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뉴스나 신문을 보면 온통 미국 대선 이야기로 도배되고 있다. 사람들이 몇 만 모이면 서로의 입장을 주장하며 우리 한인들도 열을 올리고 있다. 언제부터 우리 한인들이 미국 대선에서 이렇게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예외는 있지만 나이든 분들은 트럼프를, 젊은 세대는 바이든을 지지하는 것 같다. 집안에서도 세대에 따라 의견이 나뉘며 교회에서도 노년층과 젊은 층이 의견이 갈린다. 여기다가 우리나라 보수 진보까지 더하면 양상은 더 복잡해진다. 앞으로 세상이 어찌될지 불확실성의 시대인 것만큼은 틀림없는 것 같다. 코로나 사태는 또 어찌될 것인지, 미국은 과연 이 분열된 양상을 봉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새 대통령이 완전히 결정되어 취임할 때까지 사태를 조용히 관망하는 것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앞으로 미국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분도 있고 이제 미국은 끝났다고 극단적인 선언을 하는 분도 있으나 나의 짧지만 그래도 미국에서 수십 년을 살만큼 산 지혜로 보면 그래도 그럭저럭 미국은 잘 굴러가리라 생각해 본다. 어찌되어도 미국은 세계의 초강대국으로 위치를 가지고 있을 것이며 한국과의 관계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경제는 경제대로 코로나 사태는 그 나름대로 해결될 것이다. 우리 먹고 살기 바쁜 서민들은 여전히 바쁘게 일상을 살아갈 것이다. 잠시 폭풍우가 몰아치는 것처럼 보이나 솔로몬이 했다던 말 “이것도 또한 지나가리라” 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사람은 어떤 큰 일을 당하면 그 이후의 삶은 없을 것같고 극심한 고난을 당하면 이것으로 나의 인생은 끝이겠구나 생각하지만 그 일이 지나가고 세월이 흐르다 보면 그 또한 지나가버린 추억이 되는 것이다. 옛날 어른들이 흔히 말씀하시던 “세월이 약이야.” 라는 말이 얼마나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 우리 교회에 새로 등록하신 장로님은 타주에서 오셨는데 아버지 도 모르는 유복자로 태어나 어린 시절 온갖 고생을 다 하셨다. 남들 다 다니는 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하고 우여곡절 끝에 원양 어선을 타게 되고 수없이 많은 죽음의 역경을 잘 헤쳐나와 선장의 지위에 오르게 되었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강력하고 인자한 러더십으로 이끌어 일생을 성공적으로 마치신 분의 과거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너무 나약하게 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수성가하여 고생하신 분은 달라도 뭔가가 다르고 여유와 자신감이 있다.
세상이 어찌 돌아가도 우리는 마음의 평온을 잃지 말아야 한다. 성경에 보면 다윗왕은 젊은 시절에 한번 노년에 한번 가정일로 극심한 고통을 겪는다. 젊었을 때에는 의심 많은 장인 사울왕의 살해 위협을 피하여 도망 다니며 마음고생을 한다. 그러나 젊어서의 그 정도 고통은 노년의 고통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노년에 모든 것이 평안해야할 때에 아들이 이복누이를 강간하는 일을 당하고 급기야는 아들 압살롬이 반역을 일으켜 자기를 죽이려고 창끝을 겨누게 된다. 자식과 싸워 이겨본들 이긴 것이 아니며 져서 당하는 수치를 생각하면 죽지 못하는 것이 한이 될 법도 하였으나 그는 이 시기에 가장 아름다운 서정시를 써서 하나님을 찬양한다. 우리가 잘 아는 시편 23편이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 도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베푸시고 기름으로 내 머리에 바르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어떻게 극심한 고통 속에서 이런 아름다운 시를 지을 수 있을까? 동양의 성인 맹자는 부동심을 말하며 마음의 동요 없는 상태를 강조했으나 그가 과연 다윗왕의 처지에서도 부동심을 가질 수 있었을까? 절대자이신 하나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의탁하고 얻는 평화가 아니라면 그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나님은 하신다. 그 외아들을 우리에게 아낌없이 주실 수 있는 그분만이 우리의 모든 것을 품으시며 우리에게 근원을 알 수 없는 평강을 주신다. 우리는 하나님 안에서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는 법을 배우자.
<강순구 목사 (성령의 비전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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