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꺾이는 듯했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또는 코비드19)이 최근 재확산 일로에 있다. 이르면 9월, 늦어도 연말 안에 나온다는 코로나 백신 뉴스는 어느덧 희망고문이 돼가는 형국이다. 최근 유수언론에 인용된 백신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 백신 시중보급은 일러야 내년 중후반이 돼야 가능하고 그나마 근원적 퇴치가 아니어서 앞으로는 해마다 또는 환절기마다 독감 백신처럼 코로나 백신을 맞아야 할 것이라고 한다.
캘리포니아주에는 산불악재까지 겹쳤다. 지난 12일~15일 사이에 가주 여러 곳에서 동시적으로 또는 연쇄적으로 때린 마른하늘 날벼락으로 산간지대를 중심으로 산불이 일어나 23일 현재 걷잡을 수 없게 번지고 있다. 산에서 비교적 먼 주택가나 도심지도 산불연기로 뿌옇거나 불타는 냄새 등 때문에 문을 열어놓을 수 없을 정도다. 산간지역 거주자들은 긴급대피령에 따라 인근 안전지대 커뮤니티센터 등지로 대피했다. 리버모어 고성선원 원장 진월 스님도 그중 한명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북가주 한인사찰들은 각 사찰별 일정표에 따라 우란분절(백중) 기도 회향법회를 봉행했거나 봉행할 예정이다.
◇진월 스님 긴급대피 : 고성선원은 리버모어 남쪽 산꼭대기 바로 밑에 있다. 숲이 울창해 화마를 피하기 어려운 곳이다. 지난 18일 재난지역에 포함되고 19일 주민대피령이 발령됐다. 이에 따라 진월 스님은 리버모어 커뮤니티센터로 대피해 하룻밤 묵은 뒤 이튿날(20일)부터 SF여래사에 머물고 있다. 고성선원 진입로는 폐쇄됐다. 진월 스님은 23일 이 소식을 전하며 “고성선원 전화는 선로에 이상이 있는지 통화가 되지 않고 있으므로, 만약 그곳이나 진월 스님과 연락 소통하려면, 모바일폰(510-898-8510)이나 이메일(jinwollee@gmail.com), 또는 고성선원 홈페이지(www. go-sung.org)를 방문하고 SNS (facebook: jinwollee)를 통해 가능하다”고 알려왔다.
◇우란분절(백중) 기도 회향 : 여느 해 우란분절(백중)은 보통 양력 8월중순이다. 올해는 양력 9월2일이다. 음력 4월이 윤달, 즉 음악의 도돌이표처럼 음력 4월을 두 번 카운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부처님오신날 봉축법회와 하안거 입재 등 거의 모든 일정을 본4월이 아니라 윤4월에 맞춰 봉행했다. 우란분절은 돌아가신 부모님을 비롯해 조상님들을 천도하는 날이다. 또 이날은 석달에 걸친 하안거를 마친 수좌들이 산문을 나서는 날이기도 하다.
북가주 한인사찰 중에서는 길로이 대승사(주지 설두 스님)가 23일 일요 정기법회에 맞춰 백중기도 회향법회를 봉행했다(사진). 설두 스님과 신도 등 대승사 가족들은 7월5일 백중기도에 입재했었다. 8월23일 회향법회에서 참가자들은 설두 스님의 염불에 맞춰 차례로 임시법당 앞에 마련된 법단에 조상들의 천도를 비는 예를 올렸다. 설두 스님은 앞서 기도입재를 알리는 통지문을 통해 “세계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공포 속에서 살고 있지만...세상에 태어난 것은 반드시 멸하게 되어 있고...그 기간의 차이만 있을 뿐 그 차이는 내가 지은 업으로 결정된다”며 “자신의 모습을 살피면서 비우고 또 비우면 코로나 고통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른 사찰들도 23일 또는 30일 백중기도를 회향했거나 회향 예정이다. 다만 카멜 삼보사(주지 대만 스님)는 9월6일 오전 10시30분부터 조상님과 인연 영가님들을 위한 합동 천도재와 삼보사 창건주 이한상 거사 다례재를 함께 봉행한다. 대만 스님은 카톡과 이메일 등으로 이 소식을 알리면서 “시절 인연이 혼란하오니 불자님들께서는 멀리서나마 댁에서 기도동참 바랍니다. 천수경과 반야심경을 독송하신 후 염주를 돌리면서 :나무 아미타불: 염불을 108번 합니다. 그리고 법성계를 독송하면서 마치면 됩니다. 나무 아미타불!”이라고 안내했다. 한편 대만 스님은 제2차 3년결사 14개월째인 지난달 중순부터 결사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3주간 포도단식을 단행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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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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