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7년, 급격한 기후변화와 병충해로 인류는 절대절명의 식량부족을 겪고 있다. 1년 중 300일이 넘는 모래 바람과 지구의 급격한 사막화가 이윽고 문명지구를 약탈경제라는 구렁텅이로 떨어트렸으며 그걸 통제할 국가의 기능은 남아있지 않다. 국가를 유지하던 공권력과 마지막 보루였던 군대가 이미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인류가 그나마 이룩한 과학기술마저도 다음 세대에게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잊혀져 가는 중이었다. 이는 영화 인터스텔라의 도입된 설정부분으로 이야기는 계속된다.
이에 살아 남은 지구의 과학자들은 지구와 닮은 행성을 찾기 시작하여 드디어 그 가능성을 다른 은하계에서 발견하게 된다. 문제는 다른 은하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22개월을 날아 토성 근처에 있는 웜홀을 통해야 비로서 다른 차원의 은하계에 있는 지구와 흡사한 행성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22개월을 우주선을 타고 가는 동안은 인체의 노화를 막기위해 냉동 수면에 들어가게 되며 웜홀은 마치 벌레 먹은 사과의 벌레가 지나간 터널처럼 우주공간과 차원 이동에 가장 유일하고도 빠른 방법이다.
게다가 그 웜홀의 진입은 블랙홀의 중력을 제어할 수 있는 중력방정식을 풀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중력방정식의 해법은 아직 요원하며 어쩔 수 없이 중력방정식은 아직 안 풀렸지만 인류의 단절을 막기위해 마지막 방법으로 500개의 배양된 인간 수정란을 시험관에 보관하여 새로운 인류의 재건을, 은하계 밖의 새로운 행성에서 시작한다는, 그 실낱같은 그야말로 절망적인 희망을 안고 우주로 떠나게 된다. 그건 지구상에 남아 있는 현생 인류가 모두 버려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잠시 여기서 이론적 토대로 두가지만 짚고 넘어가려 한다. 그 첫 번째는 이미 증명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로, 중력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우주선 속의 시간은 늘어져 천천히 간다. 그 우주선이 거의 빛의 속도라면 또는 중력의 힘이 블랙홀 정도라면 그만큼 우주선 속의 시간은 지구의 시간보다 천천히 간다는 뜻이다.
나머지는 차원의 이해이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점은 0차원이고, 점의 반복인 선은 1차원이며, 또 선의 반복인 면이 2차원이다. 그리고 면의 반복이 공간이며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이 된다. 여기서 시간이라는 축을 찔러 넣으면 그게 4차원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늘 시간은 과거에서 미래로 흐른다고 알고 있는, 고작 3차원의 세계에서 사는 우리가 4차원을 도통 느끼거나 알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러니까 높은 차원에서는 낮은 차원을 한 눈에 볼 수 있지만 낮은 차원에서는 높은 차원을 전혀 알 방법이 없다.
3차원 공간에서 주사위의 면을 볼 수 있는 최대치가 3면이지만 주사위의 6면을 동시에 다 볼 수는 없다. 꼭 6면을 한꺼번에 보려면 관측자가 최소 4차원으로 upgrade되거나 관측물인 주사위가 더 낮은 차원으로 downgrade가 되어야 하며, 즉 주사위를 면의 세계, 바로 2차원으로 전락시킨 이른바 펼친 그림인 ‘전개도’로 만든다면 3차원 속의 우리가 6면을 다 볼 수 있는 이치이다.
이제 그럼 다시 영화 속 우주이야기다. 인류의 재건을 위해 우주로 떠나는 전직 우주비행사인 아버지가 지구를 떠나면서 사랑하는 딸에게 이야기한다. 블랙홀 근처, 다른 차원 다른 은하계에서의 1시간은 지구의 7년과 같으니 만약 그곳에서 4시간만 지체해도 내가 다시 너를 지구에서 만날 때는 너는 이미 성장하여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어쩌면 아빠와 딸이 동갑내기가 되어있을 거라고….
그리고 어렵게 중력방정식의 데이타를 얻게된 아버지가 블랙홀에서 지구에 있는 딸에게 중력파를 이용하여 그 비밀을 알려주게된다. 차원을 넘나들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중력파밖에 없으므로 이미 11차원인 우주의 블랙홀에서 겨우 3차원 속 딸에게 그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동시에 넘나들며 드디어 중력방정식의 해법을 2진법인 모르스 부호로 가르쳐 주어 딸은 드디어 인류 구원의 중력방정식을 완성하게 된다.
이젠 피할 수 없이 우리 이야기다. 목하 여전히 세상은 코로나로 재난상황이다.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린 과연 어떻게 세상을 가늠하며 살아가야 할 지를 수많은 석학과 명망있는 정치지도자들이 제각기 말 하고들 있지만 그저 우리에게는 공허하고 방향만 난무하니 하위 차원에 머물고 있는 우리들은 낭자하게도 인수분해 당해 정말 모를 일이다 . 우리가 고작 3차원에 묶여있는 이유로 다가올 앞날에 대한 손톱만한 예상과 이해가 없어 참으로 쓸쓸한 일이 아닐 수 없듯, 고작 면의 넓이만 알고 있는 제곱의 세계가 부피를 담고 있는 세제곱의 세계를 차마 알 수 없듯 참으로 세상은 창세기만큼이나 적막하였느니라…라고 전한다.
김준혜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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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혜 / 부동산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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