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한 선배 목회자와 대화 가운데 조언 하나를 들은 것이 있는데 목사로서 너무 자신을 공개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유는 약점을 잡히게 되고 얕잡아보게 되고 그렇게 되면 목회자의 권위가 떨어지기에… 따라서 성도들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말을 다른 목회자나 심지어는 친척분들에게도 들은 것 같다. 분명 일리 있는 말이다. 그런데 나는 목회자로서 투명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지금까지 사역하면서 약점을 공개했다고 나를 무시하거나 얕잡아보는 사람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 (뒤에서 욕을 하는지는 몰라도...^^) 그렇다. 나에게 변함없는 목회 소신은 투명성과 진실성이 결코 목회자의 권위를 깍아 내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설령 아닌것을 그럴싸하게 포장해서 권위를 세운다 한들 과연 얼마나 오래 갈까… 사람들이 바보가 아니기에 분명히 알터인데…
투명함과 진실됨이 사람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고 그 가운데 자연스러운 권위도 세워진다고 생각한다. 실제적인 한 예를 들자면 최근에 내 생일이 되었다. 그리고 그 날이 바로 주일 이었다. 여느때 같으면 교회에서 성도들과 함께 생일 케익도 자르고 화기애애 하게 이야기도 나누고 교제도 할 터인데 코로나 판데믹으로 인하여서 모이지 못하기에 내 생일이 그냥 묻히게 (?) 된 상황이 온 것이다. 그런데 주일 예배 설교 중에 오늘이 내 생일이라고 공개하면서 무엇을 바라는 것보다 함께 하지 못하는 서러움과 아쉬움의 넋두리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반응이 실로 놀라울 정도였다. 한마디로 귀엽다(?) 라는 것이었다!^^ 보통 자신의 생일을 스스로 말하지 않는데 서슴없이 (?) 그렇게 말하는 목회자가 흉이 아니라 오히려 친근하고 진솔되 보이고 너무 좋다라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투명하고 진솔된 것이 더 큰 매력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평상시에도 성도들에게 종종 심심치 않게 듣는 말이 권위적이지 않아서 좋다라는 것이다. 절대로 내가 가볍다라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권위적이지 않지만 권위가 있어보인다는 말이다! 그렇다. 권위와 권위적인 것은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권위적인 것은 권위가 없는데도 권위를 행사하려는 것 아닌가… 권위는 바람직 한 것이지만 권위적인 것은 파괴적인 것이 아닌가… 목회자 뿐만아니라 부모로서 직장인으로서 사업인으로서 정치인으로서 권위가 있어야 하는 것이지 권위적이 되면 곤란한 일 아닌가…
권위는 투명성과 진실됨 그리고 섬김에서 오는 것이다. 왜 자녀들이 부모의 권위를 인정하는 것일까? 바로 부모의 헌신적인 섬김을 알기에… 권위는 내가 요구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강압적으로 밀어 부쳐서 되는 것도 아니고 철저히 희생과 헌신이 맞물려 나오는 섬김의 부산물이다. 정치인들도 그렇고 목회자들도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한 번은 친한 동료 목회자가 미국에서 있다가 한국에 있는 한 대형교회 부목사로 가게 되었다. 그런데 얼마 후에 들려온 이야기가 흥미롭다. 바로 새로 간 교회에서 다른 부사역자들에게 왕따가 된 것이다. 이유는 친구 목사가 미국에서 하던 식으로 성도님들을 헌신적으로 섬겼더니 성도님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이토록 권위적이지 않은 목사님은 처음이라고 하면서 다들 좋아해 주니까 다른 부사역자들에게 미운 털이 박히면서 왕따를 당했다는 실화다. 얼마나 한국에 있는 목회자들이 권위적이길래 당연히 섬겨야 하는 것을 보고 그리도 신기해 하고 좋아할까…. 씁쓰름한 웃음이 절로 나왔다.
성경에서 최고의 권위를 가진 분이 바로 예수님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한번도 스스로 자신을 높이거나 권위를 거론하지 않았다. 항상 낮은 곳에서 겸손히 섬기는 분이다. 하나님이신데 당연히 권위를 요구해도 아무도 무어라고 할 수 없는데 오히려 종처럼 섬겼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마가복음 10:45절) 라는 말을 하신 것처럼 예수님의 진정한 권위는 힘으로 누르려거나 압박해서 얻어진 것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섬김에서 온 것임을 알 수 있다.
코로나 판데믹으로 인한 어려운 시국에 집안에서, 교회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정치권에서 억지로 권위를 세우려는 무분별한 시도를 멈추고 진정한 희생적인 섬김을 통해 존경과 권위가 부어지는 행복한 인생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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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목사 (새누리 선교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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