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오랜만에 글렌데일 갤러리아 샤핑몰을 방문했다. 아내가 메이시즈 백화점에서 온라인으로 구입한 신발이 맞지 않아 반품하기 위해서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활동 봉쇄(셧다운)로 그 넓디넓은 갤러리아 몰에서 문을 연 곳은 메이시즈와 타겟 등 몇 곳이 되지 않는다.
이유인즉 메이시즈는 출입구가 밖과 연결돼 있어서 영업이 허용되고 타켓은 식료품과 약 등을 팔면서 필수 업종으로 지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솔직히 메이시즈를 밖에서 바로 들어갈 수 있어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얼마나 낮아질지 모르겠다. 냉방을 위해 외부 출입문을 닫고 있어 결국 내부 공기가 순환되는데 말이다.
사정은 LA 한인타운 등 다른 샤핑몰도 마찬가지다. 외부와 연결된 출입문이 있는 업소는 영업이 허용되고 샤핑몰 내부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는 업소는 영업을 하지 못한다.
요식업계와 미용업계를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는 내부 영업 금지조치도 그렇다.
식당 내부 영업이 금지되고 대신 투고와 배달, 야외 패티오 영업만 허용되면서 한인 식당을 포함한 요식업계가 최근 경쟁적으로 야외 패티오 조성에 나섰다. 이같은 영업 제한 조치에 대해 정부는 실내에서의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더 높다는 논리를 제시한다.
기자는 최근 한 미국 대형 식당을 방문했는데 야외 패티오의 테이블이 생각보다 많고 사이사이 거리도 가까워 식사를 하면서도 좀 불안했던 기억이 난다. 테이블 숫자와 회전률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테이블을 배치하고 싶은 업주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몇 주간 남가주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 기자를 포함한 고객들은 식당에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해하면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음식을 먹었다. 반면 100명은 족히 앉을 수 있는 이 식당의 넓은 내부는 텅텅 비어있는 상태에서 에어컨만 돌아가 추울 정도였다.
이 식당 매니저는 “식당 내부에서도 충분한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수용 인원을 대폭 줄여 영업을 안전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야외 패티오는 무조건 되고 내부 영업은 무조건 안 된다는 정부의 조치를 솔직히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식당 웨이트레스는 “며칠 전 100도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 한 여성 고객이 어지럼증과 호흡 곤란을 호소해 앰블런스가 출동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 식당들의 경우 크기와 좌석 수에 따라 내부 수용 인원이 정해져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수용 고객을 기존의 절반이나 3분의 1로 줄이면서 영업을 허용한다면 요식업소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다. 특히 요즘 같이 더운 날씨에서 노약자와 어린이를 동반한 고객만이라도 식당 내부에서의 식사를 허용할 수는 없을까.
정부의 논리라면 필수 업종으로 분류돼 영업이 허용되는 은행 텔러나 마켓 캐시어들도 식당이나 미용업소 직원들처럼 외부에서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필수 업종은 무조건 내부 영업이 되고 식당과 미용실 등 업소들은 외부 영업만 할 수 있다는 것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 것 같다. 내부나 외부 영업 모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는 등 기본적인 방역 조치를 준수하는 것이다.
또한 식당의 패티오 설치 붐 속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존재한다. 업주들은 매출 감소로 힘든 상황에서 패티오 설치 및 유지비용과 함께 추가 인건비가 상당한 부담이라고 애기한다. 기자가 아는 한 식당 주인은 야외 패티오 설치비용으로만 수만 달러를 지출했다. 식당 뒷마당의 흙을 모두 파고 시멘트를 새로 깔고 간이 지붕까지 설치했기 때문이다.
식당 업주들은 주위 식당들이 모두 패티오를 설치하면서 패티오 설치 경쟁에 뛰어들지 않으면 고객유치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토로한다.
야외 영업이 현실적이지 않아서 결국 영업을 포기했다는 한 미용실 주인은 “월급만 받고 살아온 정치인들이 ‘이번 주 직원 월급을 줄 수 있을까, 다음 달 렌트를 낼 수 있을까’라고 고심하는 업주들의 마음고생과 사업체 경영의 어려움을 이해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물론 기자는 의사도, 의료전문가도 아니어서 이런 생각과 지적에 모순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또한 시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정치인들의 ‘충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하루 이틀에 끝나는 것도 아니고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비즈니스 업주들은 정치인들이 ‘탁상 행정’ 보다는 자신들의 결정이 비즈니스 업주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감안해 더욱 고심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한다.
<
조환동 부국장·경제부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11월에 바이든이 당선되면 태도가 표변해서 그렇게 반대하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사용도 즉각 허용하고 실내영업도 전반적으로 허용하리라 봅니다.
그느므 트 의 맘대로 결정한 코로나 방역지침이 많은 이들의 삶의 터전을 생을 직장을 나라를 말아먹는게 아닌가 큰 걱정입니다, 다른 나라들은 그래도 어느정도는 자유로운 경제 활동을 하는걸 볼수 있는데도 이 미쿡의 행정 지침은 아직도 마스크 하나 제대로 검사도 제대로 하질못하고 우왕좌왕 엉망진창이 되어 있으니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