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주총을 통해 본 한인은행 이사진 현황
▶ 총 51명 평균연령 65.2세… 여성 13·비한인 10명 차지
지난 12월 9일 열린 US 메트로 은행 주주총회를 끝으로 남가주에 본점을 두고 영업하는 6개 한인은행들의 2020년 주총 시즌이 끝났다. 올해 주총에서도 일부 이사진이 퇴진하고 신규 이사가 등재되는 등 인적·수적 변화가 있었다. 올해 각 한인은행 주총에서 공개된 프락시 등 은행 자료를 토대로 6개 한인은행 51명 현직 이사진의 현황과 주식 보유 및 총 보수 규모 등 현황을 분석한다.
■이사 총보수 10만달러 훌쩍 넘어
올해 프락시에 따르면 많은 이사들이 지난해 이사 선임료(retainer fee)와 스탁옵션 등으로 받은 총 보수 규모가 10만달러에 육박하거나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에 2~4회 전체 이사회 및 소위원회에 몇 시간 참석하면서 받는 보수가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대다수 일반 은행 직원보다 높은 것이다. 이사들은 또 회사 출장 시 여행 경비와 함께 의료보험, 생명보험 혜택 등도 받는다. 여기에 정기적으로 받는 무상 주식 그랜트와 스탁 옵션, 연말 선물까지 받고 있다. 한인은행 이사직에 대해 ‘꿈의 직장’ ‘귀족 이사회’라는 지적이 여전히 나오는 이유다. 또 일부 이사의 경우 이사장이나 행장과의 친분 등으로 선임된 ‘보은성 인사’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미주 최대 한인은행인 뱅크 오브 호프의 경우 각 이사의 총 보수가 10만달러 대에 달한다. 황윤석 수석독립이사와 고석화 명예이사장은 지난해 각각 16만5,000달러와 14만5,000달러 보수를 받았다. 뱅크 오브 호프 이사는 기본적으로 매월 6,000달러, 연 7만2,000달러 이사 선임료를 받는다. 이사장과 명예이사장은 기본 선임료 외에 각각 연 4만8,000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각 소위원위 소속 이사의 경우 기본 선임료 외에 연 1만8,000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자산규모 제2 은행인 한미은행 이사들도 지난해 총보수 규모가 10만달러를 훌쩍 넘었다. 일반 이사는 연 4만8,000달러 선임료를 기본적으로 받는다. 이사장은 연 2만4,000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소위원장은 연 1만달러에서 1만2,000달러, 소위원회 소속 이사들은 연 2,500~5,000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퍼시픽 시티 은행은 이사장이 연 7만2,000달러, 일반 이사는 연 5만4,000달러를 받는다. CBB 은행의 경우 이사에게 기본 선임료로 연 2만4,000달러가 지급되고 이사장과 감사 및 대출 위원장은 연 1만2,000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또 전체 이사회에 참석할 때 마다 1,000달러, 소위원회에 참석할 때 마다 250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오픈뱅크의 경우 이사장이 연 8만4,000달러, 이사들은 연 6만달러를 기본적으로 받는다. US 메트로 은행 이사들은 연 4만8,000달러 선임료를 기본적으로 받는다.
한편 당연직 이사인 행장 또는 간부 이사의 경우 봉급과 스탁옵션 등을 받기 때문에 이사 보수는 따로 지급되지 않는다.
■전문성 확보·1세대와 2세대, 비한인 이사 간 조합은 과제
한인은행 이사들의 경우 전통적으로 창업 이사 또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지분 이사’들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뱅크오브호프와 한미은행 등 상장 대형은행을 필두로 한인은행들은 이들 창립 이사들의 은퇴·퇴진과 함께 이사진 전문화 차원에서 금융·회계·재정 분양 전문가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뱅크 오브 호프의 경우 전체 이사 13명 중 비한인 이사 4명과 황윤석, 두진호, 김준경 이사 등 사외이사가 전체 이사진의 절반을 넘는다. 한미은행의 경우 유일한 창립멤버 이사였던 노광길 이사장이 지난해 주총을 끝으로 은퇴하면서 비한인 이사 3명과 한인 이사 6명 등 9명 이사진이 모두 사외이사로 분류되고 지분율도 모두 1% 미만으로 미미하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비한인 및 전문직 사외이사들이 증가하면서 장기간 이사로 있으면서 보유 주식에 힘입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창립 이사들 간의 조화 및 반목과 불화를 최소화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고 지적한다. 대다수가 1세로 한국어가 편한 투자 이사들은 한인 커뮤니티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반면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다. 또 이들 대다수가 사업가 출신이다 보니 금융 전문성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반면 영어가 더 편한 한인 1.5세와 2세, 비한인 사외 이사들은 나름대로 분야별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만 한인 커뮤니티에 대해 상대적으로 잘 모를 수밖에 없다. 일선 한인 지점장들과 론 오피서들은 이들 일부 사외 이사들이 식당과 리커, 세탁소와 카워시 등 한인 1세 소매 비즈니스에 대해 잘 모르거나 중요성을 인식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다양한 배경과 인종의 이사진 구성이 많은 장점이 있지만 과제도 앉고 있다.
■평균 나이 65.2세, 남성이 전체 75% 차지
6개 한인은행의 현직 이사는 총 51명으로 지난해의 56명에 비해 5명이 줄었다. 6개 한인은행 평균 이사 수는 8.5명로 집계됐다. 뱅크 오브 호프가 13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한미은행이 9명, 퍼시픽 시티 뱅크와 오픈뱅크가 각각 8명, US 메트로 은행 7명, CBB 은행이 6명의 이사를 두고 있다.
전체 51명 이사진의 평균 나이는 65.2세이며 이중 최고령 이사는 US 메트로 은행의 레오나드 러시필드 이사가 79세, 가장 나이 어린 이사는 뱅크 오브 호프의 데이지 하 이사로 45세다. 은행 별 이사진의 평균 나이를 보면 오픈뱅크가 68.8세로 가장 높고 이어 뱅크 오브 호프(68.2세), CBB(67세), US 메트로(65.5세), 퍼시픽 시티(62.7세), 한미은행(57.9세) 순이었다.
한인은행 이사진은 여전히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전체 이사 51명 중 남성이 전체의 74.5%인 38명에 달하며 여성 이사는 13명이다. 그러나 13명 여성 이사 중 당연직 이사인 여성 행장 3명(바니 이, 조앤 김, 민 김 행장)을 제외하면 일반 여성 이사는 10명으로 줄어든다.
한인은행 이사 중 비한인 이사는 총 10명으로 전체의 19.6%를 차지하고 있다. 비한인 이사는 뱅크 오브 호프가 4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한미은행 3명, US 메트로 은행에 2명, CBB 은행에 1명이 각각 있다. 반면 퍼시픽 시티 뱅크와 오픈뱅크는 비한인 이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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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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