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이 날씨가 쌀쌀해질 때면 클리닉을 찾는 환자들 중 상당수가 기침 증상을 호소한다. 기침은 그 지속시간을 기준으로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급성기침은 3주 이하로 지속되는 가장 흔한 기침 증상으로 대부분 감기나 독감으로 인해 발생하는데 기관지염, 폐렴, 폐색전증과 같은 질병의 경우에도 급성기침이 발생할 수 있다. 다음으로 아급성기침은 3-8주간 지속되는 기침을 말하고, 8주 이상 오래 지속되는 기침을 보통 만성기침이라 일컫는다.
필자는 보통 하루 두 분 이상의 만성기침 환자를 보게 되는데 이렇게 흔한 만성기침의 원인은 무엇일까. 만성기침의 원인 중 90%는 후비루증후군, 천식과 같은 폐질환, 그리고 위 식도 역류증 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 외에 만성기관지염, 폐암, 간질성 폐질환과 같은 기타 질환이나 일부 약품의 부작용으로 인해 나타날 수도 있고 만성기침의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종종 있다.
만성기침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질병으로 후비루증후군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여러 알러지, 혈관 운동성 비염, 부비동염, 감기 등으로 인해 흐르는 분비불이 상기도에 머물면서 수용체가 반응할 때 기침이 시작된다. 콧물이 흐르거나 목 뒤로 넘어가는 느낌, 그리고 헛기침 같은 증상이 흔히 보인다. 간혹 따로 느껴지는 증상 없이 후비루증후군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환자 본인은 콧물도 가래도 없다고 하지만 막상 진찰해보면 분비물이 보이고 목에 조약돌 점막상(cobblestone appearance)이 나타난다. 만성기침의 원인을 찾을 때 항상 후비루증후군을 먼저 체크하고 치료를 하는 편이다.
두 번째로 만성기침을 유발하는 질환은 천식이나 반응성 기도 질환이다. 꼭 천명 소리가 들리지 않더라도 만성기침이 나타날 수 있고 가족력이 있거나 피부 아토피 또는 특정 알레르겐을 통해서 기침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만성기침 환자의 경우 흡입기를 2-4주 이상 사용해서 증상이 많이 좋아진다면 천식으로 거의 확진할 수 있다.
만성기침의 세 번째 주요원인으로 위 식도 역류증과 인후두 위산역류증이 있다. 위산 역류증이 있는 환자들 중 60% 정도가 실제로 가슴이 따갑거나 신물이 올라오는 증상을 느끼는데 나머지 40%의 환자들은 단순 기침 외에 다른 증상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위산이 올라오면서 상기도에 있는 수용체를 자극하여 기침 반사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몇 주에서 몇 달간 계속해서 진행이 된다. 위산역류증으로 기침 외에 목소리가 변하거나 음식물을 삼키는 것이 불편한 연하곤란, 인후통, 밤에 심해지는 헛기침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겨울철 감기몸살 증상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을 많이 보게 된다. 감기 증상이 거의 나았을 때에도 기침이 계속 남아 있는 경우가 많은데 감기 증상 없이 8주 이상 기침이 계속 되는 것을 post-viral cough syndrome(바이러스 후 기침 증후군)이라고 한다. 감기로 인해 기관지가 이미 예민해져 있는 상태에서 찬바람이나 사래 걸리는 것과 같이 작은 자극에도 갑작스럽게 심한 기침이 지속되는 것이다. 기도에 생긴 염증으로 인해 기침이 더 많이 나기도 한다.
한편 폐기종이나 폐쇄성 폐질환 (COPD/emphysema)은 담배 피우는 분들에게 나타나는데 담배를 한동안 피우게 되면 폐와 기도의 조직들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폐 조직들이 까맣게 색깔이 변하면서 폐포벽이 얇아지다가 없어지게 된다. 기도에 분포한 세포들이 자극적인 담배연기를 맞으면 염증이 발생하고 세포들이 반응하여 다량의 점액들이 만들어져 기도에 부담을 주면서 정상적인 기도 순환에 방해가 된다. 습관적 흡연은 만성기침을 포함하여 헛기침, 숨이 차는 증상들을 흔하게 유발한다. 예전에 담배를 끊었다고 해도 이미 폐에 손상이 있다면 이는 영구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침 증상이 전혀 없던 환자가 어느날 아침 헛기침을 하면서 심한 가래를 호소하기도 한다. 이처럼 과거나 현재 담배를 몇년간 피운 이력이 있다면 반드시 폐기능검사(pulmonary function test)를 통해 폐쇄성 폐 질환여부를 확진할 수 있다. 확진 후에는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
만성기침의 치료방법은 대부분 약물로 시작하는데 후비루 증후군의 경우 반드시 앨러지약이나 코에 직접 뿌리는 스테로이드약을 처방한다.
위산역류증은 우선 약물을 시작하기 전에 식습관부터 변화시켜야 한다. 저녁 늦게 식사나 간식을 하고 세시간 이내에 잠을 잔다면 위산역류가 발생하기 쉽다. 또한 많은 분들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빈 속에 커피를 마시는데 이것 또한 위산역류를 일으키는 나쁜 습관 중 하나이다.
만약 식이요법 조절로 도움이 안 된다면 두 가지 약물치료를 하게 되는데 첫 번째로 H2 blocker(zantac, pepcid). 이는 효과가 비교적 빠른 위산억제제들이다. 반면 PPI (prilosec, nexium) 위산 억제제는 매일 꼬박 4주 정도 꾸준히 복용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만약 위산역류가 약을 써도 잘 낫지 않는 경우에는 위에 아무런 증세가 없다고 하더라도 꼭 위내시경 검사를 실시해서 위와 식도상태를 검사하고, 위에 헬리코박터 균이 있는지 조사해서 반드시 박멸하기를 권한다. 드물지만 위내시경검사를 통해, 아주 작은 크기의 조기위암을 찾아 완치시킨 경우들도 가끔 있었다.
약물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주치의와 상의 후에 폐 엑스레이 검사를 포함하여 필요한 다른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만약 담배를 피운다면 당장 끊으시고 흉부 CT를 찍어 보시길 권한다.
문의 (213)480-7770 차민영 내과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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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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