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7년 10월 초 흑해 카파항을 출항한 12척의 제노바 상선이 시칠리아 메시나 항구에 도착했습니다. 배 안에는 시신들이 나뒹굴었고 살아 있는 선원들도 검게 탄 피부에 흉측스럽게 고름덩어리가 달려 있었습니다. 배에 올랐던 항구 관리들은 기겁을 하고 빨리 떠나라고 재촉하였으나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선원들은 도착 후 모두 죽었고 배에 올랐던 사람들은 모두 병균에 감염되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항구에 매어 놓은 밧줄을 타고 배에 있던 쥐들이 상륙하여 유럽을 초토화시킨 흑사병이 퍼져나갔습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의 저주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흑사병은 신앙과는 관계없는 인간의 무지와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전염병이었습니다. 병을 옮기는 쥐벼룩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고 죽은 시신에서도 병균이 전염된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급속한 페스트의 전염을 막지 못했던 것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전혀 생소한 전염병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강 건너 불구경하던 미국도 발등에 불이 떨어져 우리도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인구 대비 발병율이 너무 높아서 심각한 상황입니다. 초기에 대처를 좀 더 잘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이란 영화로 아카데미 4관왕의 위업을 달성하여 전 세계의 찬사를 받던 것이 불과 며칠 전인데 지금은 전 세계 100개가 넘는 나라가 한국인의 출입을 막는 상황이 너무 속이 상합니다.
이것은 신앙의 문제라기보다는 삶의 문제이고 안전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도 벌써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특히 우리가 한국인이다 보니 혹시나 한국 교회에서 감염자가 나와서 교회가 비난의 온상이 되거나,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삼류 민족이란 비난을 받는 일이 벌어질까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많은 교회들이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교회를 폐쇄하고 있습니다. 걱정이 되어서 연락했던 많은 동기 목사님들은 전쟁이 난 것도 아닌데 교회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들 하셨습니다. 마음껏 찬양하고 자유롭게 예배를 드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이었는지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 한국은 IMF 때보다 더 힘들다고 합니다. 6.25 전쟁 이후에 가장 큰 위기라고 합니다. 아마도 앞으로 많은 기업들이 도산할 것입니다. 지금도 여행업계들은 줄도산을 하고 있습니다. 파산하는 개인 사업자들이 속출할 것입니다. 가난은 국가도 구제하지 못한다는데 사태 수습에 상상도 못할 재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조국의 위기를 돕기 위해 작은 힘이라도 함께 했으면 합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왜 우리가 한국을 도와야 하는지를 설명해 주십시오. 아이들이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으로 살아가지만 “너희 부모들의 나라가 지금 어려움에 있다. 너희 핏속에도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 너희들의 법적인 조국은 미국이지만 너희의 정서적 조국은 대한민국이다. 너의 얼굴이 바뀌지 않는 한 그건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 너희가 아무리 나는 아메리칸 이라고 외쳐도 너의 얼굴로 인해 이 땅의 사람 어느 누구도 너희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을 가르쳐주십시오. 그래서 너희가 도와야 한다고 가르쳐 주십시오.
역사적으로 큰 역병이 돌아 막대한 피해를 보았던 많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성경에도 많습니다. 다윗이 말년에 인구조사를 한 범죄에 대한 징벌로 백성들에게 역병이 퍼져 7만 명이나 죽었습니다. 그때 다윗이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기 위해 쓴 것이 시편 91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시편 91편 3절에는 “그가 너를 심한 전염병에서 건지실 것임이로다” 그리고 6절에는 “어두울 때 퍼지는 전염병과 밝을 때 닥쳐오는 재앙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로다”라고 찬양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들에게 깊은 의미가 있는 말씀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우리를 건지신다고 3천 년 전에 하나님이 이미 말씀하셨다는 것이 놀랍지 않습니까?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놀라지도 마십시오. 하나님께서 우리를 심각한 전염병에서 건지실 것입니다. 시편 91편에 기록된 이 하나님의 언약이 지금 전 세계를 위협하는 전염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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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근 목사 (새크라멘토 한인장로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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