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부담스러운 것중에 하나가 본을 보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집안에서도, 직장에서도, 사회 생활에서도, 교회에서도 어느 곳에 있든지 그러하다. 특별히 기독교인 이라면 그 부담은 더욱 커진다. 교회 다닌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사람들은 다른 기준을 요구한다. 좋던 싫던 어쩔수 없는 사실이다. 어찌보면 불공평하게 느껴지지만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다. 목사는 더더욱 그러하다.
한 예를 들자면 얼마 전에 내가 집에서 교회를 가려고 아내와 함께 차를 탔다. 교회 까지 가는 데는 약 5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 짧은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그날 따라 차에 타자 마자 누구에게도 전화가 걸려 오더라도 운전중에는 받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그런데 왠걸… 차를 타고 조금 가자마자 전화가 걸려 왔다. 성도였다! 목사의 본능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성도의 전화이기에 당연히 받아야 한다. 그런데 아내는 극구 말리는 것이다. 교회 도착해서 리턴 콜을 하라는 것이다.
그러한 아내의 말을 무시하고 전화를 받았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순간에 내 옆을 한 경찰차가 지나 가는 것이 아닌가… 경찰차에 앉아 있던 경찰과 눈이 마주쳤다. 순간 전화기를 슬그머니 내려 놓았지만 이미 때는 너무 늦었다. 바로 옆으로 세우라는 명령(?)의 제스쳐가 보여졌고 즉시 차을 세우게 되었다. 경찰이 다가왔을때에 내가 한말 (번역), “내가 바로 저기 앞에 보이는 교회 목사인데 성도에게 중요한 전화가 와서 받은 것입니다!” 라고요… 그랬더니 경찰이 나를 노려 (?) 보면서 하는 말이, “목사는 법을 어길 권한이 있나보죠?”... 순간 나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창피함이 몰려 왔다. 결국 티켓을 받았다!^^ 그리고 티켓보다 무서운 아내의 말 한마디가 비수로 가슴에 꽃혔는데 바로, “그냥 티켓을 받지… 목사라는 말을 해서 본을 보이기는 커녕 더 욕을 얻어 먹네요… 쯧쯧…” 이었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내가 지난 주일 예배후에 야외에서 성도님들과 교제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지나가던 영어부 한 자매가 매우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목사님은 왜 마스크를 쓰지 않나요?” 라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사실 내가 보통 마스크를 쓰는데 지난 주일은 깜빡한 것이었다. 갑자기 물어보는 질문에 순간적으로 당황이 되면서 “내가 트럼프라서!” 라는 말이 툭 튀어나왔다! 분명히 어떤 정지적 색깔이나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라 순간을 모면하려는 구실이었다…^^ 그랬더니 그 자매가 웃으면서 그냥 지나갔다. 그리고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는데 몇 일이 지난 후 그 자매가 이메일로 아주 길게, 오목조목 설명과 더불어 호소(?)의 글을 보내 왔다. 한 마디로 제발 리더로서 본을 보여달라고… 순간 너무 부끄러웠다. 그리고 나는 그 자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 일부러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이 아니고 한 번 깜박한 것이라고. 그리고 내가 트럼프라고 말한 것은 농담이었다고… 어쨋든 본을 보이지 못한 것에 사과 했다. 그랬더니 자매가 자신도 오해를 했다고 오히려 나에게 사과를 했다. 결과적으로 오해는 풀렸지만 본을 보이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분명히 남들에게 본을 보여야 한다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부담이 아니라 예수 믿는 사람으로서의 거룩한 부담이다. 성경에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회에 보내는 편지에,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가 된 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 되라”라고 했다. 사도 바울이 건방지거나 교만하거나 자랑하면서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 그의 삶에서 예수를 닮으려고 몸부림쳤던 그것을 본받으라고 하는 것이다. 실제로 사도 바울 만큼 자신의 삶에서 예수를 닮으려고 노력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사도 바울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십자가의 복음이 그의 마음 중심에 있었고 영혼 사랑하는 마음이 차고 넘쳤기에…
그렇다! 단순히 본을 보이려 하는 것이 어떠한 율법적인 요소나 도덕적인 요소에서 비롯된다면 그것은 가식과 별 차이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진정으로 영혼을 사랑하기에 본을 보인다면 그것은 분명한 사명이요 나아가서 특권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어느 곳에 있든지 오늘도 나의 말과 행동이 많은 사람들에게 본이 되고 축복의 통로가 될 수 있도록 한 영혼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내가 되길 간절히 두 손을 모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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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목사 (새누리 선교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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