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미국 대법원이 여행 관련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북킹닷컴(Booking.com) 웹사이트의 상표 등록건에 관해 미 특허청의 판결을 뒤집는 결정을 내렸다. 앞서 미 특허청은 북킹닷컴이 관용표장 혹은 보통명칭(generic mark)이라는 이유로 상표 등록을 거절한 바 있다. 보통명칭을 상표로 신청할 경우, 한 생산자의 제품/서비스를 다른 생산자의 제품/서비스와 식별할 수 없기 때문에 상표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원칙에 의한 결정이었다.
일반적으로 보통명칭은 한 당사자가 먼저 사용했다는 이유로 독점할 수 없고 특허청에 상표로 등록할 수도 없다. 예를 들어 와인을 판매하는 업체는 ‘와인’이라는 문구를 독점할 수 없다. 와인을 파는 다른 업체들도 제품을 표시하기 위해 와인이라는 단어를 반드시 사용해야 되기 때문이다. 또한 관용표장은 한 단어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와인 제품에 ‘와인(wine)’도 관용표장이지만 ‘와인 컴퍼니(wine company)’ 역시 관용표장에 속한다. 같은 논리로 특허청은 보통명칭인 북킹(booking)에 인터넷 도메인 접미사인 닷컴(.com)을 붙인다고 해서 식별력이 부가되는 것이 아니라고 판결한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닷컴이 주는 일반적 의미보다 ‘북킹닷컴(Booking.com)’ 단어 전체가 소비자에게 주는 이미지에 중점적 의미를 부여했다. 이를 고려했을 때, ‘북킹닷컴’이 한 상품의 분류 목록이 아닌 상품의 출처(source identifying)를 나타내는 역할을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대법원은 북킹닷컴을 관용표장으로 보지 않고 상표로 사용 가능하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인터넷 사업체들이 브랜드 네임 결정시 중요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명칭 닷컴(.com 형식)상표는 소비자가 외우기 쉽고 검색도 쉬워 여러 전략적 이점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상표 및 도메인 네임 확보를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이 판결로 보통명칭 닷컴 형식의 상표가 무조건적으로 식별력 있는 독점 가능한 상표로 인정될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큰 오산이다.
다시 말해 닷컴 형식으로 된 상표를 사용하거나 특허청에 신청하더라도 즉시 상표 사용에 관한 독점권을 부여받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업체가 쇼핑닷컴(shopping.com)이라는 상표를 특허청에 신청시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인해 관용표장으로 거절될 가능성은 낮으나, 기술적 상표 (descriptive mark)로 분리될 가능성은 높다. 일반적으로 기술적 상표는 독점권을 부여하는 주등록(principal register)에 등록될 수 없고 보조등록(supplemental register)에만 등록이 가능하다. 보조등록에 등록된 상표는 등록 자체로 독점권을 입증할 수 없다. 따라서 제 3자의 유사한 상표 (예: ishopping.com, fastshopping.com 등) 사용을 현실적으로 저지하기 힘들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쇼핑닷컴과 같은 상표가 등록이 되려면 먼저 식별력 혹은 2차적 의미(secondary meaning)를 획득하고 입증해야 한다. 식별력을 획득하는 방법 중 하나는 최소 5년동안 지속적으로 그리고 단독으로 그 상표를 사용하는 것이다.
또한 참고할 점은 보조등록이라도 등록시 반드시 출원상표를 미국 내 사용하고 이를 입증해야 한다. 쇼핑닷컴(shopping.com)을 예로 들면 쇼핑닷컴을 단순히 도메인 네임으로 등록 및 소유한다고 해서 이를 상표로 사용한다는 증거가 되지 않는다. 쇼핑닷컴 상표 사용을 입증하려면 북킹닷컴(Booking.com)처럼 웹사이트 상단에 쇼핑닷컴(shopping.com)이 상표적 의미로 명확히 표기되어야만 한다.
상표에 관한 사전 전문지식이 없을 경우, 이번 판결 내용을 보고 닷컴(.com) 형식의 상표는 이제부터 독점하여 등록할 수 있다고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브랜드 네임을 준비하는 당사자는 반드시 사전에 충족해야 할 조건들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한다. 보통명칭 닷컴 형식의 상표를 등록하기 원한다면 두 가지 조건: 즉 (1) 5년동안 꾸준히 그리고 단독적으로 해당 상표를 사용해 식별력 혹은 2차적 의미를 획득하는 것과 (2) 올바른 상표 사용 (도메인 소유로는 부족)을 충족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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