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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led to Believe a Lie /
When we see not Thro‘ the Eye.
우린 거짓을 믿게 된다 /
눈을 ’관통해‘ 보지 않을 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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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시(詩)가 하나! 그래서, 시인이며 화가.
1757년 11월 런던에서 태어나, 유년기부터
일찌감치 환영(幻影)을 보고 임의로 시공(時空)을
넘나들던 비상한 어린이. 네 살 때, “창문으로
머리를 들이민” 하느님을 보았다던 기인(奇人).
[“saw God” when God “put his head to the
window”]
서른 살 무렵[1789년] 펴낸 시집 “Songs of
Innocence” 안엔 그의 신령(神靈)함이 절절히
묻어 나는 편린들로 가득하답니다. 이후, 제법
나이 든 1803년 경 쓴 것으로 추정되는
“순수의 전조들”[Auguries of Innocence].
“순수의 노래들”을 다 쓰고 난 뒤, 마치
프리퀄[prequel, 속 전편]같은 132행 명시.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 몹시도 애송했다던가.
“한 알의 모래 속에 세상을 보고 / 한송이
들꽃 속에 천국을 본다. // 그대 손바닥 안에
무한(無限)을 쥐고 / 한 시간에 영원을 담네.”
그렇게 시작하죠. “To see a World in a Grain
of Sand / And a Heaven in a Wild Flower //
Hold Infinity in the palm of your hand / And
Eternity in an h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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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led to Believe a Lie /
When we see not Thro’ the Eye.
우린 거짓을 믿게 된다 /
눈을 ‘관통해’ 보지 않을 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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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과 지옥을 수시로 읊고, 온갖 비유와 풍유가
난무하는 가운데 장장 132행으로 치닫는 시(詩),
“Auguries of Innocence.” 전조(前兆)를 뜻하는
영어 단어 ‘augury’는, 보다 쉬운 단어 ‘omen’의
문예체. 시인답게 ‘오규리’라는 말을 고른 것.
‘상서(祥瑞)로운 징조’라는 뜻을 그저 쉽게 ‘a lucky
omen’이라 할 것을, 말을 아끼고 고르는 시인은
‘a propitious augury’라고 써야 직성이 풀리던가?
걸맞게, 기인(奇人) 윌리엄 블레이크의 장시
“Auguries of Innocence” 또한 본인의 뜻에 맞게
“천진(天眞)의 기미(幾微)”라 풀어 번역해야 하지
않을까. 청/장년 시절 숱하게 써왔던 시들의 어떤
전조(前兆)가 되는 기미(幾微), 또는 단초(端初)나
실마리를 제시하고 있다면 더욱 그렇지 않을까.
‘innocence’라는 말도 그저 ‘순수(純粹)’하다는
뜻 너머, 죄 짓기 전의 ‘결백’을 함의하는 말. 평생
성경[BIBLE]에서 깊은 영감을 얻었던 시인은 늘
“창조-타락-구원”의 ‘원형’[an archetype] 속에서
‘innocence’란 단어를 쓰고 있는 듯. 그러므로, 참된
마음 또는 본래 그대로 꾸밈없는 순진함을 뜻하는
천진(天眞)함으로 푸는 건 어떨까.
그렇게, “천진(天眞)의 기미(幾微)”로 옮긴 윌리엄
블레이크의 132행 시 “Auguries of Innocence.”
끝부분에 이르러 마침내 오늘의 지문(地文)에
이르게 됩니다.[125 - 128] ‘눈으로’[with the eye]가
아니라 ‘눈을 관통해’[through the eye] 볼 때라야
비로소 거짓을 믿게 되지 않는다는 비전(秘傳). 진실은
우리들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눈을 [관]통해서’라야
마침내 보이게 된다는 내밀한 힌트.
평생 ‘비전’[Vision] 속에서 쓰고 그렸던 화가/시인.
시인의 비전이 한 폭의 거대한 그림처럼 고스란히
묻어나는 장시 “Auguries of Innocence.” 이렇게
맺습니다. “God appears, and God is light / To
those poor souls who dwell in night; // But
does a human form display / To those who
dwell in realms of day.” 밤에 거하는 불쌍한
얼들에게 / 신(神)은 나타나되 신은 빛이로다 //
그러나 낮의 영역에 거하는 이들에겐 / 사람의
모습으로 보이시나니.
아무렴, 그렇고말고! Indeed! 진리는 늘 하나.
곧바로 ‘하나임’을 제대로 아는 분들은 늘 한결같은
진리를 전할 뿐입니다.
Cheers!
<
최정화 커뮤니케이션 박사 / 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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