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 X'를 통해 ‘화성 독립선언'을 내놓았다. ‘스페이스 X'는 최근 화성이 자유 행성이라는 내용을 담은 위성 인터넷 이용 약관을 고객들에게 배포하고 지구에 의존하지 않는 자급자족의 화성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의지와 관련 지구에서 쏘아 올린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향후 화성에서 제공한다는 법적 구성을 설명했다고 한다. 황당한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이런 또라이적 발상이 지금의 전기차를 발전시켰고 앞으로도 발전될 가능성이 높다.
몇 해 전에 지인의 소개로 경기도 화성에 땅을 조금 매입했다. 미국에 살고 있지만, 한국에 살고 싶은 마음에 땅을 매입한 뒤로는 한국에서 살 수도 있다는 구체적인 계획들이 조금씩 싹트고 있는게 사실이다. 하필 내가 산 땅이 화성이고 머스크의 화성 입성이라는 말들이 나를 자극하는 것은 이주라는 공통어이기 때문일까? 그러기에는 너무 먼 세상 이야기 같지만, 나처럼 나라를 바꾸어 산 사람들에게는 그리 먼 이야기도 아닐듯 해 이런 글을 쓴다.
나와 우리 가족의 첫 발은 신기함 그 자체였다. 뭐든 처음의 설렘은 그 짜릿함의 강도에 따라 기억의 저장창고에서 오래 기억되고 되새김질할수록 진해진다는 거 누구나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나의 첫 이주 또한 머스크의 화성처럼 만만치 않았다. 서울에서 지방으로 이주를 한다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나라에서 나라를, 거기에 언어도 다르고 피부색도 다른 생판 처음인 나라에서 무얼 어떻게 아이들과 살 수 있을 거라고 겁도 없이 도전했는지는 그때로 돌아가 본들 답은 나오지 않을 것 같다.
미국의 첫 발이 그러한데 일론 머스크의 화성 입성은 어떤 의미를 주는 걸까? 나처럼 ‘그래 미국에서도 한번 살아보지 뭐'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된 삶의 변화만을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일까? 화성으로 여행을 간다는 당찬 계획을 세상에 발표하더니 이제는 2050년까지 100만 명을 이주를 시키고 더 나아가 인터넷 설치를 한다니… 그 가능성에 대한 설렘이 나에겐 상당히 크고 정말 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커진다. 2050년이면 앞으로 30년 뒤인데 100세 시대를 감안하면… 나에게도 기회가 없지는 않겠다.
화성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 중 하나이고, 수성과 금성과 같은 극단적인 환경의 행성들과는 달리 비교적 조용한 환경을 가진 행성이라고 한다. 중요한 건 지구 입장에서 볼 때 건조하고 중력의 힘이 약해 사람이 살 수 없다는 것인데 광합성을 하지 않는 식물이 우주 어딘가에 존재한다거나 몸이 물이 아닌 실리콘으로 되어있고 산소가 아닌 유황이나 탄소로 숨 쉴 수 있는 생명체가 없을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화성에서도 그러한 환경적 요인을 갖추기만 한다면 머스크가 꿈꾸고 있는 화성살이가 시작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내가 아무 준비 없이 한국을 떠나 이역만리 미국 동부 끝자락으로 여행 삼아 왔다가 정착해 버리듯 그 누군가도 아무 생각 없이 ‘화성이나 한 번 가보지 뭐' 하며 머스크를 따라 이주할지도 모른다.
지구의 그 누구도 화성 땅의 권리는 없다. 그 땅의 가격 또한 아무도 매길 수 없고 그저 그곳으로 먼저 간 사람 마음이다. 언젠가 화성 땅을 사고파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다. 그 사람들도 살 수 없음을 아는데 그런 가짜 페이퍼가 위안이 된다는 것이다. 내 땅이 있다는 마음 하나가 주는 든든함이 있다는 것인데 난 충분히 이해한다. 내 땅이 있다는 것에 위로가 되고 언젠가는 돌아갈 수 있다는 든든함이 땅이 주는 매력이다.
아이들은 지금에서야 이렇게 묻는다. ‘엄마 아빠는 어떻게 미국에 올 생각을 했어요?' 만약 자기들한테 언어가 다른데 중국이나 스페인에서 아이들과 살라고 하면 절대 가지 못했을 거라며, 그런 곳에서 자신들을 키워내신 부모님께 존경의 뜻을 보낸다며, 그리고 이제 자신들이 크고 성장한 배경이 미국이라는 곳에서 이민 1세대의 아픔을 몸소 느끼는 중이라며 호들갑을 떠는 모습에서 ‘내가 그랬었나?' 살짝 뿌듯해진다.
멀지 않은 미래에 내 땅 화성에서 이렇게 쓰고 있을지 모르겠다. “미국에서 화성으로 이민 온 김지나입니다. 화성으로 놀러 오세요."
<
김지나 / 엘리콧시티, MD>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