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어느 대학에 지원할 것인가?
이 질문은 지금 대학지원을 준비하는 12학년생의 공통된 관심사다. 입시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과정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 대학에나 들어가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뭔가 자신이 관심이 있어야 하고, 그에 부응하는 이유가 존재해야 한다.
오로지 간판에 의존하거나, 겉보기에 괜찮은 것 같아 결정한다면 십중팔구 후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자신에게 잘 맞지 않는 대학을 지원리스트에 포함하고 지원서까지 작성한다면 시간과 노동, 그리고 돈의 낭비가 될 수 있다. 나 역시도 학생들을 지도할 때 희망대학 리스트를 서로 공유한다. 학생이 만든 리스트를 보면서 한 대학씩 장단점을 분석한 내용을 정리해 다시 학생에게 보내준다. 당연히 이 밑바탕에는 그동안 내가 봐 온 학생의 특성과 취향 등을 반영한 것이고, 여기에 합격 가능성에 대한 예상을 더한 것이다.
그리고 그 리스트에는 없지만 학생에게 좋을 대학들을 몇 개 제시한다. 왜냐하면 똑똑한 아이도 지원대학들을 결정하는 것을 보면 감정이 앞서거나, 대학의 명예를 따지는 모습을 쉽게 발견하곤 하기 때문이다. 물론 최종 결정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하게 된다. 그러고 나면 나는 그 대학들과 학생을 비교하면서 지원서 작성이나 에세이 등에서 강화해야 할 것들을 다시 정리해 알려주고, 그 대학들의 특성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학생이나 학부모들을 상대하다 보면 대학지원과 결정 과정에서 몇 가지 그룹을 발견하게 된다. 가장 흔한 그룹은 대학의 명성에 의존도가 높은 그룹이다. 또 다른 그룹은 명성을 존중하면서도 가장 실리적인 것을 찾는 경우다.
올바른 대학 선택은 자신에게 잘맞는 대학을 고르는 것이다. 학생이 좋아하는 공부를 할 수 있고, 원하는 과외활동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으며, 날씨나 환경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것이 잘 조화를 이룬다면 대학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고, 제때 졸업을 할 수 있다. 또 대학생활 속에서 여러 유익한 정보들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대학 졸업 후 플랜을 세우는 데도 자신감을 갖게 된다.
지원대학 리스트를 최종 정리하는 학생들을 위한 몇 가지 팁을 준다면 다음과 같다. 캘리포니아 거주자라면 우선 UC와 칼스테이트 계열 중 실력에 맞는 캠퍼스들을 결정해 놓는다. 두 계열 모두 한 지원서에 지원 캠퍼스들을 표기하면 되기 때문에 어려운 과정이 아니다. 그리고 난 뒤 사립대 지원리스트를 만드는데, 일단 희망 대학을 모두 적어 보도록 한다.
개인적 의견으로는 실력을 바탕으로 그에 맞거나 다소 높은 대학들과 반대로 조금 낮은 안정권 대학들을 포함시킨다. 그 다음 정말 입학하고 싶은 대학을 추려내도록 한다. 관심이 덜 가는 대학은 일찌감치 배제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난 뒤 남은 대학들의 장단점과 환경, 위치 등을 통해 순위를 매겨보도록 한다. 동시에 캠퍼스에 대한 평가도 곁들이는 게 좋고, 당연히 학비도 잘 따져봐야 한다. 또 각 대학들이 제공하는 전공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는 지도 확인하도록 한다.
이런 식으로 하면 어느 정도 지원할 대학 리스트가 압축되게 되는데, 이 리스트가 만들어지면 각 대학들의 신입생 프로파일을 통해 현재 자신의 실력을 기준으로 할 때 높은 지, 아니면 낮은 지를 구분할 수 있다.
높다면 도전적인 대학이 되는 것이고 낮다면 안정권 대학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중간에 해당되는 대학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꼭 생기는 질문이 몇 개 대학에 지원하느냐는 것인데, 여기에는 정해진 룰은 없지만 내 판단은 10개를 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도전적인 대학 3곳,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는 대학 3곳, 그리고 안정권 3 곳으로 나누는 게 보편적이다. 경험상 우수한 실력을 갖춘 학생들이 많은 대학에 지원서를 제출한다. 아이비리그 8개 대학을 비롯해 이에 버금가는 대학들까지 포함하면 금새 지원대학은 10여개 대학으로 늘어난다.
본인 선택인 만큼 이것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지만,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너무 많은 대학 지원은 그만큼 시간을 뺏기 때문에 알찬 결정을 통해 지원서를 탄탄하게 만드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미국에는 수천 개의 4년제 대학들이 존재하지만 자신이 들어갈 대학은 그 중 한 곳이다.
4년의 시간과 장래 커리어의 초석을 다지는 곳인 만큼 여러가지 조건들을 하나씩 따져보고 비교해 결정해야 후회가 없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핏(fit)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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