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요즘 생각하지 않았던 전화들을 받곤 한다.
나를 거쳐간 학부모들 전화로 대부분 이번 가을 대학 2~3학년이 되는 자녀를 둔 경우다.
그동안의 안부를 주고 받으며 반가운 대화를 나누는 것도 잠시, 학부모들은 대학만 들어가면 한시름 놓을 줄 알았는데, 난데 없는 코로나로 자녀들이 집에 머물면서 이런저런 충돌이 끊이지 않는다는 하소연을 쏟아낸다.
어엿한 대학생이 돼 기숙사로 떠나 보낸 게 불과 몇 달 전인데, 코로나로 본격적인 독립생활 훈련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집으로 돌아온 자녀들이 장기간 집에 머물면서 크고 작은 이견에 부모들은 심한 피로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이다. 더욱이 온라인 강의로 인해 아이가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 것인 지, 그리고 대학에서는 제대로 학생들을 관리하고 있는 지 등 모든 게 엉망이 된 것처럼 보여지는 현실에 부모들은 속은 답답함이 쌓인다. 또 불과 몇 년 뒤면 곧바로 치열한 취업경쟁도 벌어여 하는데, 가뜩이나 코로나 사태로 경제가 엉망인 상황 속에서 과연 아이들이 제대로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지도 걱정이다.
한 어머니는 요즘은 자신이 한 마리 어미새 같다고 했다. 매일 밥 챙겨 먹이고, 필요한 식품과 물건을 구입해야 하는 것이 마치 날개를 퍼뜩이며 부지런히 먹이를 물어 나르는 새들과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사실 이 어머니의 말은 틀린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대학에 진학해도 부모의 역할은 끝이 없어서다.
경험상 아이들이 성장해 직장을 잡고 결혼해 실질적인 독립을 이룬다고 해도 부모는 항상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또 필요한 경우 물질적, 육체적 도움 제공을 마다하지 않게 된다. 아마 이게 부모의 어쩔 수 없는 인생살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현실은 현실이다. 그리고 이것 역시 뉴 노멀(New Normal)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부모들이 겪고 있는 상황은 아이들이 게으른 것도 아니도 코로나로 인한 환경의 변화 때문이다. 그리고 자녀들 역시 이같은 상황으로 스트레스를 받기는 마찬가지다.
평소 같으면 캠퍼스에서 수업에 참가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데, 마치 모든 것이 올스톱 된 것같은 현실로 인해 사회적 활동이 중단되면서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할 곳을 찾지 못하고, 비정상적인 생활환경에 본인 스스로도 힘들어 하는 것이다.
어째든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 관리와 계획이다. 비록 온라인 수업이지만, 강의 수강과 과제물 제출에 충실해야 하는 것은 기본 자세라 하겠다. 이 마저 소홀해 진다면 학점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다음 학기 때 캠퍼스에 복귀해도 힘든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대학과 연락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인턴십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요즘은 인턴십 역시 온라인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자신이 시간관리만 잘 한다면 유익한 시간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또 정상적인 학기와는 달리 자신이 조금만 노력해도 여유시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자신의 실력을 높일 수 있는 별도의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대학생 자녀를 부모의 기대나 눈높이에 맞추기 보다는 소통을 통해 수평적 관계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고교 때와 달리 대학물을 조금이라도 먹은 아이들은 이제 부모의 말에 순종하기 보다는 논리적인 대화를 추구한다. 부모의 지시나 요구에 대해 때론 자신의 생각을 강하게 표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처음 경험하는 부모들은 당황하기 마련이다.
아이들은 신체적으로나 지적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 즉 부모들도 이런 자녀의 모습과 변화를 조금씩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마냥 어린 아이 취급하는 것은 자녀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어 부모들에게는 오히려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어서다.
대신 자녀들에게 집에 있는 동안 일정한 책임과 의무를 분명하게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서로의 논리적인 대화는 자녀들로 하여금 이 정도의 요구를 수용하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어려보이는 아이들이지만 나름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도 이해해야 한다. 아이가 너무 느슨해지고 게을러져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선입견을 갖기 보다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지, 무엇이 힘든 지에 대해 서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빼놓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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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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