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선거에서 LA 시의회 4지구 재선에 아쉽게 성공하지 못한 데이빗 류 전 시의원이 앞으로도 커뮤니티를 위해 꾸준히 일하겠다고 밝혔다. <박상혁 기자>
지난 2015년 LA 시의회 165년 역사에서 최초의 한인 시의원 당선이라는 역사적 이정표를 기록했던 데이빗 류 전 시의원. 그는 해외 한인사회 최대 한인 밀집지이자 미국 제2도시인 LA에서 만 39세의 젊은 나이로 시의회에 입성해 미주 한인 이민 역사 112년 만에 정치력 신장사의 한 획을 그은 인물로 평가된다. 류 전 시의원은 기성 정치인들의 기득권에 맞서는 ‘아웃사이더’임을 자처하며 주민들의 민의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며 일해왔다. 실제로 초선의원임에도 불구하고 동료들의 만류에도 시의회에서 ‘LA시 정치후원금 개혁 조례안’을 최종 통과시키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지난 11월3일 선거에서 아쉽게 재선에 성공하지 못한 류 전 시의원은 “앞으로도 꾸준히 커뮤니티를 위해 일하겠다”며 시의회를 떠나는 소회와 향후 계획을 밝혔다. 다음은 류 전 시의원과의 일문일답
-선거 이후 어떻게 지냈는지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아 정신없이 바쁘게 지냈다. 먼저 그간 저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보좌관들의 새로운 일자리를 구해주는 일이 급선무였다. 대학원을 진학하거나 휴식기를 취하고자 하는 5명을 제외한 18명 보좌관들의 새로운 일자리를 구했다. 시의회 내에서 저희 사무실 보좌관들이 워낙 일을 잘 한다는 사실이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여러 곳에서 러브콜이 있었다.
다음으로 4지구의 새로운 시의원으로 당선된 니디아 라만 의원에게 업무에 대한 인수인계를 해야했다. 현재 진행 중인 지역 사안들에 대해 기록을 남겨 전달했다. 저와 함께 일하던 보좌관 2명이 라만 의원 사무실에서 일하게 될 예정이어서 인수인계가 비교적 수월했다.
-선거에 대한 아내 레지나 윤씨의 반응은
▲아내 또한 선거 결과에 실망하고 슬픔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해졌다고 했다. 선거 이후 제게 여유가 생기자 아내가 몇 주 전에 ‘드디어 남편이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는데, 그 말을 듣고 슬프기도 했다. 아내는 결혼 이후 줄곧 저의 곁에서 선거 준비를 돕고, 바쁜 삶을 살았다. 사실 정치인 당사자 보다도 정치인의 가족들이 더 힘겹다. 당사자들이야 자신이 원해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정치를 하며 따라오는 힘든 순간들을 견디면 된다. 하지만 가족들은 정치인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겪어야 하는 어려움이 너무나 많다.
좋은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워라밸’이라는 개념은 아예 없다고 봐야 한다. 깨어있는 시간 내내 일을 해야지 만이 주민들을 위한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때 가족들이 희생해야 하는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정치인들의 이혼율이 특히 높게 나타나는 이유다. 그래서 저는 정치를 하고자 하는 후배들이 질문을 해오면 ‘가족들과 사전에 상의를 했는지’에 대해 먼저 묻는다. 정치는 가족들의 끝없는 희생과 지지가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정치인의 아내로 살아준 아내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만약 자녀가 미래에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한다면
▲너무 힘든 길이라는 것을 알기에 처음 그런 말을 들을 때 ‘아차’ 싶을 것 같긴 하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지원해줄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원하는 일을 하고 살아가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에게 많은 경험을 시켜주고, 아이가 최종적으로 원하는 일을 정하게 되면 부모는 지지해줄 뿐이다.
-임기 중 가장 뿌듯했던 업적은
▲노숙자 셸터 완공, 최대 18주 유급 출산휴가, 칠드런 세이빙 어카운트(CSA) 등을 비롯해 LA시 부정부패 척결 문제 해결을 위한 개발업자 후원금 규제 조례안을 통과시키기까지 주민들을 위해 많은 이들을 했다는 점이 뿌듯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뿌듯하고 의미있는 일을 택하라고 한다면 ‘주민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했다’는 사실이다.
처음 시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때 제가 내세웠던 캐치프레이즈가 ‘당신들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였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실제로 귀 기울여 듣고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들을 앞장 서서 해결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었다. 당선 이후 첫 2년 동안은 지역구 주민들과 500번이 넘는 미팅을 했다. 보좌관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주민들의 이야기를 전달받은 게 아니고, 직접 주민들과 통화를 하거나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집중했다. 저의 지역구 사무실은 늘 주민들을 향해 열려 있었고, 소통에 앞장서기 위해 그 어떤 정치인 보다도 노력했다고 자부한다. 그 점이 저에게 가장 기억에 남고 의미 있는 일이다.
-가장 아쉬운 일이 있다면
▲아무래도 아직 끝내지 못한 일들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어떤 한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조례안을 상정하고 통과시켜, 법으로 발효돼 주민들의 삶이 실제로 바뀌는 데까지는 짧게는 6개월 길게는 수년이 걸린다. 때문에 벌려놓고 마무리하지 못한 일들이 많이 있다. 끝까지 매듭을 맺지 못하고 시의회를 떠나야 하는 점은 아쉽지만 후임 시의원이 잘 해주리라 믿는다.
-향후 계획은
▲사실 기회가 있으면 휴식기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줄곧 해왔다. 시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브레이크 없이 여기까지 달려왔다.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부인에게 지금까지 밀린 남편 역할도 제대로 하고 싶고, 2세 계획도 진지하게 세우고 싶다.
장기적으로는 커뮤니티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계획 중이다. 시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하게 됐던 가장 큰 이유도 지금까지 나라에게 받은 걸 그대로 돌려주고 싶다는 일념 때문이었다. 처음 미국으로 가족들과 이민 와서 힘들게 살았던 시절을 늘 기억하고 있고, 당시 여러 방면으로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도 잊지 않고 있다. 누군가의 도움이 있었기에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 때문에 늘 지역사회에 제가 받은 만큼 돌려주고 싶다는 열망이 제 마음에 가득하다. 우선은 비영리단체에서 일할 예정이고 사업도 구상 중에 있다. 조만간 공식적으로 소식을 알리겠다.
-한인사회에 전하고 싶은 말은
▲한인 분들께서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셨는데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다. 지난 11월3일 선거에서 지역구 내 한인 주민의 70% 이상이 투표에 참여하셨다. 이는 이제까지 지역구 내 한인 투표율의 최대치다. 많은 한인들이 힘을 실어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층인 22~44세의 표심을 잡지 못해 낙선하게 됐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고, 후회는 없다. 앞으로도 다른 방식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도우며 살겠다. 다시 한 번 감사했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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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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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4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hey, get a real job! we are all glad that you didn't reelected. you suck.
외 요번에 시의원 선거에서 떨어진이유가무엇일까 잘생각하고 앞으로무엇을하든지 잘하시오
첫 한인 시의원으로써 왕성한 활동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