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이스 창 JP모건 리서치총괄
중국 1분기 성장률 -4%, 서유럽 2분기 -3% 예상…신흥국 금리 0.45%p↓ 여력
▶ 러시아·사우디 유가전쟁, 2분기 37달러·3분기 42달러…미 셰일업체 위기 내몰릴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입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8일 정기회의나 그전까지 금리를 제로로 낮출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투자은행(IB) JP모건의 조이스 창 글로벌 리서치 총괄은 12일(현지시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세계 경제는 세 번의 개별 충격에 큰 타격을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얘기하는 세 번의 충격은 코로나19에 따른 공급 쇼크와 이어진 수요 쇼크, 여기에 최근 발생한 저유가 쇼크다.
창 총괄은 “세 번의 쇼크로 우리는 올해 1·4분기에 급격한 세계 경제의 위축과 강력한 경기후퇴 물결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중국의 성장률이 2·4분기에 두자릿수(전 분기 대비 연환산 기준)를 기록할 수 있지만 1·4분기에는 -4% 수준이고 서유럽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2·4분기에는 -3.2%를 찍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과 유가 하락은 신흥국의 성장률을 더욱 낮출 것”이라며 “최근 우리는 신흥국 성장률을 3.7%로 낮췄는데 저유가로 추가 하향 조정이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그는 연준이 수일 내에 기준금리를 0%로 가져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 기준금리는 연 1.00~1.25%다. 연준은 17일부터 18일까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정하는데 이 자리나 혹은 그보다 앞서 1%포인트가량의 파격적인 금리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지금으로서는 미국도 경기침체를 피해가기 쉽지 않은 상황인 탓이다.
창 총괄은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신흥국들의 경기대응력을 높여줄 것으로 봤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제로로 가져가게 되면 신흥국 중앙은행들도 금리를 내릴 수 있게 된다”며 “JP모건의 예측 모델에 따르면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0.45%포인트의 인하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정부의 급여세 인하 같은 경기부양책에 대해서는 “정책 대응이 빠르게 이뤄지고 또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미국 정부가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에 대한 신용 및 재정 지원 형태로 유동성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와 저유가로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과 에너지 분야는 부담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위기가 대출시장을 비롯한 금융사들의 펀더멘털 문제는 아니라는 게 창 총괄의 분석이다. 그는 “신용시장은 정책적 개입이 없으면 취약하지만 지금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기능장애를 일으키거나 혼란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2008년 금융위기의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금융사들이 연쇄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었는데 지금은 금융권의 유동성 문제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혼란은 신규 감염이 절정에 이를 때 줄어들기 시작한다고 봤다. 창 총괄은 “감염의 절정은 경기침체의 종말을 부르는 신호이기 때문에 특별히 중요하다”며 “이런 관점에서 중국은 신규 감염이 줄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가 전쟁과 관련해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의 힘겨루기가 결국 미국 셰일 업체들에 큰 타격을 주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겉으로는 산유국 간의 점유율 싸움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러시아가 경쟁자인 미국과 미국 경제에 피해를 입히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뜻이다.
창 총괄은 “사우디의 생산량을 3·4분기까지 하루 평균 1,020만배럴로 가정하면 2·4분기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37달러, 3·4분기에는 42달러 수준이 된다”며 “이는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셰일 생산자들의 자본 건전성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셰일 업체들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는 돼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가 4월부터 일일 산유량을 지금의 970만배럴에서 1,230만배럴로 올리기로 한 데 이어 이를 1,300만배럴까지 더 높이기로 한 상태다.
실제 이 정도 수준의 증산이 이뤄질 경우 미국 기업들은 감당하기 힘든 수준까지 내몰릴 수밖에 없다. 창 총괄은 “만약 유가가 계속해서 30달러대에 머무르게 되면 최악의 경우 향후 3년 내에 신용도가 좋지 않은 에너지 기업들 가운데 약 40%가 디폴트를 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컬럼비아대를 나와 프린스턴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창 총괄은 1999년 JP모건에 합류했다. 지금은 900명가량이 일하고 있는 리서치 부서를 총괄하고 있다.
아메리칸뱅커가 선정하는 금융 분야 최고 여성 25인에 3년 연속 선정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주목해야 할 여성 50인에 뽑히기도 했다. JP모건에 들어오기 전에는 메릴린치와 살로먼브러더스에서 매니징 디렉터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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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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