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11시40분경 에버그린 노인아파트 거주 한인노인들이 아파트에서 제공한 버스를 타고 애난데일 소방서에 위치한 투표소로 들어서고 있다.
애난데일 소방서에 설치된 부재자 투표함. 3일 당일에도 일부 유권자들은 부재자 투표를 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함께 연방 상하원의원 선거가 동시에 진행된 3일 오전 버지니아 애난데일 소방서에 마련된 투표소를 다녀왔다. 투표장 앞 입구에는 공화당과 민주당 자원봉사자들이 자리를 잡고 투표를 하러 온 유권자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줬다. 또 한곳에서는 아시아단체에서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출구조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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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난데일 투표소
한인봉사자들 투표 안내
발열체크 없이 세정제만
트럼프 지지 우세한 듯
우태창 워싱턴한인통합노인회장과 실비아 패튼 전 워싱턴한인민주당 회장, 이현정 버지니아 주지사 아시안 자문위원 등 한인 자원봉사자들은 투표를 하러 온 한인들을 안내하고 투표에 대한 한인들의 질문에 답해주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애난데일을 지역구로 하는 데이빗 마스덴 버지니아주상원의원과 페니 그로스 메이슨 디스트릭 수퍼바이저도 애난데일 소방서를 찾아 한인 자원봉사자들과 환담을 했다.
발열체크는 하지 않았고 세정제는 투표소 내에 비치돼 있었다. 투표소 밖에는 부재자 투표함이 설치돼 있었고 내부에서는 예년보다 한산한 가운데 투표가 진행됐다.
현장 투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세였다. 상당수의 한인들도 트럼프 대통령에 표를 던졌다고 했다.
에버그린 노인아파트에 거주하는 김근욱(86세) 씨는 “얼마 전 경기부양 현금으로 1,200달러를 트럼프 행정부에서 받았다”면서 “여기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경기부양 현금 1,200달러 수표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개인 비즈니스를 하는 리처드 김(애난데일 거주) 씨는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으로서 안정적인 것을 원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투표장에서 만난 한 라티노는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에 반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 지지의사를 밝혔다.
볼리비아 이민자인 베티 모란리스 씨는 “쿠바와 베네수엘라 국가와 같은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국가에 강력한 정책을 펴는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 트럼프에게 한 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이민자들에게 잘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오바마 대통령때 많은 이민자들이 추방됐다”고 말했다.
마가렛 앤소니 씨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대외정책에 있어 다른 나라에게 이용당하지 않고 군사비 책정에 있어서도 제 목소리를 내도록 하고 있어 그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정책으로 중국을 대하는 것을 지지해 그에게 투표를 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버릇을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익명을 요구한 한 바이든 후보 지지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이란과도 싸우고 거짓말을 해 미국 시민이라는 것을 부끄럽게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싫어서 바이든 후보에게 투표를 했다”고 말했다.
<이창열 기자>
센터빌 콜린파월 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러 들어가고 있다.
센터빌 콜린파월 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 들어가자마자 직원이 투표를 하기 전, ID를 건네주고 본인의 이름과 주소를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만약 유권자 등록을 하지 않았을 경우 등록도 같이 해 주고 있다.
# 센터빌 투표소
한인 투표자 잘 안보여
홍보 당원들 수동적 모습
중남미계·백인들이 많아
특히 민주당 봉사자들은 스탠딩 안내판에 민주당 후보들의 이름을 적어 놓고 카메라로 사진을 찍게 해 투표할 때 혼동하는 일이 없게 안내를 했다.
민주당 홍보 봉사자인 스텔라 씨는 “오늘은 예전의 대통령 선거 투표날과 달리 매우 한산한 편”이라면서 “많은 유권자들이 코로나19 사태로 미리 조기투표, 우편투표를 많이 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도 예년처럼 줄을 서지는 않아도 꾸준히 유권자들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참을 기다리던 중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40대 후반의 한인남성을 만날 수 있었다.
조 바이든에게 한 표를 던졌다는 박경호 씨는 “미국을 위해 대통령이 누가 되든 전체적인 시스템의 변화는 없을 것 같지만 정책, 세금,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건강 문제, 경제 문제를 누가 슬기롭게 잘 대처하느냐가 관건인데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가 잘할 것 같다”면서 “바이든 후보가 동북아 문제에 있어서도 북한을 잘 이끌어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잠시 후 차에서 내리는 한 한인 부부를 만났다. 50대의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 부부는 둘 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했다.
부인 이 모씨는 “나는 기독교 신자로서 공화당은 기독교에서 중요시하는 동성애 인정을 반대하고, 낙태를 반대하는 점들이 나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하지만 대통령이 누가 됐든 미국이 바로 세워지길 바라는 마음에 오늘 한 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편 이 모씨 역시 “나도 같은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4년 연임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70대 한인 김 모씨는 “미국 시민으로서 투표는 의무이기 때문에 오늘 투표를 하게 됐다”면서 “내가 누구에게 한 표를 던졌는지는 말해줄 수 없지만 누가 됐든 지금 미국의 어려운 상황들이 잘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오전 11시, 또 다른 한인 밀집 지역인 페어팩스 그린브라이어 이스트 초등학교로 자리를 옮겼다. 센터빌보다 더 유권자들이 눈에 띄지 않았고 투표소 앞에서 홍보하는 민주당, 공화당 봉사자들도 수동적인 모습이었다.
투표소 안으로 들어가 보니 너무 한산했고 투표를 하러 온 사람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칸막이가 되어 있는 투표소에는 한 두 명이 전부였다.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데 예년과 달리 ‘I Voted’ 스티커도 없었고 그냥 손 세정제로 손 소독하는 것이 전부였다.
예상보다 한인들은 적었고 중남미계와 백인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
윤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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