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은 아니지만 가끔 아내가 목회에 대한 조언을 한답시고 지나치게 (내가 판단하기에는) 간섭, 다른 말로는 잔소리를 할 때가 있다. 그러면 참다 참다 한마디 던진다. ‘그럼 당신이 목회 한 번 해볼래?’ 라고… 목사의 마음을 당신이 어찌 알리요? 라는 핀잔이 암시적으로 깔려 있는 것이다. 물론 그런 반항적인 질문을 한 날은 저녁상이 차려지지 않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지만 말이다.
많은 경우 상대방의 입장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비난이나 비판의 말을 너무 쉽게 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보자. 코로나 팬데믹의 사태가 터진 이후 가장 확고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인물이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 소장인 79세의 앤서니 파우치라는 분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미국인은 절반도 되지 않는 조사 결과가 나온 반면 미국 국민 75% 가까이 보건 당국의 코로나 대응을 신뢰한다 할 정도로 파우치 소장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한마디로 인기 짱이다!
그런데 최근에 파우치 소장이 본인이 거짓말한 것을 실토했다. 바로 코로나 19 사태 초반에 마스크가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을 막는 효과가 없다고 쓰지 말도록 국민들에게 권장을 했는데 그것은 분명한 거짓말이었으며 이유는 병원에서 환자를 보는 의료진들이 먼저 마스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마스크 물량이 엄청 부족한 상태였는데 만약에 바이러스 전염을 막는 효과가 있다고 하면 아마도 바로 동이 나버리고 그렇게 되면 환자들을 돌보아야 하는 정작 가장 필요한 병원 의료진들이 사용할 수 없기에 어쩔수 없는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이런 실토를 들은 많은 사람들이 파우치 소장이 거짓말을 해서 코로나 사태가 더 악화되었다고 하면서 분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그분의 입장이면 정말 소장해먹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럼 당신이 한 번 소장 해볼래?” 라고 할 것 같다. 나도 그 기사를 읽으면서 순간적으로 그분을 원망했는데... 그런데 조금 더 생각을 해보니 오죽 했으면 그렇게라도 해서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들이 먼저 마스크를 사용하게끔 했을까...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었을까...
또 다른 예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지금 어찌 보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위치에 서 있을 것이다. 정부가 코로나 팬데믹 사태 수습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의 소리를 매일 들을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시발점이 되어서 인종 차별에 대한 시위가 연일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고 그것을 틈타, 강도, 약탈, 방화 등등 폭도들이 날뛰고 있다. 이러한 사태에 맞서서 대통령으로서 군사까지도 동원할 수 있다는 엄포를 놓으며 강경하게 대응하자 바로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전직 대통령 중에 한 사람이고 같은 공화당인 부시 대통령도 비난을 했고 심지어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마저도 비난에 가세를 하는 상황이 되버렸다. 또한 본인이 다니는 교회 앞에서 성경책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가 독재자의 모습이니, 종교를 자신의 정치 도구로 사용한다느니 등등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리고 몇 일 전에는 볼턴의 회고록이 나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는 사실들이 폭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물론 나의 상상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정말 리더 해먹기 힘드네! 그럼 당신이 한 번 대통령 해 볼래?’ 라고 하지 않을까? 일거수일투족 모든 것이 도마위에 올라가는 그 자리.. 툭하면 비난과 비판을 한몸에 받는 자리… 바로 지금 미국 대통령 자리가 가장 힘든 자리가 아닐까?
내가 어떤 정치적인 색깔이나 의도를 가지고 누구의 편을 들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기에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 단지 리더자가 참 힘들겠구나 라는 측은함이요 나아가서 건설적인 조언이나 대안이 있는 충고가 아닌 그저 비난과 비판으로 리더들을 몰아가는 것은 결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음을 깨닫지 못함에 대한 한탄이다.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내가 먼저 바뀌면 된다. 다른 사람들을 비판할 시간에 내 자신을 점검하고 바뀌어 간다면, 내 가정이 바뀔 것이고, 가정이 바꾸면 교회가 바뀔 것이고, 교회가 바뀌면 사회가 바뀔 것이고, 사회가 바뀌면 나라가 바뀔 것이고, 결국 세상이 바뀌리라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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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목사 (새누리 선교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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