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에서 아시안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NBC 출구 조사에 따르면 아시안 유권자의 63%가 바이든 후보에게 투표했으며 31%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다.

이민, 건강보험, 환경, 총기규제 등의 이슈를 선점한 민주당이 이번 대선뿐만 아니라 이미 지난 7번의 선거에서도 아시안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쿵플루’나 ‘차이나 바이러스’ 등 외국인 혐오, 차별적 발언으로 아시안 유권자들의 표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자초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인사회 여론은 이러한 조사와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다수를 차지하는 보수성향의 한인들은 여전히 공화당에 투표했으며 교회에서는 낙태나 동성애 문제 등을 이유로 지난 대선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주변에서 만나는 한인들도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거의 양분된 것처럼 보였는데 이번 출구조사에서 한인들의 정치성향을 민주당 지지라고 단언하기에는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반응이다.

이번 대선 출구조사에서 아시안 유권자의 63%가 민주당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전체 유권자의 3%에 불과해 오차범위 내의 지지율로 아시안 유권자들의 정치성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한 출신 국가별로 서로 다른 성향을 보이고 있는 만큼 같은 ‘아시안’으로 싸잡아 판단하는 것에도 무리가 따른다.
일례로 인도계나 중동계는 민주당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난민으로 미국에 온 베트남계는 사회주의를 피해 미국에 온 쿠바 이민자들과 마찬가지로 공화당 성향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어느 국가 출신자가 보다 많이 출구조사에 참여했는지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번 NBC 출구조사에 대해 카식 라마크리슈난 AAPI 데이터 설립자는 “출구조사 응답자가 제한적인 만큼 결과도 불규칙하게 나타났고 또한 출구조사가 영어로 진행됨에 따라 응답자의 대부분이 미국에서 태어난 2세들이었다”며 “이들의 아시안 정체성은 이민 1세들과 다른 왜곡된 결과를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화당 다수인 베트남계에서도 2세들의 경우에는 반(反)트럼프 성향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최근 흑인인권운동(BLM)이 확산되면서 인종과 상관없이 이에 동참하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

라마크리슈난 대표는 “이번 출구조사가 아시아 유권자들의 정치성향을 대변하기 보다는 인종적 편견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폴 옹 UCLA 연구교수는 “지난 1992년부터 축적돼온 출구조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아시아계 성장과 변화를 파악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