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개주 양자대결 최소 4개주 승리, 대세론 다시 날개…샌더스 진퇴 고민 중대기로
▶ ‘원톱’ 굳히며 판세 조기 윤곽짓나…’트럼프 대 바이든’ 본선 가능성 커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미니 슈퍼화요일’ 경선을 이틀 앞둔 8일(현지시간) 미시시피 주의 유서 깊은 흑인 대학 투갈루 칼리지에서 유세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AP]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0일 6개 주에서 치러진 민주당의 '미니 화요일' 대선 후보 경선에서 최대 승부처인 미시간을 비롯해 미시시피, 미주리, 아이다호 등 최소 4개주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꺾고 승리를 낚았다.
14개 주에서 동시 경선이 치러진 '슈퍼 화요일'에서 10개 주를 싹쓸이하는 대승으로 대역전극의 이변을 쓴지 일주일 만에 '3M' 주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며 2연승의 길을 닦았다.
이로써 경선 초반전 추락을 거듭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던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달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의 첫 승리로 반전의 발판을 마련한 뒤 슈퍼 화요일에 이어 미니 화요일에 이르기까지 약진을 이어가며 대세론에 날개를 달게 됐다. 본선행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대로라면 조기에 판세를 정리하며 본선 구도가 '트럼프 대 바이든'의 대결로 짜일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초반 파죽지세를 올리며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는 듯했던 샌더스 상원의원은 민주당 경선의 최대 분수령인 '슈퍼 화요일'에서 상승세가 꺾인 뒤 총력전을 펼쳤던 미시간 등을 내주며 입지가 급격히 위축, 진퇴를 고민해야 할 중대 기로에 놓였다.
CNN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미시간 주에서 85% 개표 집계 기준으로 52.7%의 득표율을 기록, 샌더스 상원의원(37.6%)을 두 자릿수 차이로 앞질렀다.
미주리주와 미시시피주에서는 95%, 88% 개표 결과를 기준으로 60.1%, 81.0%의 득표율로 각각 34.5%, 14.8%에 그친 샌더스 상원의원을 압도적인 차이로 눌렀다.
아이다호의 경우 개표율 96% 기준으로 바이든 전 부통령이 48.4%로 샌더스 상원의원(42.5%)을 제쳤다.
미 언론들은 이들 4개 주에서의 바이든 부통령의 승리를 확정적으로 보도했다.
워싱턴주에서는 개표율 69% 기준으로 샌더스 상원의원(32.7%), 바이든 전 부통령(32.5%)이 초박빙의 접전을 벌였다.
다만 노스다코타의 경우는 개표율 63% 기준으로 샌더스 상원의원이 47.5%로 바이든 전 부통령(39.3%)을 앞섰다.
6차인 이날 '미니 화요일' 경선에서는 미시간에 가장 많은 125명의 대의원이 걸렸고, 워싱턴(89명), 미주리(68명), 미시시피(36명), 아이다호(20명), 노스다코타(14명) 등 총 352명의 대의원이 뽑힌다.
무엇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여러 가지 면에서 상징성이 커 '미니화요일'의 하이라이트로 꼽혀온 미시간주에서 승리를 거머쥐면서 중요한 본선 교두보를 구축했다.
러스트벨트(쇠락한 제조업 지대)로 꼽히는 미시간주는 오는 11월 대선의 승부를 좌우할 대표적인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의 하나이다.
미시간은 4년 전인 지난 2016년 경선 때 샌더스 상원의원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꺾은 곳이기도 하다. 또한 지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과 함께 '초박빙'의 차이로 신승한 곳이어서 민주당 입장에서 대권 탈환을 위해서는 본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핵심 요충지이다.
이번 경선에서 미시간주에 전력을 쏟아부었던 샌더스 상원의원은 뒤집기에 실패함에 따라 이미 한풀 꺾인 '이웃사이더 돌풍'을 재점화, 다시 치고 올라가야 할 다급한 상황이 됐다. '2016년 대선 경선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미 언론들도 바이든 전 부통령의 미시간주 승리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강타를 날렸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미시간 경선에서 이기며 샌더스에 중대한 타격을 입혔다'고 보도했고 뉴욕타임스(NYT)도 미시간의 승리가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미니 화요일' 밤의 가장 큰 상이 됐다고 전했다.
CNN도 바이든이 '제2의 슈퍼화요일'에서 미시간에서 승리, 우위를 지켰다고 보도했다.
'미니 화요일'은 '슈퍼 화요일' 이후 치러지는 첫 경선으로, 그 이후 표심을 가늠해주는 변곡점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경선은 '슈퍼 화요일'을 기점으로 중도와 진보 진영 후보군 내부 교통정리로 경선 구도가 명실상부한 '바이든 대 샌더스'의 2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이뤄진 두 사람간 첫 정면 대결이었다.
이로써 바이든 전 부통령은 첫 진검승부에서 확고한 선두 자리를 굳히며 '1강'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민주당의 주요 지지기반인 흑인 유권자 층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확인했다.
본선 티켓을 확정 짓는 '매직넘버' 1천991명의 대의원을 확보하려면 갈 길은 아직 한참 남았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세론을 재구축함에 따라 샌더스 상원의원이 반전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사실상 조기에 승부가 끝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도 대 진보의 세대결로 치러진 이번 경선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본선 경쟁력을 염두에 두고 유권자들이 확장성 면에서 상대적 우위를 갖는 중도 후보에 힘을 실어준 측면도 있어 보인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밤 연설에서 "함께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를 이길 것이고 이 나라를 하나로 합칠 것"이라고 통합을 역설하며 승자의 여유를 보인 반면 샌더스 상원의원은 별도 연설 없이 침묵을 이어가면서 거취 고민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CNN은 샌더스 상원의원이 그의 미래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샌더스 상원의원의 한 참모는 샌더스 상원의원이 미시간에서 압승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미시간 선거 결과가 다시 선거운동을 되살리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고 전했다.
더 힐은 "패배가 커지며 샌더스의 앞 길이 좁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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