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서 전달 확인하며 대북 인도적 지원 입장 직접 밝혀 주목
▶ “북한 무언가를 겪고 있어”…지원분야 예로 ‘새로운 검사’ 거론하기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 북한과 이란 등이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면서 기꺼이 도울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북 친서를 건넨 사실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북한의 김정은(국무위원장)에게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협조를 추구하는 친서를 보냈는가'라는 기자 질문에 "그렇다. 많은 나라에 대해…"라고 답했다.
이어 "많은 나라에 대해 그들이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과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물리치는데 있어 도움을 제안하는 서한을 북한과 이란을 포함한 나라들에 써서 보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고, CNN방송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대한 친서 전달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특히 곧 나오게 될 새로운 검사와 관련하여 아무도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을 갖고 있지 못하다"면서 '북한, 이란,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라고 거론한 뒤 "우리는 다른 나라들을 돕는데 열려 있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매우 심각한 시기이다"라며 "북한이 무언가를 겪고 있고, 이란이 매우 매우 강력한 무언가를 겪고 있다. 이란은 여러분 알다시피 이것(코로나19)과 관련해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이는 진짜로 북한, 이란, 그리고 많은 다른 나라들에 대한 따뜻한 손길(a glad hand)"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이 갖고 있는 문제와 관련하여 많은 나라와 협력하고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현재 140개 나라가 넘는다"라며 "그러나 우리는 북한, 이란, 그리고 많은 다른 나라들을 도울 것이며, 기꺼이 그럴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예로 '새로운 검사'를 다시 거론하며 기존의 어려운 방식이 아니라 혀 위에 면봉만 갖다 대면 되는 방식의 검사라고 설명했다.
앞서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1일 약 45분만에 코로나19를 감지해낼 수 있는 검사 키트를 긴급 사용 승인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검사'가 이를 가리켰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세계적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싸우는 외국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해왔느냐'는 질문을 다시 받자 "우리는 다른 나라들을 돕는다. 그리고 나는 도울 수 있어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우리가 북한, 이란, 그리고 다른 많은 나라를 포함해 사람들을 도울 것이라는 것을 알려왔다. 그렇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이란을 포함,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나라들을 포괄적으로 통칭하긴 했지만, 북미 교착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문제를 지렛대 삼아 북한에 지원의 손길을 내밀음으로써 대화의 끈을 이어가며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뜻도 담긴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특히 북한이 이달 들어 세 번째 발사체 발사 실험을 한 가운데 정상간 신뢰에 기초한 친서 외교를 재개, 코로나19 협력을 고리로 재선가도에서 북한발(發) 추가 악재가 불거지지 않도록 외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상황 관리 차원도 있어 보인다.
앞서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한국 시간으로 22일 새벽 담화를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서 북미 관계를 추동하기 위한 구상을 설명하고 코로나19 방역에서 북측과 협조할 의향도 표시했다고 밝혔다.
북한, 이란 등에 대한 인도적 지원 입장은 행정부가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밝혀온 방침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이라는 국내적 상황 돌파에 총력을 집중하는 상황에서도 친서 전달에 이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의사를 직접 밝히면서 코로나19 문제를 매개로 북미 대화의 동력이 마련될지 관심을 모은다.
이에 따라 북한의 반응이 주목되나, 북한이 그동안 발병이 없었다고 주장해온 점 등을 고려할 때 수락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 환자가 없었다는 북한 측 공식 설명과 달리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 미군 사령관도 지난 13일 화상 언론 브리핑을 통해 발병을 꽤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현지시간으로 22일 신년 연설에서 코로나19 확산과 관련, "미국이 여러 차례 전염병을 통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이를 거절했다"며 "그들이 제공하는 약이 바이러스를 이란에 더 퍼뜨리는 방법일 수도 있다"라고 지원 거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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