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기관 절반이 3년간 상승세
▶ 흑인 개신교회는 59%나 증가...가톨릭 성당 53% 줄어 대조적
신자 수 감소에도 불구 미국내 상당수 종교 시설이 헌금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AP]
종교를 갖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각 종교기관들이 헌금 감소를 우려하고 있지만 실제 헌금은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 기관의 재정문제를 연구하는 인디애나대학 산하 레이크 인스티튜트가 최근 발표한 연구조사(NSCEP)에 따르면 미국내 종교 시설 중 절반 가까운 48%가 지난 3년간 헌금 수익이 늘었다. 이번 조사에는 개신교 교회, 가톨릭 성당, 유대교 회당, 이슬람 사원 등 전국의 38만개 종교 시설 중 1,231개를 표본 대상으로 실시했다. 17%는 헌금이 예년과 비슷했으며 감소한 곳은 35%로 나타났다. 각 종교시설에서 거둔 헌금 수익의 중간 액수는 가장 최근의 통계인 2017년 기준 16만9,000달러였다.
■가톨릭이 수익 감소 영향 최대
다양한 종교 시설 가운데 헌금 수익 감소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가톨릭 성당. 무려 56%가 헌금이 줄어들어 가장 비율이 높았다. 수익이 늘어난 성당도 31% 비율로 최저치였다.
반면 흑인 개신교회와 백인 복음주의 교회들은 각각 59%와 51%가 헌금이 늘어나 큰 대비를 이뤘다. 헌금이 줄어든 곳도 각각 27%와 28%로 가장 영향이 적었다. 개신교 전체로도 절반 가까운 48%가 헌금이 늘었고 38%는 감소를 기록했다.
이외 유대교와 이슬람을 비롯한 기타 종교 시설들도 절반이 넘는 53%는 헌금이 늘었고 33%만이 수익 감소를 호소했다.
헌금 수익의 변화와 깊이 연관된 신자 수의 증감을 살펴봐도 가톨릭 성당이 전체 종교 시설 중 가장 많은 53%에서 감소를 보였고 신자 수가 늘어난 곳도 24%로 가장 낮았다.
반면 흑인 개신교회와 백인 복음주의 교회들은 각각 62%와 42%에서 신도 수 증가를 보여 각각 신도 수 감소를 보인 27%와 28%의 비율을 2~3배 앞질렀다. 개신교 전체로는 32%가 증가를, 49%가 감소를 기록했고 기타 종교 시설도 37%가 증가를, 46%가 감소를 보고했다.
■신자 줄어도 헌금 수익은 굳건
미국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남침례교단은 최근 열린 연례 교단 총회에서 신도 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헌금은 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18년 기준 교단이 집계한 헌금 규모는 전년대비 8,200만 달러가 늘어난 118억 달러다. 신자 수는 1,480만명으로 전년도 집계보다 1.28%(19만2,404명)가 줄었다.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2006년의 1,630만명 이후 12년 연속 감소이자 1987년 이후 최저 수준임에도 헌금 수익은 늘었다.
복음주의 교단도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2017년 기준 총 133억 달러의 헌금 집계를 기록해 전년대비 5.9% 늘었다. 2014년의 6.1%,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2.2% 증가의 연장선인 동시에 10년 전보다도 3.5% 늘어난 것이다.
신자 수 감소는 종교와 교단을 막론하고 전반적인 추세가 된지 이미 오래다. 퓨 리서치 센터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도 미국인의 65%가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밝혀 10년 전보다 무려 12% 포인트 줄었다. 개신교 신자도 10년간 51%에서 43%로, 가톨릭 신자도 23%에서 20%로 감소했다. 특히 가톨릭 신자는 히스패닉계의 뚜렷한 감소로 미래를 걱정하는 시선이 늘고 있다. 실제로 히스패닉계 가톨릭 신자는 10년간 57%에서 47%로 10% 포인트 줄면서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신자 감소 헌금 증가 지속될까?
그간 종교 시설마다 신자 수 감소가 두드러지면서 재정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와중에 현상 유지만 해도 성공이라고 할 텐데 헌금 수익이 오히려 늘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낄 만도 하다. 신자 수 감소가 수익 감소와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신자 수가 줄었어도 헌금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신자 개개인이 부담하게 된 헌금의 몫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간과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다.
그저 왔다 갔다 하는 많은 신자 대신 재정적인 헌신을 확실히 할 수 있는 알곡 같은 신자만 남는다면 헌금이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모든 종교 시설에서 이를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종교 시설의 92%가 종교 예식 도중 거두는 헌금에 모든 재정을 의존한다는 점에서도 종교기관들이 앞으로는 새로운 수익 구조를 창출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도 34%의 종교 시설이 기부기금을 관리하고 있었으며 결혼식, 컨퍼런스, 데이케어, 학교 등으로 시설을 임대하는 재정 수익 충당법도 제시됐다.
<
이정은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