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새로운 해가 시작되었다. 나는 새해가 되면 해야 할 일들과 하고 싶은 일들의 목록을 적어놓고 실행할 것을 결심하곤 했다. 그 목록들이 참 다양했다. 그들중 어떤 것들은 실천하며 이루기도 했지만 많은 것들은 작심삼일로 끝나거나 용두사미가 되었다. 아예 시도 않한 것들도 있었다. 올 새해에도 나는 다시 결심했다. 단 예전처럼 많은 것들이 아닌 두 가지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하나는 좀 더 감사하리라는 결심이다. 살아오면서 원치 않는 삶의 가시들이 상처를 주고 아프게 할때면 나도 모르게 원망하거나 불평하는 습관이 있었다. 나를 힘겹게 했던 환경과 식구들에 대해, 지인들에 대해, 나아가 주님께 대해 불평 불만과 격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헌데 돌이켜보니 사람과 환경은 간혹 나를 힘들게 했어도 하나님은 전혀 그런 분이 아니셨다.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는 늘 크고 따스했다. 바라는 바를 이루면서 삶의 자리가 행복, 풍성할 때뿐아니라 뜻대로 이룬것 없이 부족하고 아프고 힘들 때에도 주님 사랑은 각별했다. 주님은 때에 따라 돕는 은혜, 맞춤형 은혜를 내게 값없이 공급해 주셨다. 주님께 충성하고 헌신할 때에 은혜를 주셨고 그렇지 못할 때에도 은혜 베푸셨다. 야고보의 말처럼 온갖 좋은 은사와 온전한 선물이 위에 계신 빛의 아버지로부터 하염없이 내려왔다.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믿음 좋고 간증거리가 많고 겸손 온유한 자가 결코 아니다. 자타가 인정하는 보통사람이고 보통목사이다. 그럼에도 인생여정 여기까지 오고 또 한 해를 맞이한 것은 전적으로 ‘주님 은혜이다’ 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아니 ‘내 삶에서 성공이라 일컬어지는 일들중 하나라도 은혜이외의 것이다’ 라고 달리 말할 근거가 없다. 해서 주님 은혜에 더욱 감사하며 그것에 빚진 자로 올 한해를 살아가겠다고 다짐한다. 혹 의지가 연약해 다짐대로 살지 못하고 어느시점에 변덕 심술이 생겨날런지 모르겠지만 감사에의 결심은 꼭 지켜내고 싶다. 감사 하노라면 믿음이 좀 더 깊어지고 인격도 좀 더 나아지겠지 기대해 본다.
또 다른 결심은 좀 더 주님과 가까이 하리라는 것이다. 나는 예전에 소유, 재물, 지식, 자리, 건강, 성공, 명예등을 두루 소망했다. 허나 대부분 얻지 못했고 이루지 못했다. 그럴 때마다 아쉽고 안타까왔다. 헌데 그렇다고해서 인생과 삶이 크게 흔들리거나 요동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니 이루지 못함에서 기인한 안타까움도 사라졌다. 그것은 예수님 때문이다. 그분은 내가 인식하던 못하던 내 안에 계셔서 나의 생명, 소망, 꿈이시며 힘, 에너지, 삶이 되셨다. 감사하게도 나는 모태신앙자였고 그 믿음은 현재 진행형이다. 물론 그런 일은 없겠지만 혹 주님께서 당신 말에 불충하고 불성실한 나를 심판하시고 무관심의 골짜기로 유기시켜려 해도 나는 주님께 악착같이 달라붙어 살려주십사 매달릴 것이다. 주님께 특별 호의를 보장받으려고 이런 말을 하는게 아니다. 나의 영성, 지혜, 능력, 언변, 위치등은 딱히 내세울 것이 없다. 현대 전자매체들을 다루고 조작함에 뒤쳐진 나이 이고 풍채가 좋은 젊은 목회자들에 비해 외모도 별로이다. 그러기에 나에게 누구보다도 예수님이 필요해서 하는 말이다. 이전 부터도 지금도 앞으로도 나에게서 예수님을 제외하면 나는 정말 아무 것도(nothing) 아닌 보잘 것없는 존재(nobody)이다. 주님으로 인해서만 나는 의미있는 존재(somebody)가 된다. ‘애써 모은 재물을 잃으면 작은 것을 잃어 버리고 긴 세월 쌓아온 명예를 잃으면 큰 것을 잃어 버리고 육신의 건강을 잃으면 거의 전부를 잃는다’는 말이 있다. 예전에 크게 아파보면서 건강의 소중함을 정말 실감했었다. 헌데 재물, 명예, 건강의 중요성 외에 한가지를 덧붙인다. “우리 모두에게 예수님이 없다면 땅의 것은 물론 하늘의 것도 잃는다” 라고.. 올해는 성경을 좀 더 가까이 하고 기도시간도 늘려 가면서 주님과의 친밀함에 주력해야겠다고 다짐한다.
금년은 신축년으로 소 띠 해이다. 성경에서 소는 하나님께 바쳐진 제물로 언급된다. 이 소의 해에 내 몸을 산 제물로 드리며 살아가야겠다.
<임택규 목사 (산호세 동산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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