 가능성으로 시장의 관심이 옮겨가는 중이다.
이날 장 중반까지만 해도 국채 금리가 급등를 이어가면서 증시도 불안했다.
하지만 미 국채 입찰에서 강한 수요가 확인된 점 등으로 금리가 반락하면서 주가지수도 반등에 성공했다.
미 국채 10년 금리는 장중 1.18% 위로 올랐다가 장 후반 1.13% 수준으로 내려왔다.
이날은 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도 대체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이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올해 말 경제가 강해도 통화정책을 변경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향후 2년 동안 물가가 지속적인 2%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완화적인 통화정책 지속을 뒷받침하는 전망이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물가가 예상보다 빨리 오를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으면서도,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지속해야 한다는 견해를 표했다.
조 바이든 새 행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으로 경제를 지지할 것이란 기대는 여전하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오는 14일 '수조 달러' 규모의 부양책 윤곽을 공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발표될 미국 기업들의 4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이란 전망은 증시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반면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사당 점거 사태 등 정치적 혼란이 대형 소셜미디어(SNS)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시장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민주당이 임기가 며칠 남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면서 여야 간 갈등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민주당은 다음날 하원에서 탄핵안 표결을 강행한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탄핵 추진이 "엄청난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반발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금융주가 1.06% 올랐다. 규제 부담이 커진 커뮤니케이션은 1.5% 내리며 불안했다. 기술주도 0.43%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채용공고는 652만7천 명으로, 지난해 10월의 663만2천 명보다 줄었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은 12월 소기업 낙관지수가 95.9로, 전월의 101.4에서 하락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조사한 전문가 전망치 100.0을 밑돌았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미 금리가 지속 상승하면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셀 인베스트먼트의 제럴드 피츠패트릭 글로벌 채권 담당 대표는 "통제 불능의 채권 매도세가 나온다면 경제의 다른 부문과 증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하지만 금리 상승에는 결국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11% 하락한 23.33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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