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까지만 해도 유럽에서는 주기적으로 발병하는 전염병 때문에 많은 이들이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았다. 중세 말엽 몽고 제국으로 부터 중앙아시아, 그리고 유럽까지 퍼진 흑사병을 시작으로 천연두, 콜레라, 장티푸스, 결핵, 페스트, 스페인 독감 같은 전염병 역시 주기적인 대량 살상의 주범이었다.
동양 국가들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14세기경 흑사병은 유럽에서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전체 인구의 약 30%를 멸절시켰다. 그 외에도 중국에서는 서민들의 영양 상태와 기근이 겹치는 시기와 맞물려 돌림병이 대규모로 창궐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역시 20세기 초반까지 장티푸스나 콜레라, 천연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죽음에 이르렀다.
이처럼 대규모 살상력이 뒤따르는 전염병의 위세는 현대에 들어서야 한풀 꺾이기 시작했다. 페니실린 및 바이러스 백신 등 다양한 치료약이 개발되는 한편, 대도시들에 분리 하수관이 설치되고 위생 교육이 시행되면서 수천년 간 인류를 괴롭혀온 많은 전염병들이 약화되거나 사라졌다 .
오늘날 인류에게 남은 치명적 전염병은 변이 속도가 급격하고 양상이 무궁무진한 신종 인플루엔자의 병원체인 H1N1 바이러스, AIDS, 메르스, 사스, 에볼라 등이 남아 있으나 이 전염병들은 예방백신의 개발과 의학의 발달로 질병 관리를 담당하는 행정력만 면밀하게 작동한다면 충분히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질병들로 인식되어왔다.
그러다 요즘 대한민국과 전세계를 뒤흔든 전염병 코로나 19바이러스가 2019년 12월 우리들의 일상을 갑자기 장악해 버렸다. 정말 순식간의 일이었다. 한국은 한달만에 감염자가 5,000명을 육박하며 이 수치는 매일 늘어날 추세다.
중국정부가 발표한 공식 감염자인 9만여명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실제 감염자는 백만명을 훨씬 넘을 것이며 사망자도 수만 명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감염자가 나타난 지역의 학교들은 휴업을 했고, 길거리에는 인적이 뜸해졌다. 어쩌다 마주치는 사람들도 마스크로 얼굴의 대부분을 가린 채 서로 경계하는 눈길을 던진다. 이런 총체적인 위기는 내가 겪어본 질병위기 중 가장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현재 이곳 미국 북가주에도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긴장을 하고 있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는 한산한 모습을 보이며, 음식점들도 손님이 많이 줄어들었다. 이처럼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 유행하게 되면 생활 전반에 타격을 입으면서 하루살이 서민들의 생활도 큰 고통을 받는다. 특히 요즈음 교민들은 중국사람으로 오해받는 것을 뛰어넘어 한국인이라서 기피당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코로나 19은 처음 발생지인 중국 우한에서 야생동물을 취하는 그들의 야만적인 식습관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나올 때도 그들이 못마땅해 보였는데 최근에 나온 보도는 음식이 아니라 우한 미생물 (생화학 무기?) 연구소에서 관리소홀로 인해 발생한 인재일 수 있다 라는 주장이 나온 후 중국정부를 싸잡아서 비난하게 되었다.
건강한 사람들은 물론 노약자들의 두려움은 더해만 가고 예방접종에 한가닥 희망을 걸 수도 있으련만 이번 폐렴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딱히 없다고 하니 더욱더 불안할 수밖에 없다.
어느 시대든 간에 전염병은 공동체의 회합과 하나됨이라는 가치를 고수하는 종교기관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준다. 한국 신천시 교단의 예를 보듯 한 사람이 흑사병에 걸리는 경우 가족들이 전염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기관을 방문한 교인들 및 교역자들 그리고 그들을 치료한 의사들까지 전염돼 병마에 신음하고 있다. 신천지는 이번 사태로 인해 존립의 위태로움을 느낀 나머지 결사적으로 신도 명단 노출을 막으려다 감염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버렸다. 맹목적 신념을 가진 한 이단 집단의 무책임한 행동과 그 집단의 잘못된 판단과 지침이 어떤 결과를 야기하는지 이번 사태가 잘 보여주고 있다.
꼭 신천지가 아니더라도 전염병에 의해 예배를 비롯한 신앙의 회합이 위협받는 상황은 교회들에게 여러 모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교회들이 공동체를 전염병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 지켜내기 위해 적극적인 방어 행동을 취하는 태도가 필요한 상황으로 여겨진다.
특히 교역자와 신자들이 필요한 행동 지침을 지키고, 각각의 몸에 이상은 없는지 서로 돌아보며 기도와 예방을 통해 전염병을 극복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교회의 목적이 영혼구원에 있지만 사회발전과 공익에 필요한 기능을 감당하는 것도 교회의 할 일이라고 본다.
전국민을 IT로 연결해내는 정보기술, 초고속 경제적 발전과 더불어 예방백신의 개발과 의학의 발달로 인류는 어느 정도는 질병에서 벗어나 있다고 생각한 것이 우리의 오판이었을까? 사실 그 흔한 국민 당뇨병도 고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대의학의 현실인데 그동안 너무 과신했던 것 같다.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에서 오직 유대인들만이 건강을 유지하며 그 재앙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법에 순종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법에 따라서 먹어야 할 것과 먹지 말아야 할 것을 가려 먹었기 때문이다 .
혹자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세계적인 자연재해와 질병들은 창조주에 대한 도전의 결과 라고들 말한다. 너무 깊이 개입한 각종 생물학 과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한 생명공학 연구들, 특히 중국은 생물학 무기들을 만들고 기상상태를 조작하다가 엄청난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는데 그끝이 언제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어떠한 진노가 나타날지 모르므로 누구말대로 창조주께 납작 엎드려 기도해야 할 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코로나 19는 메르스나 사스처럼 치사율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은 네탓 내탓 할 겨를이 없어 보인다. 함께 이겨나가는 지혜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불안해하는 이웃을 섬겨야 한다. 코로나 19를 단순히 악인의 머리를 치기위한 창조주의 손길이라고 볼 수 없다. 그분의 오묘한 섭리를 함부로 판단하거나 재단할 머리가 나에게는 없다. 혹시나 이 바이러스에 걸려 힘들게 고생하는 분들이 모두 악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뭔지 모르지만 그래도 소망을 가져보려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절망스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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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에스라 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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