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가 우여곡절 끝에 32년동안 이어진 월드시리즈 무관의 한을 풀었다. 이보다 더 극적일 수 있을까? 마치 한 편의 멋진 드라마를 본 듯한 기분이다.
LA다저스는 2020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최지만이 활약한 탬파베이 레이스를 3-1로 제압하면서 32년만에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거머쥐었다. 시리즈 전적 4승2패를 기록한 다저스는 구단 역대 7번째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다저스의 전설 타미 라소다 감독, 67년간 다저스 중계를 해온 빈 스컬리 아나운서, 1955년부터 1966년까지 다저스 투수로서 4차례 월드시리즈 제패를 이끈 일등공신 샌디 쿠팩스 등은 모두 90세 안팎의 노령으로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7번째 패권은 살아생전 이들의 ‘버킷 리스트’였는데 마침내 간절한 소원이 풀린 셈이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6월로 예정됐던 NBA 챔피언결정전이 10월로 밀리면서 LA팬들은 연고 팀들이 불과 2주 사이에 메이저리그와 NBA 우승을 모두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32년 전인 1988년에도 LA 레이커스가 챔피언결정전에서 디트로이트 피스턴스를 4승3패로 물리쳤고, LA다저스는 월드시리즈에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를 4승1패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올해 메이저리그는 코로나19 여파로 7월24일에 개막했고, 팀당 60경기의 단축 시즌을 치렀으며 경기 마지막날 다저스의 3루수이자 중심타자이면서 정신적 기둥인 저스틴 터너가 월드시리즈 6차전 도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그라운드를 떠나는 등 비상사태와도 같은 분위기속에서 일군 승리라 더욱 값지다고 할 수 있다.
다저스는 정규시즌 43승17패로 메이저리그 최고의 승률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LA시민뿐만 아니라 한인 팬들의 기대감을 한층 고조시켰다.
이번에는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기필코 LA로 가져와야한다는 다저스 선수들과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파이팅, LA시민들의 뜨거운 염원이 마침내 결실을 거두면서 오랜만에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며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청량제 역할을 해냈다.
다저스는 LA시민들에게 단순한 스포츠 팀 이상의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다저스가 바로 LA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지난 20여년간 박찬호, 최희섭, 서재응, 류현진 등으로 연결되는 코리안 빅리거들의 맹활약으로 한인사회와도 인연이 깊은 팀이다.
개인적으로 야구를 좋아해 다저 스테디엄에 가서 경기를 관람하는 것을 무척 즐기는데 올해는 TV로만 경기를 지켜봐야해 못내 아쉬웠던 참에 이번 월드시리즈 제패로 어느 정도 위안이 되었다. 다저스 매니아 제임스 이씨는 “다저스가 32년만에 우승한 것이 뛸 듯이 기쁘지만 그 자리에 류현진이 함께 했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다저스를 사랑하는 팬으로서 지난 2017년 10월31일 다저 스테디엄에서 치러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월드 시리즈 6차전 경기를 비싼 티켓 가격에도 불구하고 직접 가서 관람하는 호사를 누리기도 했다.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제패를 현장에서 지켜보겠다는 염원으로 구장을 찾아 3-1로 승리한 그날 경기를 관람하면서 다저스 팬들과 함께 승리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2018년 10월28일 보스톤 레드삭스와의 월드시리즈 5차전 경기 때도 구장을 찾아 승리를 염원했지만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톤 커쇼가 선발로 나온 경기에서 5-1로 패해 30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의 꿈을 접는 순간을 안타깝게 지켜봐야 했다.
LA다저스를 2017년, 2018년에 연이어 월드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분루를 삼키게 했던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는 ‘사인 훔치기’를 했던 팀이다. 휴스톤은 결국 ‘사인 훔치기’ 여파로 단장과 감독이 해임됐으며 보스톤의 알렉스 코라 감독도 경질됐다.
LA다저스가 ‘사인 훔치기’의 최대 피해자였다는 사실이 나중에 드러났으며 지난 1월15일자 LA타임스는 “애스트로스가 LA다저스를 속여 우승을 가로챘다”며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을 빈칸으로 남겨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저스는 억울했지만 마침내 2020년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등극함으로써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내고 팬들의 위로와 사랑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코로나 블루’로 지쳐있는 LA시민들에게 그나마 ‘다저 블루’(LA다저스의 상징색)가 치료약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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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특집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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